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문제는 현실이다. 리얼하다. 가면을 벗겨야 한다. 지금 사회에서는 불경기라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의 길에는 돈 문제가 장애물이 아니라,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 되어야 하며 축복의 기념물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성도들에게 베스트셀러의 저자 이용규 선교사님의 고백이다.

“예수님은 분명히 우리가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는 것은 단지 두 주인을 섬겨서는 안 된다는 금지의 뜻이 아니다.
그렇게 둘을 섬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세상과 하나님 둘 다 누리고 싶어 한다면,
우리는 하나님을 잡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세상을 잡고 있는 것이다.
양쪽에 걸치려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결정적인 순간에는
십자가가 아닌 세상을 택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 이용규/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결심 내려놓음 -

하나님께서 그의 자녀들인 우리에게 허락하신 은혜가 많다. 무형의 재산인 시간 곧 생명과 유형의 자산인 물질 곧 돈과 부동산이다. 돈에 문제가 걸리면 장사가 없다. 교우들이 두 얼굴을 가장 많이 하는 부분도 돈의 문제에서이다. 이런 의미에서 성도들은 사단 마귀와 영적 전쟁도 벌이지만, 일상에서는 돈과 전쟁을 벌인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당하리라.

금세기 국경을 초월하여 존경을 받고 있는 빌리 그레이엄(Billy Graham) 목사의 명성은 결코 하루아침에 세워지지 않았다. 그는 존경받는 청교도 목회자였던 리처드 백스터(Richard Baxter)목사의 경고를 기억했을 것이다. “무엇이 나를 유혹하고 타락 시킬 수 있는지, 특히 회사나 사회에서 어떤 유혹을 만날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의 지도력의 본질을 간파한 책 『빌리 그레이엄의 리더십 비밀』(The Leadership Secrets)은 그가 신뢰를 받게 된 사역의 원칙을 제시한다.

1. 재정 스캔들 곧 돈의 남용을 하지 않는다.
2. 섹스 스캔들 즉 이성간의 육체적인 부도덕함을 범하지 않는다.
3. 동역의 원리 즉 다른 사역자를 비방하지 않고 팀워크를 이룬다.
4. 사역의 업적 즉 열매를 과장하지 않는다. 사실만을 말하겠다.

“지도자의 신뢰는 매우 귀중한 자산이다. 신뢰가 없으면 사람들이 따르지 않는다. 리더가 한 가지 사실에 대하여 과장하면 그를 따르는 이들은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과연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의심하게 된다.” 이런 노력의 결과 진정성 곧 정직함을 추구하는 것은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사역과 조직의 DNA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필자도 사역의 초기부터 재정문제에 대한 투명성을 견지하기로 결심하였다. 물론 이 결심이 하루아침에 열매 맺게 된 것은 아니었다. 필자가 부임한 초기, 교회에서 재정사고가 발생하였다. 그 당시 교회발전위원회에 소속된 집사 위원이 본인의 사업을 위하여 임시방편으로 교회담보 은행대출과 교회적금 담보 은행대출에 손을 댄 것이다. 감쪽같이 숨겨질 일이 하나님의 드러내심을 통하여 공개되었다. 제직회 때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고 결손금 해결방안을 찾는 가운데, 당회에서 무한 책임을 지고 결손금을 분담하여 해결하도록 원칙을 세웠다. 이자까지 계산하여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해결할 수 있었다. 그리고 교회 앞에 ‘재정사고에 대한 해결 결과보고’라는 제목으로 투명하게 처리하였다. 다음은 그 때 성도들에게 사과한 내용이다.

당회에서는 교회재정사고에 대하여 제직/성도님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향후 사고가 발생치 않도록 교회재정(건축/일반재정)에 대하여 철저히 관리 감독하도록 하겠으며 언제든지 당회가 무한 책임으로 교회 모든 일에 사명을 가지고 충실히 감당하겠습니다.

자칫 교회가 큰 시험에 들 수 있는 상황에서 담임목사로서 또한 당회원 장로로서 책임질 수 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된다. 그 때도 관례에 따라 결손금으로 처리하자는 분위기도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문제 해결을 통해 당회와 담임목사에 대한 성도들의 절대적인 신뢰가 형성되는 역설적인 계기가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물론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가 함께하였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만약 그 당시 재정문제를 깔끔하게 처리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새로남교회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평소에 점잖게 보이는 사람들도 돈 문제만 발생하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예배당 건축 시에 주신 하나님의 은혜

예배당 건축은 가히 신앙의 종합예술이라고 부를 만하다. 성도들의 믿음, 헌신, 연합, 거룩한 기대 등이 어우러져 있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예배당 건축은 가상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철저히 현실에 바탕을 둔, 치열함이 배어있는 사역이다. 예배당 건축은 영웅심리의 발현도 아니요, 유행 따라 하는 것은 더욱 더 아니며, 돈이 있다고 달려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는 예배당 건축 설계와 시공을 정림건축에 맡겼고, 시공을 LG 곧 지금의 GS건설에서 맡아 수고하였다. 예배당 설계 중에도 온 교회가 은혜로웠지만, 예배당 짓는 과정에도 하나님께서 큰 복을 주셨다. 예배당 건축 후에는 더욱더 은혜로운 분위기가 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맺기까지는 좋은 출발이 있었음을 안다.

예배당 건축의 원칙

1. 건축에 관계하는 그 누구로부터도 종이컵 커피 한 잔이라도 대접 받지 않는다.
2. 성도는 건축에 관한 조언과 재능 기부는 할지언정 재정과 관계되는 어떤 일도 맡지 않는다.
3. 건축회사와 거래처와 개인적인 접촉은 일절 금하고, 창구는 하나로 통일한다.
4. 우리 교회 건축이지만 한국 교회의 대표성을 가진 건축이라 생각하는 마음으로 임한다.
5. 예배당 건축은 단순하게 벽돌로만 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의 눈물의 기도로 건축된다.
6. 건축위원들은 그 섬김이 장로의 직분을 받는 징검다리가 아니라, 주님사랑과 교회사랑으로 깔끔하게 순수함을 유지한다.
7. 각 위원회(비전사역위원회, 재정사역위원회, 건축사역위원회)는 전문성을 가지고 봉사하되 상호 존중의 태도를 바탕에 둔다.
8. 우리 교회는 건물을 지은 교회로 소문나기보다, 하나님의 사람을 세우는 교회로 소문나기를 사모한다.
9. 건축하는 전 과정이 하나님의 은혜가 역사하는 현장이 되도록 한다.
10. 건축하는 중에 선교헌금을 비롯한 외부후원 재정을 줄이거나 중단하지 않는다.

예배당 건축 자체가 선교후원과 복음전파와 역동적인 외부 사역을 위함이기 때문이다.

우리 주님의 특별하신 인도하심과 도움을 따라 예배당이 건축되고 나서 전국에서 교회 건축 관계자들이 우리 교회를 방문하였다. 계속적인 방문을 효과적으로 대처하고자 쓴 책이 『교회건축의 로드맵 새로남교회 건축이야기』(생명의말씀사)이다. 이와 함께 교우들의 희생적 협력을 통하여 은행에서 대출받은 원금과 이자를 재빨리 갚아 버리는 축복도 경험하여 헌당예배를 예상보다 일찍 드리는 기쁨도 맛보았다. 담임목사가 비전을 제시하고 정직하게 앞장서서 봉헌의 모범을 보이면 당회원은 물론 모든 교우들이 그 지도력을 신뢰하고 따른다는 사실을 실감나게 체험하는 축복의 여정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감사함으로 마음이 가득차 오른다.

새로남기독학교(Saeronam Christian School) 건축과 개교

예배당 건축은 건축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하나님을 향한 온전한 예배와 훈련 그리고 교제를 통하여 예수님의 신실한 제자들을 양육 훈련하는 것이다. 예배당 헌당 이후에 평신도지도자 남녀 순장들과 교우들에게 ‘다음세대(Next Generation)를 어떤 방법으로 세우면 좋겠는가’에 대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다양한 응답이 나왔지만, 초기 선교사역의 선교 전통인 학교 설립을 통한 하나님의 일꾼을 세우는 일에 대다수가 동의하여 교회적 합의가 이루어졌다.

예배당 건축과 기독학교 건축은 차원이 다른 것이다. 예배당 건축에 최선을 다하여 기도 봉헌과 물질 봉헌을 한 교우들이 학교건축과 설립에 대해서는 매우 소극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배당 건축이 전공필수라 한다면, 학교건축은 선택사항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교 건축에도 성도들이 기쁨으로 동참하였다. 또한 교회에서 성도들에게 재정적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하여 경상비 가운데서 매년 40~50억을 학교 설립 경비로 지원하였다.

이 모든 것이 성도들의 마음을 얻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지금은 모든 교우들이 새로남기독학교를 자랑스러워하고, 기독교 신앙의 세대 계승을 위한 대안학교로서 긍지를 가지고 있다.

십일조는 생기초!

생기초라는 의미는 기초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우리 교회가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이다. 오랫동안 한국 교회에서는 성숙한 성도 혹은 모범적 성도의 개념을 정리할 때 주일성수와 십일조 생활을 그 기준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학교 다니는 것과 학생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 결코 성숙한 학생의 기준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주일성수와 십일조는 “헌신의 완성이 아니라 그 출발”일 뿐임을 자각해야 한다. 아직까지 한국 교회에서 십일조의 고개를 뛰어 넘지 못하는 교우들이 제법 있을 것이다. 성도가 십일조에서 걸려 넘어지면 그의 경건은 봄바람 불 때 경험하는 경건일 뿐이다. 십일조에 대한 성경적 확신은 단순하게 재정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 영향은 성도의 삶에서 전방위적으로 나타난다. 필자는 한 지역 교회의 담임목사로서 모든 믿음의 가족들이 예외 없이 주님께서 부어주시는 풍성한 은혜를 맛보며 감사함으로 살아가기를 원한다. 주님 앞에서 재정문제가 확실하게 해결되지 않은 교우는 물가를 배회하는 어린아이와 같이 불안한 상태에 있는 것이다.

한 가문에는 따르는 가풍(家風)이 있듯, 한 교회에도 따르는 교풍(敎風)이 있기 마련이다.

어떤 목회자이든지 돈이 몰아가는(Money Driven)사역이 아니라, 목적이 이끌고(Purpose Driven) 비전이 이끄는(Vision Driven) 사역을 꿈꾸리라 확신한다.

재정이 지도력의 전부는 아니라 할지라도, 진정한 지도력은 반드시 재정적인 투명성과 합리성 그리고 은혜성이 깃들어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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