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것과 닳은 것’ 무엇이 더 가치 있을까요? 어떤 분이 카카오톡 프로필에 “녹스는 게 두렵지, 닳아 없어지는 것은 두렵지 않아!”라고 써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참으로 멋진 말입니다. 어차피 지나가는 인생을 헛되이 살지 않으려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그 글을 읽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오랫동안 잘 쓰지 않아 낡고 녹슬고 있는 인생인가, 아니면 열심히 사용해서 닳고 닳아가는 인생인가? 나 역시 후자이고 싶습니다. 주님이 주신 삶을 주님의 나라를 위해 닳고 닳도록 쓰임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장로님께서 많이 연약해지셨습니다. 학교에서는 고3 학생들 담임선생님으로 애쓰시면서, 또 교회에서는 그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주님을 위해, 맡겨진 영혼을 위해 충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계십니다.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면 몸을 사리지 않고 앞장서고 있고, 그러다보니 육체, 시간, 재정 등이 닳고 닳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장로님을 곁에 두고 동역하고 있는 나는 누구보다도 행복한 목사입니다.

장로님뿐이겠습니까? 우리 교회 성도님들 중에도 그런 분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지난 이틀 동안 겨울 맞을 준비로 교회김장을 했는데, 많은 성도들이 교회에 나와서 정성껏 섬겨주셨습니다. 한동안 주일 식탁이 더욱 즐거워질 것 같습니다. 그들에게는 이틀이라는 시간이 교회와 성도 섬기는 일로 닳아진 것입니다. 그래도 아깝지 않을 것입니다. 하늘에 쌓아두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고 도둑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둑질도 못하느니라. 네 보물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마 6:20~21).

오랜 시간 쓰지 않아 녹슬어 버릴까 두렵습니다. 몸이든지, 시간이든지, 재능이나 물질이든지 자꾸 사용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녹슬어 버려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집니다. 얼마나 아까운 일입니까? 하나님이 주신 것들인데, 그 육체, 시간, 재능, 물질 등을 사장시켜 버린다면 인생을 헛되게 하는 것입니다. 주인이 맡겨놓은 한 달란트를 감추어 둔 무익한 종과 다를 바 없습니다(마 25:24~30).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사용하기만 하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고 도둑질하느니라”(마 6:19)고 하셨습니다. 땅의 것을 생각하고, 땅의 것을 위해 쓰는 것도 결국에는 녹이 슬고 도둑맞는 일이라고 하십니다. 영적으로 가치 있는 일에 올바르게 사용해서 닳아져야 합니다.

지난 11개월을 어떻게 지내온 것 같습니까? 녹슨 것은 아닙니까? 안됩니다. 닳아져야 합니다. 주님과 복음을 위해 닳아지는 것을 기뻐합시다. 십자가 지고 주님 따라가면 제대로 닳아지게 될 것입니다. 한 해의 마지막달을 기도하면서 닳아 없어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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