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의 어느 토요일 하루입니다. 이른 아침 모 병원 장례식장에서 천국환송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오전 11시와 12시30분에 결혼예배가 있었습니다. 그 후 잠시 주일설교를 준비하다가 저녁 6시에 돌예배를 인도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느 교인의 생일 감사모임에 잠시 참석한 후 허겁지겁 서재실로 들어왔습니다.

설교 준비를 위한 ‘집중과 몰입’, 그러나 뇌리에 떠나지 않는 한 가지, 하나님의 능력 부어 주심 외에는 어떤 이유로든지 주일설교를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가끔 중환자실에 계신 성도를 면회하러 갑니다. 그 때 마다 그 곳에 계신 의사와 간호사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건, 정말 정신적, 그리고 육체적 중노동일세...’

만일 성도들이 일주일의 담임목사의 일정을 따라 다니며 본다면 ‘저건, 중노동일세...’라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물론 목회자가 바쁜 것은 나쁜 것입니다. 그러나 나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 삶의 자세는 “나쁜 바쁨 속에서 좋음을 만들어 내자!”입니다. 그리고 “미래 어느 때가 되면 이런 바쁨도 그리워질 것이니 즐기자!”입니다.

즉 범사를 대할 때 피할 수 없으면 즐기면 됩니다. 제일 밑바닥 인생에서 자신의 삶이 시작된 분이 계셨으니 그 분은 정주영 회장입니다. 그러나 한국 최고의 사업가였던 그 분께서 어릴적 무작정 상경 길에 올랐습니다. 어느 나루터에 도착한 그는 돈 한 푼 없었기에 오랜 시간 망설이다가 무작정 배를 탔습니다. 이 무례한 무임승객에게 날라 온 것은 뺨을 맞고 욕설을 듣는 것이었습니다.

“네 이 녀석, 뺨을 맞고 나니 이 배를 탄 것이 후회 되지?” “네, 아저씨...” “그런 후회할 짓을 조그마한 녀석이 왜 했어?” 그 때 꼬마 정주영은 이렇게 대답하였다고 합니다. “뺨 맞은 것 때문에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뺨 한 대면 그냥 공짜로 배를 탈 수 있는데 탈까 말까 망설이며 허비한 시간 때문에 후회하고 있습니다...”

성경은 지금은 때가 악하기 때문에 세월을 아껴야 한다고 권면합니다. 때가 악하다는 것은 시간을 허비하며 낭비할 유혹거리가 너무 많은 시대라는 의미입니다. 자타가 우리나라를 I.T강국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디지털 시대의 편리함은 유럽 및 미국보다 많이 앞서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 결과 TV와 스마트폰, 인터넷을 통하여 자신도 모르게 허비되는 시간이 얼마나 많은지 한번쯤 생각해 보셨는지요?

그런 시간을 잡아먹는 거센 탁류를 이제는 성도들도 거역하기는 힘든 시대입니다. 그러나 그런 것에 이용당하지 말고 그것을 선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즉 사순절 및 고난주간을 맞이하면서 성도는 기독교 TV, 기독교 계통의 라디오 방송, 혹은 인터넷을 통하여 신앙경건에 좋은 경건자료를 자신의 영적인 양식으로 삼는 지혜와 결단이 필요할 것입니다. 참 바쁜 하루하루, 바쁜 일정 가운데에서라도 그렇게 세월을 아끼며 더 나아가 즐기는 영적 계절이 되시기를 사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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