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 초점’ 지난해 6월부터 수요일 정오에 진행

▲ 사랑의교회 수요정오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수요정오예배 설교는 짧은 시간에 전해야 하는 만큼 쉬우면서도 복음적인 메시지에 초점을 맞춘다. 사랑의교회는 예배 후 정성껏 마련한 점심 식사와 함께 바리스타가 직접 핸드드립한 향기로운 커피도 제공하고 있다.

7월 어느 수요일 정오 무렵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언약채플 앞은 정장 차림의 젊은 직장인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했다. 정각 12시. 클래식 기타리스트의 아름다운 연주가 시작됐다. 귀에 익은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사랑의 로망스’는 반나절 동안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사라지게 하기에 충분했고, 어느 틈엔가 언약채플은 경건한 예배 분위기에 휩싸였다.

12시 10분. 설교자가 강단에 올랐다. 이날 설교 주제는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동성애 문제. 동성애는 창조주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깨뜨리는 죄임을 강조하고, 세상이 동성애를 지지한다고 하더라도 그리스도인만큼은 그럴 수 없다는 내용의 메시지에 직장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다.

설교자의 기도와 축복으로 예배를 마쳤다. 짧은 광고까지 끝났을 때 시간은 12시 30분. 평소보다 5분이 초과됐다. 예배를 마친 직장인들은 곧바로 다른 방에 이동해 교회가 정성껏 준비한 점심식사를 삼삼오오 함께 했다.

사랑의교회가 지난해 6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직장인 수요정오예배 풍경이다. 크리스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낮 수요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몇 군데 있지만, 사랑의교회 수요정오예배는 전도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교회가 여러 가지로 힘든 시대잖아요. 주일만이 아니라 주중에도 교회당에 복음 신생아의 울음소리가 들리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어요.”

수요정오예배 섬김이팀을 이끄는 곽명옥 권사의 설명이다. 전도에 초점을 둔만큼 곽 권사를 비롯해 20여 명의 섬김이들은 전도에 열심이다. 매주 화요일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에 맞춰 교회당 근처에서 직장인들에게 전도지를 나눠주고, 수요정오예배를 홍보한다. 수요정오예배 프로그램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작은 전단지를 별도로 만들기도 했다.

수요정오예배에는 평균 200여 명의 직장인들이 참석하는데, 이들 중 전도를 받고 예배에 참석하는 불신자들이 적지 않다. 다른 교회에 다니는 크리스천들이 예배에 참석하면서 불신자 직장 동료들을 데려오는 경우도 상당수다. 참석자들은 수요정오예배가 바쁜 일상 가운데 잠시 들러 예배와 찬양을 드릴 수 있어 좋고, 신앙생활을 중단하거나 안 믿는 동료들에게 부담 없이 권할 수 있어 좋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가을 전단지를 받은 후부터 수요예배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는 김도형(44세)씨는 “동료들이 같이 점심 먹으러 가자고 쉽게 권할 수 있고, 수요예배에 참석하고 싶어도 바빠서 참석하기 힘든 직장인들에게 고마운 시간”이라고 말했다.

사랑의교회 수요정오예배는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하고, 지금도 평신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눈에 띈다. 사랑의교회 부목사 몇 명이 순서를 정해 설교를 전하는 것을 제외하고, 곽명옥 권사를 비롯해 섬김이들이 예배와 식사, 홍보 등 모든 일을 도맡아 한다. 점심식사에 드는 재정 역시 섬김이들이 앞장서고,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헌금으로 전액 충당하고 있다.

곽명옥 권사는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식사를 섬긴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동을 받는 분들이 많고, 감동이 되니까 전도 차원에서 직장 동료들을 데려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곽 권사는 또 “전도가 안 된다고 하는 시대인데, 수요정오예배는 새로운 효과적인 전도 전략이라 본다”며 수요정오예배가 다른 교회들에게도 확산되기를 기대했다.

수요정오예배 초창기 몇 개월 동안 설교를 담당했던 주연종 목사는 “사랑의교회 지하에 있는 개인기도실을 이용하는 직장인들도 많다”며 “수요정오예배는 서초동 시대를 연 사랑의교회가 대사회, 대교회 섬김 차원에서 작은 실천을 하고 있는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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