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23) 한목협 제17회 전국수련회 개회예배

아모스 3장 7~8절
주 여호와께서는 자기의 비밀을 그 종 선지자들에게 보이지 아니하시고는 결코 행하심이 없으시리라 사자가 부르짖은즉 누가 두려워하지 아니하겠느냐 주 여호와께서 말씀하신즉 누가 예언하지 아니하겠느냐

로마서 13장 11~14절
또한 너희가 이 시기를 알거니와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으니 이는 이제 우리의 구원이 처음 믿을 때보다 가까왔음이니라 밤이 깊고 낮이 가까왔으니 그러므로 우리가 어두움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과 술 취하지 말며 음란과 호색하지 말며 쟁투와 시기하지 말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

Ⅰ.

사랑하는 한목협 선.후배 동역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그동안 각자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자리에서 열심히 생활하다가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여 얼굴을 대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는 예루살렘인 서울을 떠나 갈릴리 목포라는 소도시에서 지내다가 이런 자리에 나오게 되면 한 분 한 분 소중한 분들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요즘 흔한 말로 힐링이 되고 기쁩니다. 존경하는 선배, 후배, 친구 목사님들 정말 반갑습니다.

특별히 창립 17주년을 맞이하여 총회를 겸한 한목협 수련회의 개회예배 설교자로 부름 받아 감사하면서도 한편 두렵고 떨림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17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한목협을 이끌어 주시고 지금까지 함께 해 주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지금 우리 곁에는 안 계시지만 초대회장이셨던 아직도 그립고 보고 싶은 옥한흠 목사님, 그리고 존경하는 2대 회장이셨던 손인웅 목사님, 3대 전병금 목사님, 4대 김경원 목사님까지 훌륭하신 회장님들과 회원 목사님들의 헌신과 사랑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상임총무님들과 사무총장으로 수고하는 이상화 목사님과 직원 여러분들의 17년간의 한목협을 향한 사랑과 섬김에 감사한 마음을 드립니다.

이제 바야흐로 이러한 수고와 사랑의 열매로 한목협의 나이가 청소년기의 왕성한 성장기를 맞이했습니다. 열일곱의 나이는 무한한 성장과 가능성의 때입니다. 우리는 오늘 이 열일곱의 나이를 맞이하여 이 시기가 진정한 한목협의 카이로스가 되어 한국교회와 사회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는 도약의 시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17년간의 시간을 거슬러 생각해 보면 초대회장으로 10년 가까이 한목협을 이끄셨던 고 옥한흠 목사님을 모시고 한목협 상임총무로 일했던 것이 엊그제 같습니다. 돌아보면 그 기간은 제 생애에 있어서 매우 의미 있고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이 자리에 서니 옥 목사님을 비롯하여 손인웅 목사님, 전병금 목사님, 김경원 목사님을 모시고 조성기, 이성구 목사님 등과 함께 한목협을 통한 한국교회의 일치와 갱신과 섬김을 향해 일했던 기억들이 새롭게 떠오릅니다. 동시에 우리들은 벌써 광야세대가 되어 만나세대들을 육성하고 그들에게 약속의 땅을 향한 미래를 칙임지게 해야 할 때를 맞이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모인 이유와 할 일은 더 명확해지고 분명해져서 우리 모두를 지금 부르고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목사님 여러분!

제가 한목협에 이렇게 애정을 가지고 일원으로 일하게 된 계기는 초대 회장이셨던 옥 목사님과의 만남이었습니다. 생각해볼 때 에큐메니칼 진영에 속한 제가 옥한흠 목사님을 만난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와 섭리였습니다. 저는 당시 10여 년에 걸친 독일교회 선교동역자로서의 사역을 마치고 고국에 돌아와 제가 속한 교단의 선교교육원원장으로 부름 받게 되었습니다. 맡은 바 소중한 책임을 잘 감당하기 위하여 한국교회를 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회들을 탐방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랑의교회를 방문하게 되어 옥한흠 목사님과 그분의 목회철학을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평신도훈련을 통한 건강한 교회세우기의 모델이야말로 새 시대를 향한 교회의 바람직한 파라다임이라는 확신에 다다르게 되어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책을 읽고 제자훈련교육에도 직접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저는 전병금 목사님과 함께 교단 내에 ‘21세기목회자협의회’를 창립하고 그 주제강사로 옥한흠 목사님을 초청하게 되었습니다. 몇 번이나 초청을 고사하신 목사님은 여러 번에 걸친 강청에 끝내 응낙하셨습니다. 모임에 오신 목사님께서는 우리에게 꼭 해주고 싶은 얘기를 세계교회협의회의 경우를 들어 말씀하셨습니다. WCC가 평신도를 선교의 주체로 파악한 것은 매우 선구적인 발상이었으나 그들을 의식화만 시켰을 뿐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양육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진보진영 교회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요지였습니다. 그 훗날 사적인 자리에서 옥 목사님은 기장교단 목사들은 머리에 뿔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의 목회 열정과 진지함에 놀랐다고 말해 박장대소를 한 적이 있습니다.

옥 목사님은 기장 ‘21세기목회자협의회’ 총회에 참석한 목회자들의 태도에 감동을 받으면서 진보진영 사람들도 저렇게 교회를 새롭게 하려고 애쓰는데 나는 뭐냐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 목사님은 돌아가 그와 뜻을 같이 하는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를 조직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동기가 기장목회자협의회와의 만남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미 조직되어 교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던 통합의 ‘바른목회실천협의회’를 비롯한 장로교단의 목회자협의회들은 ‘장로교목회자협의회’로 발전했고, 얼마 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 창립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1998년 11월 26일 강남 사랑의교회에서 1000여 명의 목회자들이 회집한 가운데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출범하였습니다. 당시에 한목협은 한국기독교 역사상 처음으로 에큐메니칼 진영과 복음주의 진영이 결합된 목회자들의 협의체였습니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역사학자 이만열 교수는 한목협의 탄생을 “열린 보수와 열린 진보의 만남”이라고 그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였습니다. 그는 한국교회의 전진을 가로막는 것은 닫힌 보수와 닫힌 진보인 상황 가운데서 한목협은 한국교회 미래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목회자운동으로 높이 평가하였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목사님들도 당시를 회상해 보시면 기억이 나실 것입니다.

 

Ⅱ.

존경하고 사랑하는 선.후배 목사님 여러분!

1998년 11월 26일에 창립총회가 끝난 후 한목협은 창립감사예배를 드렸는데 설교를 맡으신 옥한흠 목사님이 본문으로 택한 성경이 오늘의 말씀입니다. 저는 한목협의 17주년 예배 설교를 생각하며 기도하는 중에 생전에 옥 목사님이 설교하셨던 창립예배가 떠올랐습니다. 당시에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고자 하는 마음들이 모인 뜨거웠던 많은 목사님들의 열정과 기대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들을 향해 외치셨던 옥 목사님의 아모스서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오늘 17주년을 맞아 수련회 개회예배를 드리면서 아모스서를 통해 우리의 17년 전의 출발과 정신을 되돌아 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옥 목사님은 한국교회가 그 정체성에 있어서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때에 각 교단에서 자생적이고 자발적으로 일어난 교회갱신운동이 한목협으로 출범하게 된 이 순간은 가히 역사적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모인 목회자들이 가지고 있는 공동 관심사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한목협이 나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일치, 갱신, 사회적 책임”으로 제시하였습니다.

옥 목사님은 이러한 일치, 갱신, 책임의 과제를 안고 기도하는 가운데 아모스 선지자가 살았고 예언했던 시대 속에서 한국교회의 현실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주전 800년 이스라엘 왕국은 여러보암 2세의 치하에서 정치, 경제적으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습니다. 과거에 잃어버렸던 영토도 얼마간 회복하였고 긍지와 자신감이 나라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경제적인 번영은 종교의 세속화를 부채질하였습니다. 당시 이스라엘 종교지도자들의 모습은 거짓, 탐욕, 사치, 위선 등으로 그 영성이 어두워질 대로 어두워졌습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지도자들의 모습을 보시고 진노하셨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종교지도자들의 타락을 곧 민족 전체의 타락으로 간주하셨기 때문입니다.

옥 목사님은 북왕국의 상황과 한국교회의 상황을 동일한 것으로 볼 수는 없지만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경우를 거울삼아 우리들의 문제들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은 준열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우리가 얼마동안 경제적인 번영을 누리면서 자신이 세속주의에 물들지 않았다고 양심선언을 할 수 있는 목회자가 몇 명이나 됩니까? 돈을 좋아하고 거짓말을 예사로 하고, 심지어는 양떼들을 이용하여 자기 몫을 챙기는데 급급하는 지도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가슴 아픈 우리 모두의 현실이 아닙니까? 공복을 인진으로 변하며 정의를 땅에 던지는 일이 성직자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없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왜 세상정치판에서도 볼 수 없는 추태들이 교회지도자들 사이에서 일어납니까? 왜 진실과 공의와 하나님의 뜻을 표방하면서 뒤에서는 거짓과 음해를 합니까? 한국교회의 조직적인 비리들을 우리가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요?”

옥 목사님은 이같은 추상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당시 타락한 종교지도자들을 보시면서 사자처럼 부르짖고 계시는 하나님을 주목하자고 말했습니다. 드고아 시골출신 아모스는 예언자로 부르심을 받기 전에 들에서 양을 치면서 사자가  포효하는 소리를 들으면 양들이 얼마나 벌벌 떠는가를 직접 목격했습니다. 하나님의 예언자로 부름 받은 아모스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종교지도자들의 타락상을 보시고 사자처럼 부르짖고 계시는 음성을 들었습니다. 불행한 사실은 아모스의 귀에는 들리는 하나님의 부르짖음이 다른 종교지도자들의 귀에는 안 들렸다는 것입니다. 지도자들이 하나님의 음성을 못 들으니까 백성들 역시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 결과 이스라엘에는 말씀의 기근이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아모스 8장 11절이 당시의 상황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보라 날이 이를지라 내가 기근을 땅에 보내리니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며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

사랑하는 여러분, 저는 지금도 창립총회에 참석한 1000여 명의 목회자들을 향해 사자처럼 포효하던 옥 목사님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목협을 우리가 왜 조직해야 합니까? 사자처럼 부르짖는 하나님의 음성을 우리부터 듣자는 것입니다. 우리부터 들어보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들으면 한국교회가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이 부르짖음을 듣지 못하면 일치와 갱신과 책임이라는 말은 구호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들으면 일치를 위해서 우리가 겸손해질 것입니다. 우리가 들으면 갱신을 위해 옷을 찢고 무릎을 꿇을 것입니다. 우리가 들으면 병든 이 사회를 책임지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성직자들의 타락에 대해서는 하나님께서 민감하시다는 사실을 말씀을 통해 누누이 배웁니다. 사자처럼 부르짖으시는 하나님이심을 잊지 맙시다. 여러분 우리가 사자처럼 부르짖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갱신과 책임을 통감하기만 하면 이 땅에 새로운 부흥을 하나님이 주시리라 믿습니다.”

 

Ⅲ.

사랑하는 선후배 동역자 여러분, 오늘 우리들은 왜 다시 이 자리에 모였습니까?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다시 모인 것은 새롭게 사자처럼 부르짖는 하나님의 부르짖음을 듣기 위해서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면 일치를 위해서 다시 일어서게 될 것이며, 갱신을 위해 옷을 찢고 회개하게 될 것이며 우리에게 맡겨진 사회적인 책임을 통감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목협이 출발 당시 목표로 설정했던 일치, 갱신, 섬김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새롭게 우리의 목표와 방향을 점검하고 신발끈을 동여매고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것입니다.

한목협 열일곱의 나이, 지금 여기에서 다시 그 시절의 그 출발을 생각해 보고 되새김 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한 개인이든, 단체이든, 아니면 기업과 같은 큰 조직이던지 간에 그 출발의 기본 이념과 철학, 그리고 설정된 본질적인 목표와 방향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간이 흘러도 크게 바뀌는 경우는 드물다고 봅니다. 오히려 그 설립취지와 정신을 되새기고 강화하며 그 성취와 완성도를 더 높여가는 것입니다.

첫째는 일치의 문제입니다.

우리 한목협이 창설되고 노력해 온 일치를 위한 노력과 발걸음들... 그럼에도 아직 하나 되기에는 너무 먼 우리 개신교단의 현실을 우리는 모두 보고, 듣고, 알고 있습니다. 개신교단이 하나 되는 것은 머리로는 모두 공감하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하나 되기가 쉽습니까? 만약 쉬웠다면 우리 한목협이 진작에 그 대역사를 이루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다시 그 문제를 끌어안고 고민하고, 대화하며, 기도하는 가운데 이 문제들을 풀어가야 할 것입니다. 교단의 일치를 위해선 먼저 하나님과 내 자신이 하나 되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리스도가 내 안에 내가 그 분 안에 있는 포도나무와 가지처럼 우리 한목협의 목회자들이 그리스도와 연합되어 말씀과 일치된 삶을 각자의 현장에서 살아갈 때 비로소 그 지역교회와 사역지가 연합과 일치의 물결들이 일어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내 자신이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한 하나 됨이 이루어지고, 목회자들의 가정과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가 되면, 그 다음은 교단의 연합과 일치는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일치의 영역에서 우리가 들었던 하나님의 음성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로 나뉘어진 두 개의 연합기구를 명실 공히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하나의 연합기구로 통합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부르심에 순종하여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교단장협의회(The Association of Moderators for Uniting Korean Churches)”창립이었습니다. 이 목적을 위한 노력 가운데 괄목할 만한 성취도 있었지만 현실은 한국기독교를 대표하는 연합기구가 3개로 분열되었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가슴이 아픈 일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제가 말씀드리는 우리 만나세대의 가장 큰 과제가 이것이 아니가 싶습니다. 부디 우리의 자랑이요, 한국교회의 미래인 젊은 목사님들이 이 개신교 일치의 열매를 거두는 날이 속히 오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사랑하는 한목협 선후배 동역자 여러분!

다음은 갱신입니다. 그동안 갱신을 위한 향한 준엄한 하나님의 부르짖음을 우리는 들었으나 순종하지 못했습니다. 성경을 통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하나님께서 사자처럼 부르짖는 이유는 세상이 악해서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원래 악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사자처럼 부르짖는 진짜 이유는 그가 선택한 지도자들이 영적으로 타락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 광역도시에서 검찰공무원으로 일하시는 검사 한 분이 목회자를 위한 한국교회의 성문화에 대한 강의가 있었습니다. 그 분의 말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목회자들이 교회 내에서 일으키는 크고 작은 성문제가 상당하다는 것입니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밖에다 말을 할 수 없는 지경이라는 그분의 말이 믿기어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우리들이 바깥에서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그 이상의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듣고 놀랐습니다.

교회 목회자들의 성문제뿐만 아니라 금전 문제, 또 정치와 교권에 관련된 비리 등은 일일이 다 열거하기가 힘듭니다. 목회자들이 순수한 영성과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 청빈한 삶을 살며 헌신하던 시절은 과거의 이야기가 된 것인가 하고 제 자신에게도 가끔 질문해 보는 말입니다. 저도 현실적으로 삶이 너무 힘들고 어려우면 때로 하나님으로부터 비꾸러지는 제 영혼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가 사랑하는 지도자들이 어떠한 경우에도 타락하는 것을 견디지 못하시는 분이십니다.  지금 한국교회의 현실은 목회자들이 도덕적으로 영적으로 타락하여 사자처럼 부르짖는 하나님의 부르짖음을 듣지 못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외치는 말씀을 듣지 못하여 일어나는 다양한 기갈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저곳에 있는 저들의 이야기이고 지금 여기에 있는 우리와는 상관이 없는 문제라고 생각할 수가 있습니까?

참으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눈을 들어 하나님을 보고 귀를 열어 그 분의 부르짖음에 일어서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하여 우리 모두 함께 옷을 찢고 재를 뒤집어쓰고 철저히 회개하지 않고서는 넘어갈 수 없는 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간 우리들이 자신이 하나님 앞에 걸리는 문제들이 있다면 우리는 다시 하나님의 음성 앞에 나를 드리고 겸손히 무릎을 꿇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주창하는 ‘갱신’이 바로 나로부터 출발해야 함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말씀 안에서의 겸손하고 부단한 자기성찰과 돌아봄만이 어두운 시대에 물들지 아니하고 악한 사탄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길임을 동역자분들과 함께 나누며 이 길을 동행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부디 우리의 만나세대의 보석 같은 목사님들이 다시 일어나 한목협을 통하여 이 시대를 새롭게 열어가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사랑하는 목사님 여러분!

다음으로 사회적인 책임의 영역에 있어서도 우리가 듣고 깨달은 바를 실천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어느 종교나 사회단체보다도 물질적으로나 인력으로 봉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고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기독교는 사회로부터 비난과 비판거리요, 심지어 미움까지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교회가 한국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독교를 대표하는 연합기구를 하나로 통합할 필요성도 들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한 목소리를 내고 통전적으로 선교, 교육, 봉사를 하면서 한국사회와 소통하며 그들의 필요와 요구를 함께 할 때 비로소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일치를 위한 연합운동과 교회의 사회적 책임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그리스도인과 교회로서 그 사회적 책임을 정말 제가 부러울 정도로 잘 감당하시는 목회자와 교회가 있습니다. 저는 정말 그분들에게 존경과 격려를 담은 박수를 드립니다. 그래도 저런 목사님과 교회 덕분에 우리 개신교가 얼굴이 산다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어느 목사님 개인, 혹은 어느 개 교회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필요에 따라 개교회적으로 할 경우도 있지만 연합으로 모든 한목협의 지체들이, 모든 한목협의 교회들이 힘을 모아 함께 사회적 책임을 완수할 때도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17년 동안 우리가 이 일을 한다고 하였지만 더 우리 사회 속으로 깊이 들어가서 우리의 하나 된 힘으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할 것입니다. 부디 이 아름다운 사회적 책임성을 완수함으로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다시 이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IV.

사랑하고 존경하는 목사님 여러분!

말씀을 마칩니다. 한목협이 창립된 지 17년을 기념하여 이 자리에 모인 것은 17년 전 우리가 모였던 그날의 그 의미를 되새기고, 다시 일어서 그 의미를 삶과 실천으로 살아내기 위해서입니다. 이미 옥 목사님의 말씀을 인용하여 말씀드린 일치와 갱신, 그리고 사회적 책임의 완수를 향해 지금 여기에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은 새롭게 우리를 향해 사자처럼 부르짖는 하나님의 부르짖음을 듣기 위해서입니다. 17주년을 맞이한 우리들은 “해방/분단 70년, 선교 130년 이후 한국교회의 미래를 모색한다”라는 주제 아래 모였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관심했으나 집중적으로 다루지 못한 통일의 문제도 다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본문말씀 가운데서 우리가 주목할 말씀은 7절입니다. “여호와께서는 그의 비밀을 그의 종 선지자들에게 보이시지 않고는 결코 행함이 없느니라”하는 말씀입니다.

한국교회와 한국사회의 선지자들로 부름 받은 우리들이 하나님의 부르짖음을 듣고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비밀을 먼저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들이 하나님의 부르짖음을 듣고 비밀을 깨닫기 위해서는 아모스처럼 영적으로 깨어 있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번 수련회를 위해 하나님께서 훌륭한 하나님의 종들을 예비해 주셨습니다. 기도의 골방에서 깊은 연구와 성찰 가운데서 터득한 비밀들을 듣고 대화하는 가운데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비밀을 깨닫고 새롭게 순종을 위해 무장하는 축복된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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