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우리의 행함을 지켜보고 계십니다

▲  정평수 저, 생각의창고, 2014-12-25, 365쪽, 12000원
평소 존경하는 목사님의 회고록이 나왔기에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그 분의 삶은 어떠셨을까 궁금했고 목회는 어떻게 하셨을까 궁금했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면서 목사님이 지나오신 가난하고 어려웠던 삶에 가슴이 아팠다.

'이렇게 사셨었구나...'

언젠가 정평수 목사님께서 들고 다니시는 가방을 우연히 본 적이 있다. 아주 오래된 가죽 가방이었는데 손잡이가 유난히 낡아서 ‘요즘도 저렇게 낡은 가방을 쓰시는구나’ 하며 조금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평수 목사님의 삶이 겉치레가 없는 단순한 삶, 검소한 삶, 목자의 삶을 살으셨던 것을 진심으로 공감하게 되고 그래서 그 오래된 가방이 당연하셨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주님을 섬기는 사역자들은 참 가난하고 어려운 분들이 많은데 정 목사님도 예외는 아니었다. 교회를 개척하고 가가호호 방문하며 사모님과 함께 전도하시고 한 영혼 한 영혼이 교회로 돌아올 때의 글을 읽을 때는 나 역시 그 전도의 현장에 있었던 듯 마음이 흐믓하고 기쁨이 넘쳤다. 마치 목사님 바로 앞에서 따뜻한 차를 나누며 옛날 얘기를 듣는 듯 진솔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정말 사고였다. 교회가 있는 4층에서 아이들끼리 놀다가 난간 틈사이로 이동영 집사님 아들 3살짜리 은일이가 지하 1층으로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은일이의 침대를 붙잡고 일평생 그렇게 간절한 기도를 드려본 적은 없는 것 같다. ‘하나님 은일이를 살려주세요! 나는 울며 무릎 꿇고 기도했다. 간절히 기도할 때 손이 떨리며 흘러내린 땀으로 내 몸은 젖어 있었다. 의사는 죽어가는 아이를 붙잡고 기도하면 살아나겠느냐는 한심스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기적이 일어났다. 입술을 파랗게 떨면서 죽어가던 은일이의 입술에 핏기가 돌면서 긴 숨을 내쉬는 것이었다......”

35년 동안 목회를 하시면서 기뻤던 일과 슬펐던 일, 그리고 기가 막히게 힘들었던 일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장을 넘기면서 나도 함께 울고, 함께 가슴 졸이고, 함께 기뻐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순종하며 무릎으로 나아가는 한 명의 겸손한 목사를 통하여 하나님은 예비하신 복들을 아낌없이 부어주셨다.

이 책은 대단히 성공한 목사의 이야기도, 유명한 목사의 이야기도 아니다. 거의 대부분의 무명한 목사들의 꾸밈없는 목회와 삶의 진지한 나눔이다. 하나님은 오늘도 이런 분들을 사용하셔서 자신의 양들을 먹이고 계신 것을 기억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리고 묵묵히 사역하시는 목사님들께 감사드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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