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갱신, 맑은 물줄기 운동

비종교인들에게 종교에 대해 호감도를 조사하였는데 불교, 천주교, 기독교 순서로 나왔고, 기독교는 불교의 1/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기독교의 중요한 내용 즉 복음이 자연인들에게 호감을 주지 않는데 있을 것이다. 기독교는 인간들이 타락한 죄인이라는 것을 먼저 지적하고, 그래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과 그것을 위해 예수님께서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셨다는 내용을 제시하기 때문에 거부감과 부담감을 느끼기 때문에 외면하고 멀리하려고 한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어둠은 빛을 싫어하기 때문에.

그런데, 기독교에 대한 호감도가 그리 낮은 것은 복음의 내용 때문 만일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기독교인들에 대해 실망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이것은 우리들이 세상의 빛과 소금을 역할을 상실한데서 온 것이라고 할 것이다. 단적으로, 한국 갤럽의 한 조사에 따르면 1988년 우리나라의 목사의 정직성이 약사 다음이었다고 한 통계는 이 점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94P). 물론 꼭 정확하다고 할 수 없을지라도 통탄할 만 일이다. 통계뿐만 아니라, 저자가 직접 피부로 억장이 무너지는 일들을 경험하고 있다고 하니 부정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한국 교회라는 물줄기에 탁류가 악취를 풍길 정도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교회갱신협회를 통하여 이 땅의 목회자들에게 절규 같은 메시지를 던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할 것이다. 물론 한국 기독교가 갱신되어야 하는 이유가 비종교인들에게 호감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은 아닐 것이다. 갱신되어야 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요,  갱신 운동을 하는 것은 주님 앞에 설 때 부끄럽지 않고 책망 듣지 않으려는 의도인 것이다(31P).

맨 처음, 책 전체를 통하여 느끼게 되는 것은 저자의 진솔한 고백과 태도가 마음에 와 닿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도 완전하지 않으면서 남을 향해 갱신을 주장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불행한 일이고 마음이 아프다고 고백한다(9P). 책 군데군데에서 약점과 부족한 점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 보인다. 이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자세가 전체 메시지에 신뢰성을 담보해 준다고 할 것이다. 저자도 완전하거나 완벽한 사람이 아니지만, 하나님 앞에서 한국교회가 이래서 되겠는가, 신앙의 지도자들인 목회자들이 이래서 되겠는가 하는, 피토하는 심정으로 호소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또 한 가지는 작은 개척 교회가 상가에 조그만 십자를 세워 놓으면 기도한다는 내용에서(27P) 감동을 받았고, 저자가 교회갱신협회를 통하여 하는 일이 한국교회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교회가 왜 갱신되어야 하는 상태에 이르게 되는가? 그것은 부패한 인간성에서 연유한다고 할 것이다. 예레미야 17:9에서 “만물보다 거짓되고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능히 이를 알리요 마는”이라고 말씀하고 있다. 인간들은 영적으로 무지하고 도덕. 윤리적으로 부패하고 타락한 존재이고 또 그렇게 되기가 얼마나 쉬운가!  부름 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인 교회마저도 이런 면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교리와 신앙의 문제에서 칼뱅이 주장했던 것처럼 개혁이 계속되어야 하고, 교회의 세속화를 경고하고 막아내고 바로 세우는 즉 갱신이 필요한 것이다(46p).

오늘 한국 교회는 처절한 정도로 세상에 오염되어 있고, 일부 목사나 장로들은 안 믿는 사람들보다 양심이 더 바르지 못해 지탄을 받고 있다는 현실이라는 내용에(47P),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생각이 들었다. 그런 지탄을 받는 사람들뿐 일가. 우리 자신들이, 아니 내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바르게 살고 있는가, 말씀대로 살고 있는가? 하는 자성하는 마음이 들었다.

우리들은 매일매일 세수를 하고 거울 앞에서 자신의 얼굴이 깨끗한가? 하는 것을 확인하면서 단장을 한다. 그런데, 성경이라는 거울을 통해 심령의 상태를 확인하는 일은 게을리 하고, 특히 목회자들은 성경을 통해 자신의 심령을 확인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경향이 농후한 것이다. 그러니까 신앙의 지도자들이 잘못되면 변하기 어렵고 고치기가 엄청 어려운 일인 것이다. 성경은 내 자신을 가르치고 변화시키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교인들만을 위해 사용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데서 문제가 있는 것이라 보여 진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 교회가 갱신되어야 하겠다는 탄식이 왜 나올 것인가. 교회의 갱신의 내용이란 대개 교회 지도자들에 해당되는 내용이 아닌가. 교인들의 문제의 뿌리나 책임도 결국 목회자들에게 있기 때문에.

결론은 성경의 원칙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말씀의 원칙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95-96P). 여기에 예외적인 사람이나 직책이 있을 수 있는가? 이것이상 최선의 해결책이 있을 수 있는가?  읽은 책은 목회자들이 바로 설 최선의 방책을 제시하고 있으니, 그것이 바로 ‘십자가의 영성’이다(238P). 이 영성만 바로 붙들고 있다면, 부패한 인간 본성에서 나오는 여러 문제를 상당히 막아낼 수 있는 것이다. ‘십자가의 영성’만 있다면, 주님께서 가르치신 사랑과 희생과 겸손의 덕목들을 실천하게 될 것이고, 그런 실천 속에 어찌 교회의 갱신이 절실하다는 상황이 존재하게 될 것인가. 그럴 때 목회자의 영적 권위도 회복될 것이다.

사실, 십자가를 빼놓으면 목사에게 무엇이 남을 것인가. 자신이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이 된 것에서부터 목사라는 직분, 전해야 하는 복음, 목회 대상인 교회(행 20:28.자기 피로 사신 교회를 치게 하셨느니라), 그 일을 인해 얻어지는 모든 존경. 명예. 명성과 물질- 이 모든 것이 십자가가에서 비롯된 것인데, 정작 십자가의 정신인 사랑과 희생과 낮아짐은 어디로 실종되어 버리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십자가의 영성’이란 이 십자가의 정신을 마음에 새기면서 사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런 ‘십자가의 영성’은 목회자들에게 실추된 권위도 회복시켜 줄 것이다. 저자는 행 27:9-26에 나와 있는 바울의 로마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유라굴라 라는 광풍을 겪게 되는 것을 배경으로 하여 더 구체적으로 영적권위 회복의 방법을 제시한다. 1. 세상을 향해 적절한 시기에 경고할 수 있는 영안과 용기를 통해서이고(98P)이고, 2.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과 동거동락 함으로서이고(104), 3. 비전이 분명해야 된다는 것이다(111P). 이것도 결국 ‘십자가의 영성’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라고 본다.

책의 내용들이 교회 갱신이 절실하다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고 소망과 용기를 주는 것도 있어 힘을 얻기도 했다. 주님이 일을 하실 때면 약한 자, 작은 자를 사용하신다는, 하나님의 작전은 겨자씨 작전이라는 내용은(17-19P), 큰 것만을 추구하고 바라보면서 열등감에 사로잡혀 낙망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확신을 줄 것이라고 본다.

소명감이 철저한 목회자는 현실이 어렵더라도 결코 낙심하지 않는다는 내용에 전적으로 공감하였다. 세속화된 문화, 교회 부흥에 대한 심리적 압박 등이 목회자들을 낙심하게 할 수 있으나(179-186P), 진정한 소명자는 1.그 직책의 영광스러움과(192P) 2. 직분에 주어진 능력과(194P), 3.직분이 보장 받는 미래 때문에(200P) 낙심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미래에 우리들이 작은 소자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 준 것 까지도 잊지 아니하시는 주님이 기다리고 계시고, 우리가 크고 영원한 영광의 중한 것을 함께 누릴 마지막 미래의 순간의 있기에 낙심하지 않는 다는 일깨움은(201P) 목회자들은 물론이고 모든 기독 신자들이 마음에 품어야 할 소망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교회 갱신 운동은 한국교회 속을 흐르는 탁류를 정화하자는 운동이라고 생각되었다. 더 많은 목회자. 신학자. 신학생들. 교인들이 참여하면 하는 만큼 탁류는 줄어들고 맑은 물이 흐를 것이다. 가만있으면 인간의 부패한 심성에서 흘러나오는 탁류는 넘치고 악취가 풍길 것이고, 갱신운동이 확산될수록 물은 맑아질 것이다. 교회 갱신 운동은 세대를 이어가면서 계속해야 할 일이다. 끝나지 않을, 선한 싸움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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