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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나이로비에서 전합니다

그 동안 우리 주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 하신 줄로 믿습니다. 참으로 어지럽고 복잡한 온갖 세태를 보며 주님의 재림이 멀지 않았음을 절감합니다. 늘 깨어 있고 신랑 되신 주님을 맞이할 준비에 더욱 힘쓰길 소원합니다.

작년 한 해도 동역해 주시는 모든 분들과 교회의 기도와 후원에 힘입어 선교지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보냈음을 마음을 다해 감사드립니다. 어느 덧 새해도 겨울을 지나 봄철에 접어들었습니다.

선교지 첫 기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듯 싶습니다. 상당수의 한국 선교사들과 교회들이 첫 기간부터 가시적인 선교 사역에 대한 부담과 기대감으로 정작 장기 사역의 기초를 든든하게 세우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그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첫 기간을 오로지 현지 적응과 언어, 사역지에 대한 정밀한 리서치 등으로 충실하게 보낼 때 장기사역을 위한 좋은 디딤돌을 놓는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저도 이런 기간을 지내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와 그 문화, 현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으며, 사역의 도구인 언어도 언어학교에서 충실히 훈련 받고 있습니다. 사역 리서치도 조금씩 꾸준하고 차분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첫 기간을 충실하게 잘 보낼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 기간이 사역의 성패를 결정하리라고 믿습니다.

작년 한 해 감사한 일

1. 한국에서 심장병과 위장의 의료진단을 잘 마치고 큰 이상 없이 선교지에 귀임.
2. 탄자니아 2년 생활을 마치고 6월에 케냐로 사역지를 무사히 옮기게 된 일.
3. 순탄한 나이로비 정착 및 언어학원 등록과 훈련

선교지의 현실을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새삼 선교사의 자기 관리와 경건 생활의 결정적인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선교지 현장에서 상당수의 선교사들이 경건 생활과 자기 관리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제 자신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늘 깨어 기도하며 하나님 앞에서 나를 살피고 좋은 선교사들과의 교제를 통해 바른 영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이런 점에서 나이로비 한인연합교회를 만난 것은 제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작년(2014년) 8월 25-27일까지 2박 3일로 열린 동아프리카 선교사 수련회는 주강사 고구마 전도왕 김기동 목사를 모시고 진행되는 은혜롭고 즐거운 수련회로 선교사들의 은혜 재충전과 휴식을 제공하는 복된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비용을 선교비로 후원하여 선교사들은 아무 부담 없이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 11월에 투르카나를 방문했습니다. 투르카나는 케냐 최북서단에 위치한 오지입니다. 나이로비에서 너무 거리가 멀어 육로를 이용하는 게 매우 어려운 현실입니다. 육로를 이용해도 1박 2일로 꾸준히 달려야 하며, 험난한 도로와 치안 문제 등의 여러 어려움이 있어서 국내선 비행기를 이용해서 다녀왔습니다. 방문 목적은 선교 오지에 대한 이해와 경험, 비상주 사역 가능성의 타진입니다.

제가 속한 갈보리 선교회의 대표인 친구 강인중 선교사와 동행했습니다. 광야 그것도 물이 없는 지역에서 역설적으로 물의 소중함은 도저히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미국 한인교회 집사님이 아프리카에서 단기선교 중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들을 기념하여 개발된 이 우물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생명을 주며 삶의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아울러 오지 광야의 황량함과 더위, 바람을 온 몸으로 겪으면서 갖는 경험은 여러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광야가 주는 하나님의 은혜를 새롭게 체험한 복된 시간이었습니다. 광야는 거칠고 황량하며 고독한 곳이지만, 반대로 가장 하나님의 임재를 강렬하게 체험하며 영혼이 맑아지는 은혜의 장소였습니다.

투르카나 지역에 있는 카쿠마 난민 수용소(kakuma refuge camp)에서 제가 방문한 주간에 폭동의 있었습니다. 난민들은 대부분 남수단, 수단, 소말리아에서 내란과 폭력을 피해서 탈출한 사람들입니다. 1992년에 세워졌고 지금은 약 18만명 가량이 거주하는 상상을 초월하는 광대한 수용소입니다. 소수 민족이 에티오피아, 민주콩고, 브룬디, 르완다, 우간다 등에서 오기도 합니다. 먼지폭풍, 독거미, 뱀과 전갈, 말라리아, 콜레라는 이들을 괴롭히고 있지만 이 수용소는 유엔 직할로 관리되어 숙식이 비교적 나은 편입니다. 그곳 난민캠프에서 수단과 브룬디 사람들의 충돌 과정에서 일어난 전쟁을 방불케 하는 폭동에서 ‘팡가’라는 아프리카 특유의 긴 칼로 목이 잘려 죽은 어린아이는 너무 처참하고 참혹했습니다.

“가난한 자, 고아, 과부, 이방인, 객을 돌보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가슴을 울립니다. 아프리카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상황입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2015.04.02.) 케냐 북동부 가리사(garissa)대학에서 극단주의 무슬림 테러집단인 알샤바브에게 총살당한 대학생들은 대부분 크리스천르로 148명이 죽임을 당했습니다. 마침 이 사건이 일어난 시점이 부활절 직전의 고난주간이어서 깊은 아픔과 슬픔 속에서도 이 나라와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을 간구했습니다. 차마 기쁘고 평안하게 맞이할 수 없는 가슴이 미어지는 부활절 아침이었습니다.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며, 한 영혼을 살리는 사명으로 타문화권 선교에 부름 받은 선교사로서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슬펐는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의 선교사가 한 영혼 살리는 일에 목숨을 걸고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를 바랍니다. 사망자의 유가족을 위한 긴급 구호사역을 위해 그 동안 일부 적립된 선교비와 한국의 후배 목사님이 주선한 청년부, 중고등부의 선교비를 기쁘게 사용할 수 있어 매우 감사했습니다.

올해 목표

올해 연말까지는 계속 언어훈련에 최우선을 두고 집중할 계획입니다. 시니어 선교사의 가장 큰 어려움이 건강과 언어인데 주께서 붙들어 주시고 지혜를 주셔서 잘 감당하길 바랍니다. 케냐의 특수성 때문 고유 부족어를 빼놓고도 영어와 스와힐리어의 두 언어를 능통해야 합니다.

본격적인 사역이 시작되기 전이라 가능한 범위 안에서 조금씩 케냐 한인연합교회를 섬기며 협력하고 있습니다. 오랜 지역교회 목회의 경험이 잘 사용되어 교회가 유익을 얻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역지 선정을 위한 리서치 또한 연말까지 계속될 예정입니다. 하나님이 예비하신 최적의 사역지로 인도함 받기를 원합니다.

기도 제목

1. 늘 말씀과 기도로 깨어 있고 풍성한 은혜 가운데 거하게 하소서.
2. 언어훈련의 진보를 위해 지혜와 집중력을 주소서.
3. 연합교회 협력사역으로 주님의 교회를 잘 섬기도록.
4. 한국과 중국에 있는 자녀들의 신앙생활과 결혼을 하나님이 선한 길로 인도하시길.
5. 건강을 붙들어 주시며, 그치지 않는 테러와 강도 사건에서 안전을 허락하시길.

한 순간도 여러분의 기도와 동역이 없으면 저는 이 사명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에 늘 저를 품어 주시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저는 여러분을 대신해서 복음을 전하는 여러분의 선교사입니다. 감사합니다.

박정식 목사  케냐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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