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연세신학 100주년기념 진리와자유포럼

1. 들어가는 말

2015년 새해가 시작되고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사회적으로는 해방 70주년을 맞이하고 한국기독교로서는 선교 130주년과 장로교 총회 10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인만큼 한국교회는 벌써부터 기념비적인 행사를 제대로 치러야 한다는 분위기가 달궈져가고 있고, 또 이미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지난 해 연말부터 금년 1월 사이에 기독교 일간신문인 국민일보와 5개의 기독교 케이블TV, 그리고 각 교단에서 발행하는 주간 교계신문 및 인터넷언론들의 뉴스를 분석해 보면, 한국교회 내 주요 연합기구들과 교단들이 공표한 2015년 사업계획에 올 한해 내내 기념예배 및 학술행사와 같은 단기적인 행사는 물론이고 중장기적인 사업들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주요 연합기관을 비롯한 각 교단들과 역사성을 가진 교회들이 이미 진행하고 있고, 또 진행하고자 하는 2015년 사업계획들을 보면서 자꾸만 2007년 평양대부흥100주년을 맞이했던 한국교회의 모습이 자꾸만 오버랩 되는 것은 왜일까?

2007년 그 당시 한국교회는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평양대부흥백주년기념대회를 기념했다. 연초부터 1년 내내 학술행사와 찬양집회, 기도회와 부흥회가 이어졌다. ‘Again 1907!’이라는 슬로건 아래 24시간 릴레이기도회나 금식기도회가 열렸고, 7월 4일에는 7만여 명이 상암월드컵경기장에 운집하는 연합집회가 있었다. 이런 대부흥을 향한 열기는 수도권만이 아니라 지방에서도 그 열기가 고조되어 5월 27일 성령강림주일에 부산해운대에서 10만여 명(당시 주최 측은 20여만 명이 모였다고 했다.)이 모여서 대형집회를 진행했고, 그 열기는 서울의 장충체육관을 비롯한 전국 7개 도시에서 그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어게인 1907 기도회'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날이면 날마다 대부흥의 열병을 앓았던 2007년을 지난 한국교회에 대한 평가는 어땠을까? 여러 가지 평가가 있었지만 2007년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교회 대부흥 100주년 기념대회’의 설교자였던 옥한흠 목사는 2008년 1월 11일에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월례기도회에서 이렇게 2007년을 평가했다. 그 자리에서 직접 그 내용을 듣고 기록했던 수첩을 다시 살펴보니 이렇게 기록되어 있었다.

“우리는 지난 한 해 한국교회의 새로운 부흥을 위해서 여러 가지 행사도 많이 하고 각종 집회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 일도 안 일어났어요. 행사로 다 끝났어요. 성도들의 삶이 바뀐 것도 아닙니다. 교역자들의 자각이 일어난 것도 아닙니다. 그냥 행사로 끝났어요. 왜 그랬느냐? 지금 우리 교회는 자신을 바꿀 힘이 없어요. 자정할 수 있는 능력을 잃었어요. 안 잃었다면 지금 잃어가고 있어요. (하략)”

그래서일까? 2008년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에서 리서치회사를 통해서 조사한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는 5점 만점에 2.55점의 점수를 얻었고,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18.4%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48.3%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기윤실. ‘2008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발표 세미나 자료집, 2008, 11. 20., 11면 참조.)

<표1>

“그런데 뭐... 뭐 없어?... 그게 다야...”라는 공중파TV 개그프로그램 한 코너의 대사가 2007년을 평가하는 말로 딱 들어맞는 말이라고 할만하다.

이런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볼 때 사회적으로나 한국기독교에 있어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해로 다가온 2015년에 동일한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무엇이 금년 한 해 한국교회의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며 또 그 전망은 어떠할 것인가?”를 미리 가늠해 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한 분 외에 감히 누가 미래를 전망할 수 있겠는가? 자칫 “아니면 말고” 식의 양복 입은 무당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대단히 조심스러운 것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본심이다. 그래서 원고를 쓰기 시작하면서 많은 망설임이 있었다. 그러나 망설임 가운데 그래도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FEBC 극동방송에서 한국교회의 주요한 시사 이슈를 다루는 대담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한국교회 안에서 치열하게 사역하는 다양한 영역의 패널들과 함께 논의하고 다루었던 주제들이 어느 정도 간추려졌고, 또 주요 교계 및 일반 언론사 종교담당 기자들과 한국교회의 당면한 과제와 미래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 주요한 이슈가 될 만한 것이 무엇인지 그 방향을 가늠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지금 제안하고 전망하려는 2015년의 한국교회 주요 이슈들은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친 사회과학적 접근이거나 각 이슈들에 대한 구체적인 대한을 제시하기 보다는 언론사의 기자들과 목회자, 그리고 신학자들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정리된 문제제기 성격의 것임을 먼저 밝힌다. 이런 맥락에서 다소 객관성이 떨어지는 주요 이슈가 들어 있을 수도 있고, 기준에 따라서는 중요도에 있어서 다루어지지 않아야 할 것과 또 빠져 있는 것도 충분히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전제를 가지고 이제 2015 한국교회의 이슈와 그 전망을 간략하게 논의해 보고자 한다.

2. 대(對) 사회적 측면에서의 한국교회의 이슈와 전망

2.1. 교회의 공공성(公共性)

교회는 그 자신의 인식여부와 상관없이 항상 세상의 일부로 존재해 왔고, 교회가 서 있는 사회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가운데 역사성을 띄고 성장해 왔다. 그러므로 교회는 사회를 인식하지 않을 수 없고, 사회 역시 교회의 활동이 어떠하냐에 따라 발전 가능성과 함께 후퇴할 수도 있는 공공적인 상호영향 속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교회의 공공적 개념에 대한 논의는 기윤실이 엮어낸 ⌜공공신학⌟(예영커뮤니케이션, 2009.)을 보면 참고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시민사회는 동시대의 교회에 대한 영향력을 어느 정도로 인식하고 있을까?

한국기독교 자체의 조사결과도 나름 있지만 한국교회 밖에서 바라보는 인식의 척도가 어떤가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지난 해 10월 9일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를 통해서 발표된 바가 있다. 만 16세 이상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사회·정치 및 종교에 관한 대국민 여론조사결과’가 그것인데 조사결과 속에 각 종교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 크기를 조사한 내용이 있었다. 조사결과를 보면 5점 만점에 천주교가 3.40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개신교(3.32), 불교(3.27), 원불교(2.37), 이슬람교(2.14) 순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종교별 사회적 기여도는 불교(30.2%), 개신교(20.1%), 천주교(15.8%) 순으로 나타났는데 중요한 것은 사회 발전에 기여한 종교를 묻는 질문에 ‘없다’는 응답이 31.7%나 됐다는 점이다.(대한불교조계종불교사회연구소, ‘한국의 사회·정치 및 종교에 관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보고서’, 2014. 9., 17-18면. 참조.) 이 결과자료를 근거로 기사를 게재한 한 일반언론은 “국민 3명 중 1명은 ‘사회기여 종교 없다’”는 자극적인 제호로 기사를 소개했다.(<서울신문> 2014년 10월 10일자, 17면 참조.)

<표2>

<표3>

조사결과대로라면 모든 종교에 대해서도 그렇거니와 한국교회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일반시민의 인식은 탈(脫)세상종교로 알려진 불교보다도 떨어지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기독교만큼 세상과 긴밀하게 호흡하는 종교가 있는가? 이 점에 있어서 신학적, 역사적 논증은 굳이 필요치 않으리라고 본다. 사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공적인 제자도를 위해서 무한한 노력을 해 왔고, 신앙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사화(私事化)를 경계하면서 교회 안의 소금과 빛이 아니라 세상 속의 소금과 빛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수없이 강조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비기독교인과 타종교인들의 시선은 여전히 한국교회를 공공인식이 부족한 공동체로 보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런 현상은 세월호 참사 이후 가톨릭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시에 보여준 극대화된 공공성을 띤 행보는 더욱 한국기독교를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이런 점에서 21세기 대한민국 사회의 구성원들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공통의 주제(통일, 교육, 경제, 복지, 문화 등)에 대하여 자신들만의 천국이 아닌 시민사회 속으로 떳떳하게 걸어들어 가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공공성을 담지한 공동체가 되는가? 하는 것이 2015년의 대사회적으로 한국교회가 당면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

2.2. 교회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 대한 강력한 요청

모든 정보가 칸막이 없이 흐르고, 외부에 가감없이 알려지는 정보화 사회의 현실 속에서 한국교회는 더 이상 고립된 섬이 아니다. 이제는 “우리끼리 이야기인데...”라는 표현은 사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말이 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교회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그 책임을 요구받을 수밖에 없고, 내부적 논의가 언제나 세상에 알려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특히 사회적으로도 영향이 끼쳐질 수밖에 없는 현안에 대해서 대한민국 사회는 냉철하게 한국교회에 대해서 사회적 책임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가장 큰 실례로 지난 해 연말 일반언론 종교면을 뜨겁게 달구었던 기사가 있다. 바로 ‘종교인 과세’ 문제다. 해묵은 논쟁으로만 비쳐졌던 이 이슈가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지난해 11월 19일 종교인 과세 문제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산하 조세소위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사안을 놓고 일제히 일반언론들은 이에 대한 기사나 논평을 쏟아내 놓기 시작했다. ‘연 수입 17조…가난한 이웃엔 4%, 교회가 세금납부 거부하는 이유? - 종교인에 세금 부과 않는 유일한 나라는 대한민국 막대한 수입과 불투명한 회계 드러날까 두려운가’라는 제하의 한 일간지 칼럼에서는 이런 내용까지 들어있었다.

“종교인의 근로소득에 대해 납세의 의무를 부과하지 않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다. 나아가 종교법인에 대해 법인세, 상속세, 부가세, 지방세, 취득세, 재산세 등에서 온갖 특혜를 주는 것도 거의 유일하다.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납세의 의무를 지우고 있으니, 이 나라 종교인 특히 개신교계는 신성가족이다. 이들은 이 나라를 신정일치의 중세시대 혹은 온갖 잡신들이 설치는 고대부족사회로 회귀를 꿈꾸는가보다.”(<한겨레신문> 2014년 11월 26일자 A4면 참조.)

한국교회 전체를 둘러보지 못한 지나친 평가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지금 한국교회는 어느 나라에 속한 공동체인가?”를 묻고 있는 칼럼이다. 사실 종교인 납세문제 외에도 지난 한 해 구원파와 관련된 세월호 관련법제정, 동성애인권법과 같은 사회와 연접하여 일어나고 있는 사안들은 2015년에도 계속해서 한국교회로 하여금 그 대답을 요구하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교회의 다양한 신앙적, 신학적 스펙트럼으로 인해 정돈된 입장을 내 보일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이 땅의 비그리스도인들이 계속해서 날 선 비판을 할 때 과연 우리는 어떤 대안을 가져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 선교 130년을 맞는 한국교회의 내적 고민이라고 판단된다.

2.3.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

지난 한 해 온 국민을 힘들게 하고 그 상처가 여전히 치유되지 않은 세월호 사건이 일어나고 기독교는 구원파 때문에 난데없는 홍역을 앓았다. 사건이 벌어지자 유병언의 구원파가 세월호의 실소유주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교회는 기독교를 잘 모르는 일반국민들로부터 ‘교회 다니는 자들이 이번 참사를 일으켰다’는 오해와 비난 앞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뜬금없이 이런 상황에 직면하게 된 이유는 매스컴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지난 2013년에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에서 실시한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 조사결과’에서 비기독교인들에게 한국교회 활동과 기독교 관련 이미지 형성에 영향을 끼치는 주된 요인이 무엇인지 질문한 결과 ‘매스컴 보도’가 38.8%로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되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주변 교인들의 언행’이 26.3%, ‘인근 교회의 활동’ 19.1%, ‘목회자/교회 지도자들의 언행’ 15.7% 등의 순이었다.(한목협, ‘2013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 보고서-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 도서출판 URD., 2014., 185면 참조.) 결국 거의 40%에 육박하는 비기독교인 응답자들이 TV나 신문 등의 주요 언론 매체를 통해 한국 교회의 활동을 알게 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매스컴과의 소통은 한국교회가 꾸준하게 풀어야할 핵심과제라고 할 수 있다.

<표4>

연일연야 구원파에 대한 매스컴의 보도 홍수 속에 참사에 격앙되어 있던 일반시민들은 참사의 근본 원인을 제공한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를 정통교단인 ‘기독교<한국>침례회’로 혼동하기에 충분했다. 이런 사태 속에서 ‘기독교한국침례회’ 교단과 교단이 가입된 연합기관들은 이단집단인 구원파와 교단명을 혼동하지 말 것을 알리는 호소문을 발표하기에까지 이른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반국민들은 ‘교회’라는 단어만 붙으면 그것이 이단이 되었든 사이비가 되었든 모두 기독교로 인식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하여 지난 해 한국교회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핵심자리에 임명된 크리스천 리더들의 교회 내 강연 동영상 발언 때문에 또 하나의 홍역을 치루었다. 강연이 교회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었고, 교회의 직분자라는 점을 십분 감안해 달라고 아무리 해명을 해도 비그리스도인들의 시각은 수용하려고 하기 보다는 더 이상 변명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더 나아가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후보자와 중첩시켜 오히려 기독교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분위기로 내달았다.

대부분의 교계언론들이 2014년에 일어난 10대 사건으로 꼽은 이 두 사건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일반국민들은 교회의 언어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고, 아무리 설명해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시민사회 속에서 같은 과제를 놓고 일반국민들과 부딪혔을 때 교회 울타리 밖에 있는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논리의 방식으로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이슈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교회는 2015년에도 이중언어(교회의 언어와 사회적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에 초점을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3. 한국교회 내적 이슈와 전망

3.1. 교세감소로 인한 세대 사역에 대한 고민과 관심

3.1.1. 다음세대 사역에 대한 고민

한국교회의 교세감소 현상은 2005년 통계청이 인구주택총조사에서 한국교회 성도 수를 전체 인구의 18.3%인 약 860만 명이라고 발표한 이후 계속 감소세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특히 염려가 되는 세대는 다음세대다. 교회의 허리인 청년들이 사라지고 있고,  자발성을 띠고 교회를 나오는 대학생과 청년들을 ‘천연 기념물’이라고 불러주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교세감소는 한국교회 내적으로 가장 큰 이슈다. 매년 각 교단이 총회시즌 때 마다 보고하는 교세현황을 종합해 보면 다음세대, 대학청년부의 비율은 전체 교인비율의 5% 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생 중 단 2%만 교회를 다닌다는 이야기도 있다.

국민일보 종교부의 조사에 따르면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는 ‘유년부’ ‘초등부’ ‘소년부’로 나눠 제작했던 초등학생용 교회학교 교재를 지난해부터 ‘저학년’과 ‘고학년’ 2종으로 줄였다. 현장도 마찬가지다. 상당수 교회들이 중등부와 고등부를 나누지 않고 ‘중·고등부’ ‘청소년부’ 등으로 통합해 교회학교를 운영한다. 예장통합 교육자원부는 올 초 총회 소속 교회 8383개 중 절반가량은 교회학교 학생이 한 명도 없고, 6000여 곳은 교육전도사가 없다고 발표했다. 예장합동의 경우 공식 통계를 내진 않지만 교단 소속 교회 중 50% 정도는 교회학교가 없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각 교단의 교회학교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교육국에 따르면 기감 소속 교회 아동부 학생의 수는 2004년 27만1922명에서 2013년 17만6176명으로 9년 만에 10만 명 가까이 줄었다. 2004년 이후 매년 평균 1만 명 이상 줄어든 셈이다. 예장통합도 소속 교회학교 어린이(유년·초등·소년부) 수가 2004년 27만1235명에서 2013년 17만8438명으로 줄었다. 예장고신이나 기독교대한성결교회도 교회학교 학생 수가 감소하거나 제자리걸음을 보인 것으로 파악되었다.(<국민일보> 2014년 11월 28일자 미션면 참조.)

<표5>

물론 이 같은 결과가 초래된 데에는 저출산 현상에 따른 어린이·청소년 인구의 감소가 큰 영향을 미친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런 외부적 요인만이 아니라 1등이 아니면 그 외는 모두 실패한 인생이라는 세속적 가치가 교회 내에도 진입하면서 입시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양보할 수 있다는 어른 성도들의 의식이 이런 결과를 초래한 주된 요인이라고 교회학교 지도자들은 탄식한다. 실제로 교회교육 일선에 있는 사역자들은 교회 내 주요 임직자들 조차도 자녀들이 예배를 드려야할 시간과 학원공부시간이 충돌하면 거의 우선순위를 학원에 두는 상황에서 신앙의 계승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결국 신앙으로 세워져서 믿음의 세대계승을 해야 할 다음세대가 다른 세대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교회와 가정이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가 2015년은 물론이고 계속해서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3.1.2. 노인 세대 사역에 대한 관심

2015년 대한민국 사회가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사회’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UN이 정한 기준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 중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라고 부르고,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그리고 20% 이상이면 ‘초고령화사회’다. 지난 해 9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전체 인구 중 12.7%로 우리나라 5가구 중에 1가구는 고령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2024년에는 19.0%, 2034년에는 27.6%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베이비부머(1955년-1963년 사이에 태어난 인구)가 포함된 준고령자는 전체 인구 중 20.8%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통계청, ‘2014 고령자 통계’ 자료집, 2014. 9. 29., 4면 참조.)

또 한 가지 주목할 사실은 2005년 국내 총인구가 4704만 여명 이었을 때 65세 이상 기독교인은 76만 여명이었다고 통계청은 발표했다. 현재 국내 총인구가 5000만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령 기독교인은 약 81만 명으로 추산된다는 것이 노인사역 전문가들의 견해다.(<국민일보> 2014년 12월 5일자 미션면 참조.) 결국 교회 내 노년인구의 급속한 증가는 현실이 되었고, 건강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상황에서 은퇴시기에 접어든 베이비부머 세대에 대한 교회 내에서의 역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영적인 동기부여는 2015년 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는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지고 대안을 마련해야할 이슈로 등장했다. 곧 은퇴시기를 맞이하게 될 베이비부머시대를 ‘뉴 시니어’(New Senior)세대로 규정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는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고령화에 걸 맞는 노년목회의 모델을 제대로 만들어 나가지 못하고 있다”(손의성, ‘성공적인 노년목회와 사별목회, 어떻게 할 것인가?-교회갱신협의회 세미나’ 자료집, 2014. 11. 17., 8면 참조.)는 노인사역 전문가들의 탄식은 곱씹어 들어야 할 대목이다.

3.2. 새로운 형태의 교회운동

지금 한국교회는 정보독점이 어렵게 된 고도로 다원화된 탈현대화 사회다. 이런 상황 속에서 종교사회학자들은 현대인들은 기존의 종교교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자신의 입장에서 취사선택을 해서 자기 자신의 종교를 만드는 경향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정재영, ⌜한국교회 10년의 미래⌟, SFC, 2012., 149면 참조.) 실제로 이런 경향은 영성도 추구하고 기독교인이라는 정체성은 가지고 있지만 특정한 교회에는 소속하지 않으려는 ‘가나안(거꾸로 하면 안나가)성도’들이라는 독특한 명칭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을 출현시켰다. 이들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하게 집계할 수는 없지만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의 정재영 교수는 가나안성도들이 모인 교회 현장 세 곳을 직접 탐방하고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적고 있다. 첫째, 적은 수가 모여서 공동체적인 환경에서 인격적인 교제를 하고, 리더십을 공유한다. 둘째, 주일 오후의 편안한 분위기에서 예배로 모이고 주일 이외에는 주중에 사역을 위한 다른 모임을 가지지 않는다. 셋째, 예배 후에 그날 설교를 중심으로 나눔을 갖는다.(같은 책, 242-243면 참조.)

제시된 공통점에서 발견된 가나안 성도들이 모이는 교회의 특징은 “적은 수, 인격적 교제, 리더십 공유, 편안한 분위기, 사역 보다는 예배, 말씀 나눔이 있는 소그룹”이라는 단어들로 정리된다. 결국 개인의 판단과 인격성이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의 영성공동체를 선호하는 것이다.

2013년 목회사회학연구소는 이런 가나안성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결과를 발표하는 세미나에서 그 수가 100만 정도는 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고. 잠재적 가나안성도들의 수가 한국교회 안에 상상외로 많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가나안성도들이 제도권교회를 떠나 자신의 성향에 맞는 교회를 찾아 나서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원해서”가 30.3%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목회자에 대한 불만”이 24.3%, “교인들에 대한 불만”이 19.1%, “신앙에 대한 회의”가 13.7%, “시간이 없어서”가 6.8%라고 발표했다.(목회사회학연구소,  2013 가나안 성도 '갈 길 잃은 현대인의 영성' 자료집, 2013. 4. 25., 13면 참조.)

<표6>

그래서 성도들의 이런 경향성을 주목하고 이 시대에 하나님이 무슨 일을 하려고 하시는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면서 사회적 환경변화를 유념하고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동참하기 위한 대안적 교회운동이 2015년의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기존교회에서 분립개척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이미 고전이다. 대안적 교회운동을 보면 목회자들의 합의에 의한 공동 개척목회, 한 건물 내에 두 교회가 존재하는 형태, 예배 공간이 따로 없는 사이버교회, 주중에는 카페나 문화 공간 및 도서관으로 건물을 사용하고 주일에만 예배로 모이는 교회, 문화목회, 다문화가족들과 같이 특정인들이 모이는 특성화 목회, 일정한 수만 되면 무조건 분립해서 성도들과의 인격적인 교제에 초점을 맞추는 작은 교회 운동 등 다양한 유형의 교회들에 대한 관심이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여전히 양산되는 목회자들의 수를 감안할 때 기성교회로의 진입장벽이 높은 현실 속에서 새로운 유형의 교회개척을 통해 또 다른 직업을 가지고 생계를 유지하려는 ‘목회자 이중직’도 함께 2015년의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3.3. 이단 사이비 문제

2015년에 들어와 한국교회는 여전히 이단과의 전쟁 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BS기독교방송을 비롯해서 기독교간지인 국민일보는 계속해서 특정 이단과 법정 소송중인 상태이고, 한국교회 연합기구 가운데 보수적인 연합기구는 이단옹호 문제로 사실상 갈라져서 여전히 갈등 중에 있다.

그렇다면 교회 현장과 성도들은 과연 어느 정도로 이단들의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일까?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교단이 2013년 지난 해 3월부터 11월까지 전국 16개 시·도의 합동 교단 소속 담임 목회자 63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기독교 이단활동 실태’ 결과를 보면 예장합동 소속 교회 4곳 중 1곳은 이단 단체의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교회 및 교인에게 가장 많은 피해를 끼친 이단으로 꼽은 것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인 것으로 드러났다. ‘교회가 이단 피해를 본 일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25.9%가 ‘그렇다’고 답했고,  ‘피해 유형’은 ‘교인 미혹’이 80.8%로 가장 많았고, 교회 혼란(15.0%)과 교회 분열(4.1%) 등의 순이었다. 교인(또는 가족) 피해 유형은 가출(22.7%)이 가장 많았다. 또 가정파탄(15.5%)과 이혼(7.3%), 가정폭력(1.8%) 등이 뒤를 이었다.(<국민일보> 2014년 2월 14일자 미션면 참조.)

<표7>

<표8>

한 기독교언론의 주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언론인이 전언하는 바에 의하면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 당시 864만 명으로 파악된 개신교인들 가운데 약 150만 명 정도는 이단 사이비 교파에 포섭된 신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해가 바뀌어도 이단들의 활동은 더욱 교묘하게 적극성과 공격성을 띠고 한국기독교를 향해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이단문제는 2015년 한국교회의 핫 이슈임이 틀림없다.

3.4. 한국교회 연합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많은 경우 자신이 왜 그 교파와 교단의 교인이 되었는지 모르면서 계속해서 그 교파와 교회에 소속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장로교인으로서 왜 고신, 통합, 합동, 기장, 대신, 개혁, 백석, 합신 등에 속해 있는지, 감리교회, 성결교회, 침례교회, 루터교회, 성공회, 순복음교회의 교인이 왜 되었는지를 잘 모르고, 그저 부모님이 장로교인이기 때문에 자신도 장로교인이 된 것이고, 어느 동네에 살면서 어릴 때부터 가까운 교회에 다니다 보니 감리교인이 된 경우와 친구 좋아서 따라다니다가 순복음교회 교인이 된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한국교회 성도들을 붙잡고 물어보면 열이면 아홉이 지금은 교리나 무슨 의식 때문에 교회를 선택하고 있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특별한 근거자료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이 부분에 대해서 뜻있는 분들은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학적 특성상 교파가 나누어져 있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본질적인 이유가 아닌 비본질적인 문제로 인해 이리 저리 분열되어 있는 한국교회의 현상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특히 한국교회를 대표한다고 자임하는 연합기구의 분열양상과 선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해라고 입은 모으지만 정작 부활절연합예배와 같은 연합행사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벌써부터 일어나는 불협화음과 우후죽순처럼 벌어지는 각 단체별 기념행사는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얼마 전 교계원로 목사님 한 분으로부터 “해방 전 한국교회가 해방을 위해서 참 많이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해방이후 한국교회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전혀 준비하지 않아서 한국 사회가 혼란에 빠졌던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라는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던 적이 있다. 해방 70주년, 분단 70주년을 맞이하면서 2015년 한국교회는 통일에 대한 기와 논의, 그리고 수많은 행사를 치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통일이후 한국교회는 무엇을 하며, 이 민족을 위해서 어떤 역할을 감당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한국교회 전체가 겸손한 마음으로 라운드 테이블에 앉아 본 적이 없다.

말도 되지 않는 시한부 종말론자가 나타나서 성도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어도 권위있게 지도할 수 있는 하나 된 협의체가 없는 한국교회, 하나님과 하나 되도록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의 부활을 기뻐해야 할 부활절예배 조차도 ‘연합’이라는 이름을 떼어 버려야 할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는 것이 한국교회다. 이런 현실 앞에서 주요 교계언론사 기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통일시대를 앞두고 한국교회의 연합논의는 필수불가결적”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교회 연합에 대한 논의는 해방 70주년과 선교130주년을 맞는 한국교회의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지역교회의 풀뿌리 연합운동과 교회가 연합하여 수행할 때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올 수밖에 없는 목회자의 자기갱신운동과, 통일을 비롯한 사회적 섬김 등의 사역에 기구적이고 제도적인 연합추구보다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목회자들의 연합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4. 맺는말

사회적으로나 교회적으로 뜻 깊은 2015년이 열렸지만 지금 한국교회는 머리 깎인 삼손과 같은 형국을 맞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최근이라고 할 수 있는 2014년 초에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발표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는 5점 만점에 2.62점이었고, ‘신뢰한다’는 응답을 보였다.(기윤실, ‘2013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발표 세미나 자료집, 2014. 2. 5., 11면 참조.)

<표9>

2008년의 조사결과 보다 “조금 나아졌지 않는가?”라고 하기에는 여전히 부끄럽다. 조사를 담담했던 리서치회사의 대표는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기업마인드로 말하면 “한국교회는 불량품”이라는 어록을 남겼다.

그렇다면 수많은 행사가 계획된 2015년을 지나면 한국교회의 이미지가 좀 더 긍정적으로 올라갈까? 2007년 평양대부흥백주년 기념행사를 치른 이후의 한국교회가 받은 점수를 볼 때 2016년 초에 보고될 사회적 신뢰도의 큰 상승폭을 가져올 것 같지는 않다.

이런 상황을 직시할 때 2015년 한 해 동안 교회를 앞서 섬기는 지도자들에게 어떻게 기독교의 진리와 교회의 존재이유를 변호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더 이상 남의 문제가 아니다. 처음에는 하나님의 사명을 수행하던 교회(Missional Church)로 서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사역만을 하는 교회(Ministry Church)로, 그리고 이후에는 유지에만 급급한 교회(Maintenance Church)로 이동했다가 마침내 박물관 교회(Museum Church)로 전락해 버린 서구교회의 전철을 통찰하면서 한국 교회와 기독교가 과연 어떤 대안을 가져야 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이라도 2015년 한 해 동안 어떤 행사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해서 기독교의 역사를 과시할 것인가 하는 자세를 겸손하게 내려놓고 보다 깊은 신학적 성찰 속에 세대의 변화를 알아보고, 변함없는 진리의 복음을 친절하게 설명하며 하나님의 사명을 실천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 지혜와 뜻을 모으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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