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위한 두번째 프로젝트 신선한 충격

▲ 상도제일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두 번째 프로젝트로 내놓은 시니어카페. 정식 오픈을 앞두고 교우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되고 있다.

이만하면 썩 훌륭하고 기특한 선물이다.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누가 우리를 위해 이 정도로 신경을 써줄까’ 싶을 정도로 정성을 가득 들였다. 상도제일교회(조성민 목사)가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는 ‘시니어카페’ 이야기이다.

교회당 4층에 카페가 생긴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다들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사실 이만한 교회 규모에 그런 공간 하나가 없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다만 의아했던 점은 그동안 상도제일교회가 지향하는 가치 중 하나가 지역사회와의 상생이었고, 그동안 교회 안에 자체 카페를 개설하지 않은 이유도 바로 교회당 주변의 상가들을 적극 이용하자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니어카페’라는 단어 하나로 모든 것이 설명이 됐다.

말 그대로 시니어카페는 65세 이상 노인들을 위해 마련한 시설이다. ‘카리스’라는 카페이름에는 ‘하나님의 은혜’라는 본래의 의미 외에, 부모님의 은덕을 생각하며 감사하자는 부가적 뜻도 담겨있다.

“대학가가 주변에 형성되다보니 동네어르신들이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은 오히려 부족해졌습니다. 인근 관공서에 ‘실버카페’라는 코너가 있기는 하지만 커피믹스를 손수 타 마시게 해놓은 수준이죠. 젊은 세대들이 즐겨 찾는 카페들은 주위에 수도 없이 많은데, 오히려 연로한 세대들은 눈치가 보여 출입을 꺼린다는 이야기에 시니어카페를 착안한 것입니다.”

다음세대 사역에 집중하는 목회자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조성민 목사에게 가장 큰 애정의 대상은 교회를 오랫동안 지켜온 어르신들이다. 목양실 입구를 교회내 고령자들로 구성된 실버구역 성도들의 미술 작품들로 장식한 이유도, 시니어카페의 입구를 굳이 55년간 교회를 위해 헌신한 원로 성도들을 기리며 역사전시코너로 꾸민 이유도 거기에 있다.

아무튼 담임목사가 이런 제안을 꺼내자마자 교회 안에서는 폭발적인 호응이 있었다. 모두들 섬기고 나누고 베푸는 일에는 주저 없이 나서는 훈련이 잘 되어있는 터라, 교회당 안에서 가장 전망 좋은 자리를 이웃들을 위해 내놓겠다는데도 아무 이의를 달지 않았다.

이후 본격적으로 리모델링 작업이 시작됐다. 주방과 홀을 새로 배치하고, 화장실을 새로 만드는 등의 하드웨어 작업을 교회에서 맡으니 소프트웨어 부분은 교인들 각자가 기부와 봉사를 통해 채워나갔다.

전문 미술인의 도움으로 유럽 어느 시골마을을 연상케 하는 근사한 벽화가 완성됐고, 카페 분위기를 제대로 연출해주는 소품들과 카페운영을 위한 기구들까지 속속 마련됐다. 손님으로 찾아올 노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혈압측정기나 안마의자 같은 건강기구들을 기증한 경우도 있었다. 카페의 주 고객이 될 노인들 또한 카페용 의자 구입비로 손수 500여 만 원을 쾌척했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시니어카페는 한 달 동안 주일에만 시범 운영한 후, 11월 초 정식으로 외부에 개방할 예정이다. 오픈을 앞두고 카페 운영팀 멤버들은 프로 바리스타로부터 맹렬한 훈련을 받고 있는 중이다.

카페 메뉴는 커피 종류 외에도 어르신들이 좋아할만한 건강음료나 허브차를 중심으로 정했다. 대부분 품목의 정식가격이 2000원으로 이미 충분히 저렴함에도, 노인들에게는 그 절반 가격만 받기로 했다. 카페 안에는 바둑이나 장기를 두며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좌탁도 마련해뒀다.

이웃들과 함께 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였던 쿠폰북 발간으로 이미 한 차례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상도제일교회의 두 번째 프로젝트 역시 노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지역사회 전체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조성민 목사는 세 번째로 또 어떤 작품을 준비하고 있을까.

“제가 좋아하는 말 중 하나는 ‘교회에서 이런 일도 하네요?’라고 놀라며 반기는 반응입니다. 앞으로도 이웃들의 필요를 잘 살펴서 다각도로 채워주며,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오고 싶은 교회로 이미지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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