지난 6월 17일 미국에서는 또 한번의 끔찍한 총기 사건이 발생했다. 백인 우월주의에 빠진 21세 청년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톤에서 흑인교회에 들어가 성경공부를 하고 있는 교인들에게 무차별 총기를 난사해 9명의 사상자를 냈다. 

지난 수 년간 흑인들에 대한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행위 등으로 미국 흑인사회가 분노에 차 있었던 터라 이 사건은 초미의 관심사였고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됐다. 그런데 이 청년의 보석신청 재판에서 극적인 일이 벌어졌다. 희생자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이 청년을 향해 “당신을 용서한다”며 눈물을 흘린 것이다. 이를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애도의 물결이 일어나며 흑백갈등 문제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눈물의 애도를 전하면서 희생자 가족의 아픔을 씻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흑백갈등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만들자는 결단으로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이며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자부심이자 역사적 유산이기도 한 남부연합기를 모든 공공 기관에서 내리겠다고 선언했다. 먼저 손을 내밀었던 흑인 희생자 가족들의 용서와 주지사의 결단은 역사를 진일보시키는 힘이 됐다.

“그 때에 베드로가 나아와 이르되 주여 형제가 내게 죄를 범하면 몇 번이나 용서하여 주리이까 일곱 번까지 하오리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게 이르노니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할지니라.”(마 18: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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