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부목사님으로 시무하였던 박희기 목사님께서 일로제일교회 위임목사로 취임하는 날이었습니다. 약 60여명의 성도들과 함께 토요일 아침 6시 30분에 출발하여 박목사님 내외분에게 기쁨과 격려를 드렸습니다. 식사시간에 홍어회와 꼬막 무침은 남도 음식의 별미 중에 별미였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떠나는 저에게 허리가 거의 90도로 굽어진 할머님 한 분이 너무 반가운 표정으로 다가오셨습니다. 금방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얼굴에 이마에는 인생 계급장인 굵은 주름살이 선명하게 많았습니다. 제 손을 두 손으로 꽉 잡고 흔들던 그 어르신께서 저에게 이런 말씀을 전해 주셨습니다.

“저는 이 곳 일로제일교회 000권사에요. 제 나이 90이지요. 저는 오래 전 이북에서 피난 내려와 이곳에 정착하여 일평생 살았답니다. 그런데 왜 제가 목사님을 뵙고 이렇게 좋아하시는지 모르시죠? 목사님의 할아버지 이승길 목사님은 제가 14살 때 교회생활 할 때에 저의 신앙생활의 아버지이셨습니다.

그 어르신 목사님은 저에게 참으로 잘해 주셨답니다. 만날 때 마다 늘 반갑게 맞이해 주셨지요. 때론 친구 아이들과 줄넘기를 할 때 일부러 다가와 고무줄을 잡고 같이 놀아주셨답니다. 그런데 제가 그 목사님의 사랑을 또래 중에 제일 많아 받았답니다. 하하하... 그 이유는 친구들 중에서 제가 가장 먼 곳에서 교회 온다는 이유 때문이랍니다. “그 멀리서... 아~ 착하다! 착해! 00야!“라면서 말입니다.

그런 말씀을 하시던 그 어르신 할머님 권사님은 급기야 눈물을 흘리시면서 이런 말씀을 저에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목사님은 할아버지 목사님과 그렇게 닮으셨어요?” 식당에서, 그리고 밖으로 이동하는 통로에서, 그리고 교회 마당으로 나와 같이 기념사진을 찍을 때 까지 제 손을 놓지 않으셨습니다.

그 교회 원로장로님이신 그 권사님의 남편께서 이젠 그만 이야기하라고 하셔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했던 말씀을 또 하시고, 또 하시면서 제 손을 놓지 않으시는 것이 아닙니까? 인천으로 올라오는 차 안에서 그 권사님을 다시 생각하는데 문득 이런 깨달음이 제 마음 속에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 권사님께서 하신 저희 할아버지 목사님의 추억담 중에 “설교에 은혜 받았어요.” 혹은 “목사님의 성경공부가 탁월했었지요.”라는 말씀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 때 번개처럼 제 머리를 스쳐가는 교훈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교회교사는 말로 교육하기 보다는 삶과 사랑으로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요새 성경 지식이 풍부한 교회 교사들이 많은 것은 참으로 감사할 일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처럼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 가운데로 성육신하여 말씀과 함께 사랑과 인자한 삶으로 모본을 보여 주시는 교사들이 더 많아지기를 소망합니다. 지성만큼 감성도 풍부하신 우리 교회 교사들이 여름성경학교와 수련회를 위해 희생의 본을 보여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글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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