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목협 제26차 열린대화마당

열린대화마당의 논찬자로 부름받게 된 것을 감사하게 됩니다. 열린대화마당이 기획된 본래의 의도가 세월호 참사로 새로운 차원을 부여받게 되었습니다. 논찬자가 이 자리에 부름받게 된 것은 한목협이 한국교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서 노력해 왔던 시기에 한목협의 상임총무로 섬겼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분의 발제자는 이구동성으로 한국교회는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강조하면서 그 위기가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어 있는가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 분은 신학적이고 종교사회적인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고 다른 한 분은 사회과학적인 관점에서 진단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위기가 오는 원인으로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인구의 감소에 따른 교회성장의 한계상황/ 한국교회의 교회의 분열과 이단들의 준동/ 반기독교 세력의 교회파괴 책략/ 교회들의 물량주의적 성과주의와 이기적인 기복신앙/ 교회지도자들의 교권다툼과 교회의 세습화/ 목회자들의 윤리적 타락으로 사회로부터의 신뢰를 상실 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두 분의 발제자는 이러한 위기에 직면한 한국 기독교가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갈 수 있는 역량과 동력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깊은 회의를 나타내면서도 나름대로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두 분의 한국교회 위기극복에 대한 제안에 동의하면서 논찬자는  한목협이 한국교회의 일치와 연합의 노력을 통해 위기에 직면한 한국기독교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진력했던 경험을 나눔으로 오늘의 주제에 대한 토론의 단초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1. 연합과 일치를 위한 모험

1.1 열린 보수와 열린 진보의 만남

1998년 11월에 창립된 한목협은 냉전시대의 종국과 함께 도래한 21세기의 시작과 더불어 탄생한 목회자들의 협의체입니다. 한국 기독교의 에큐메니칼 진영에 속한 교회들은 그동안 사회변혁을 통한 하나님나라 운동에 관심을 기울인 나머지 복음의 중요한 과제인 개인 구원에 대한 열정을 상실한 것을 반성하고 전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른 한편 복음주의 진영도 로잔언약을 계기로 그동안 개인 구원에만 관심을 기울인 나머지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한 복음의 파라다임에 대한 성찰과 더불어 세계구조의 번혁을 선교의 중요한 과제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한목협의 탄생의 의미를 이만열 교수는 “열린보수와 열린진보의 만남”으로 해석하면서 한국기독교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하였습니다.

일치, 갱신, 섬김을 비전으로 설정하고 출발한 한목협은 한국교회가 수많은 교파로 나누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고 있는 연합기구마저 진보와 보수 진영으로 나누어져 일치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어 사회적인 신뢰를 얻지못하고 있는 현실을 위기로 인식하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연합을 통한 한국교회의 공교회성을 확보하기 위한 모험을 시작하였습니다.

1.2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교단장협의회의 출범

한국교회의 연합을 통한 일치를 위한 노력은 세계교회가 일치운동 가운데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였습니다. 세계교회 일치운동은 당분간은 하나의 직제와 신앙을 가진 하나의 교회를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지붕 아래 모인 연방연합을 통해 일치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즉 다양한 전통을 가졌으나 삼위일체 신앙을 고백하는 기독교회들이 서로의 역사와 신학을 인정하고 협의체를 구성한 것입니다. 이러한 모형이 세계교회협의회와 세계복음주의연맹인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이 모델에 따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조직된 상태였습니다. 한목협은 이 두 협의회를 한 협의회로 재조직함으로써 한국교회의 사회적 공공성을 확보하고 한국 기독교의 일치를 드러내고자 하였던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교단장협의회’(The Association of general Moderators for uniting Korean Churchs)를 결성하는 모험에 뛰어들었습니다.

우리는 먼저 교단장협의회에 참여할 수 있는 교단들의 기준을 설정했습니다. 그 기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단시비가 없는 교단, 2) 정관에따라 총회와 지방회(노회)를 가지고 있는 교단, 3) 교육인적자원부의 인가를 득한 신학대학을 목회자 양성기관으로 가지고 있는 교단, 4) 총회장의 주소와 교단 본부의 주소가 다를 것. 이러한 기준 아래 한국 기독교를 조사하니 29개 교단이 이 기준에 들어왔습니다. 그 가운데 26개 교단이 교단장협의회에 참여하여 2001년 12월 17일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교단장협의회’가 탄생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역사적으로 출발한 교단장협의회는 26개 교단 총회에 교단장협의회의 이름으로 “명실공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구를 설립하는 것”을 허락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 26개 교단 중 한 교단만을 제외하고는 모두 교단 총회에서 통과되었습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교단장협의회는 한교협과 한기총에 통일된 연합기구를 위한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대표단을 파송해줄 것을 요청하여 두 기구 각각 6인과 교단장협의회 6인을 포함하여 18인위원회가 구성되어 통일된 연합기구를 위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한목협 상임총무였던 제가 사무총장을 맡고 현 한목협 사무총장인 이상화 목사를 비롯하여 한목협 실무자들이 교단장협의회 실무를 맡게된 것은 당시 교단장들께서 한목협의 일치와 연합을 위한 진정성을 인정하고 신뢰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교단장협의회 탄생과 교단장협의회에 대한 교단장들의 전폭적인 신뢰는 당시 한목협의 상임대표회장이셨던 고 옥한흠 목사님의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리더십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이기도 했습니다.

교단장협의회는 평양대부흥 100주년이 되는 2007년을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원년으로 정하고 여러 차례의 회합을 통하여 양 기구의 통합을 위한 논의를 통해 ‘한국교회연합’(가칭) 이행 로드맵을 설정한 바 있습니다. 우선 부활절연합예배의 활성화를 통해 연합의 분위기를 만들어갔고 사학법개정 등과 같은 한국교회가 직면한 밖으로부터의 도전을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18인위원회는 양 기구에 속한 교단의 50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9인위원회를 구성하고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기본원칙과 전문을 합의한 바 있습니다.

1.3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선언(전문)과 기본원칙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선언

전 문 (前文)

한국교회 연합운동은 1905년 재한복음주의선교회통합공의회로 시작하여 1918년 조선예수교 장감연합협의회, 1924년 9월 24일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로 발전하였으며, 해방 이후 이러한 전통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로 이어졌다. 1989년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새롭게 조직되어 오늘날에는 두 개의 기관이 연합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실로 한국교회는 이러한 연합사업을 통하여 복음화를 통한 구령사역과 함께 한국 사회의 근대화, 민주화, 인권신장과 사회봉사, 평화와 통일운동에 힘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서구교회의 교파선교, 일제 강점기의 신앙의 박해, 해방 이후의 분단과 한국전쟁, 세계 여러 곳의 인권유린 사태, 권위주의적인 군사독재 등 역경의 시기에 발생한 신학과 신앙, 사회 윤리적 문제에 대한 대처방법 차이로 인해서 분열의 아픔을 겪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예언자적인 선교활동을 멈추지 않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놀라운 교회 성장의 열매를 거두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에 이르러 내적으로는 지나친 분열, 타락과 일부 교회의 자정능력의 상실로 인하여 사회적 비난을 초래하였고, 외적으로는 남북한이 극단적인 대립관계를 청산하고 통일의 길을 공동 모색하는 변화된 상황을 맞게 되었다.

이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그리고 한국교회 연합을 위하여 2000년 12월에 설립된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교단장협의회’는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의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엡 4:3) 하신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 분열의 죄책을 고백한다. 더불어 우리는 지난 일 백여 년간의 교회 연합 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 개인과 사회의 복음화를 통하여 민족과 사회에 대한 교회의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명실 공히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구를 결성하기로 합의하고, 다음과 같은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기본원칙의 구현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기본원칙

1. 하나의 신앙고백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삼위일체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는 하나의 연합기구를 조직한다.
2. 교회의 책임완수
다양성 속의 일치를 지향하며, 선교와 사회적 책임을 함께 수행하기 위하여 하나의 연합기구를 조직한다.
3. 연합 운동의 계승 발전
한국교회 연합 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계승하고 이를 더욱 발전시킬 하나의 연합기구를 조직한다.
4. 한국교회의 공 교회성
우리 사회와 세계 교회 속에서 한국교회를 대표하고, 각 교단이 대표를 파송하여 관련 사안을 책임있게 결정하고, 실천할 수 있는 하나의 연합기구를 조직한다.
5. 공동 선교와 협력
복음선교와 사회봉사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교단을 초월하여 서로 협력하고, 지역 사회에서 개교회주의를 넘어선 연합 활동을 벌이는 하나의 연합기구를 조직한다.
6. 연합 정신의 확산
기존 연합기구의 연합을 넘어서서 지역별, 영역별, 과제별, 또 개교회들과 여러 기독교 단체들이 새로운 한국교회 연합기구를 조직하는 과정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연합과 일치를 경험하고, 실천하도록 노력을 기울인다.
7. 미래를 향하여 열린 연합
하나된 연합기구의 조직은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목적이거나 최종 결과가 아니라 시작이며, 분열된 교회들의 연합, 건전한 신학교육을 통한 한국교회의 궁극적인 일치를 지향한다.

※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선언 전문과 기본원칙은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모임’(교회협, 한기총, 교단장협)의 9차례의 회의와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9인위원회’가 12차에 걸쳐 회의한 결과 제5차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모임’에서 채택한 것입니다.

1.4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이해와협력위원회 구성

한목협의 한국교회연합을 위한 노력은 2004년초에 구성된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이해와협력위원회’의 구성을 통하여 활성화되는 듯했습니다.

이해와협력위원회는 양 기구 대표 각 5인과 교단장협의회를 대표한 3인의 창구위원을 포함하여 13인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런데 교단장협의회의 한국교회 연합을 통한 일치의 노력은 이 지점에 이르러 더 이상 미래를 향하여 나아갈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당시 한교협의 50대 목사들이 한교협을 대표하는 위원들에게 강력한 압력을 행사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교단장협의회의 중매 노력은 또 다른 카이로스의 시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필자는 그후 대표회장의 임기를 마친 옥한흠 목사와 함께 한목협의 실무의 일과 교단장협의회의 실무일을 내려놓고 목회 현장으로 떠나야 했습니다.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또 다른 기회는 한기총의 분열과 함께 다가왔습니다. 당시 교단장협의회의 실무를 맡고 있었던 사람으로서 아쉬웠던 점은 만약 교단장협의회가 해체되지 않고 그대로 존속되었더라면 한국교회 연합기구들이 우왕좌왕할 때 한국교회를 연합시킬 수 있는 통합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새롭게 복원된 교단장협의회의 현황을 잘 알지 못합니다. 당시 발제자의 경험을 통해서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한목협의 피나는 노력과 헌신의 과정을 통해 교단장협의회가 조직되었기 때문에 탄력성 있는 기구로 발전할 수 있었고 한국교회의 신뢰를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실무자들은 매년 교단장들이 교체될 때마다 교단장들을 찾아 뵙고 교단장협의회의 출범 의의와 목적과 비전에 대한 세밀한 설명을 통해 6년 동안 흔들리지 않고 교단장협의회가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2. 한국교회 위기극복을 위한 노력

2.1  한국기독교를 대표할 수 있는 통일된 연합기구의 창립

논찬자는 한국교회가 위기의 시대에 한국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한국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교회로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3개로 나누어진 연합기구를 하나로 통합시키는 일이 선결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필자가 선교 동역자로 일한 바 있는 독일교회는 기독교를 대표하는 독일개신교회(EKD)라는 연합기구를 통해 일치, 선교, 봉사, 교육의 과제들을 사회적으로 실천하기 때문에 가톨릭교회와 똑같은 위상과 영향력을 가지고 시대적인 도전과 사회적인 선교의 과제들에 대처하고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독일교회는 주지역총회를 대표하는 감독(총회장)협의회를 구성하고 4년임기로 감독들 중 한 분을 독일 개신교를 대표하는 대표회장으로 독일교회를 대내외적으로 대표하도록 합니다. 연합기구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은 발제자들이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정치행정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그 인격과 인품이 출중한 자들이어야 할 것입니다.

한국 기독교가 한국사회 안에서 한국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해야할 수많은 과제들이 있지만 최우선적으로 연합된 교회 정부을 세우는 일을 성취하지 못한다면 사회 속에서 기독교의 위상과 신뢰를 결코 확보하지 못할 것이며 어쩌면 영원히 민족으로부터 버림받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통일된 연합기구를 통한 공공성의 확보 없이는 한국 기독교는 오늘의 위기를 넘어가지 못할 것입니다.

2.2 일치, 선교, 봉사,교육

연합된 교회 정부는 지금까지 한국 기독교가 개교회적으로, 혹은 교단별로 또는 선교단체별로 산발적으로 행해왔던 일치, 선교, 봉사, 교육의 활동 등을 한국 기독교의 이름으로 통전적으로 협력적으로 행함으로 하나님의 이름을 높일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안에서 사람들의 신뢰를 획득하고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통일된 연합기구의 창출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 시대에 부여한 준엄한 명령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2.3 교회들의 연합을 통한 연합기구의 창출

한국 기독교가 오늘의 위기를 똑바로 인식하고 통일된 연합기구의 형성을 통한 미래를 향한 준비없이는 오늘의 위기의 극복을 위한 발판을 확보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만약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단들이 이 시대적인 사명을 감당하지 못할 때는 개교회들의 연합을 통해서라도 이 과제를 성취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미 복음주의 진영에 속한 목회자들이 한국교회의 위기의 한가운데서 복음주의교회 연합을 결성했다는 소식을 신문을 통해 읽었습니다. 이 과제는 너무도 중차대한 시대적인 과제이기 때문에 오늘을 책임지고 있는 지도자들이 그들의 사적인 이익에 사로잡혀 이 과제를 수행하지 못한다면 하나님께서 다른 사람들을 세워 이 일을 가능하게 하실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2.3 개혁되었고 그리고 항상 개혁되는 교회

오는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종교개혁의 전통을 이어받은 교회들은 새 시대 속에서 종교개혁자들이 발견한 복음의 파라다임의 의미를 새롭게 반추하고 있습니다. 종교개혁의 전통을 이어받은 한국교회는 종교개혁의 빛 아래서 개혁되었고 그리고 항상 개혁되는 교회(ecclesia reformata et semper reformanda)의 정신을 이어가도록 도전받고 있습니다.

한국 기독교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서 종교개혁의 복음 아래서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무엇이 잘못되었으며 무엇을 개혁해야 하는 지를 깊히 성찰하고 깨달아 과감하게 실천하는 용기와 결단이 없이는 새 시대의 도전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입니다. 통일된 연합기구의 창출이야말로 한국 기독교가 이루어야 할 제 일차적인 개혁의 과제입니다. 개혁되었던 교회가 개혁의 대상이 되어버린 참담한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들 자신들이 바로 개혁의 대상이 되어버린 현실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이 개혁의 바탕 위에서 한국교회가 개혁되어야 할 과제들을 하나하나 실천해가는 일은 또다른 중요한 과제라고 믿습니다.

3. 시대의 징조 읽는 믿음

대한민국의 또다른 이름이 세월호라고 하는 말이 우리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것을 한국교회에 대비하여 한국교회의 다른 이름이 세월호라고 빗대어 말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발제자중 한 분이 한국교회가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때의 징조를 읽는 믿음의 예지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동감입니다.

세월호 사건에 기독교가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여러분들도 놀랐고 마음이 아팠을 것입니다. 세월호를 소유한 회사가 소위 ‘구원파’라고 하는 이단 종파에서 운영하는 사업중 하나임이 밝혀졌습니다. 세월이라는 말이 세상을 초월한다는 뜻이랍니다. 생각은 잘했습니다. 믿음으로 사는 것은 세상을 초월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이 사업을 한다면, 세상 사람들과 달리 정의롭고 정직하게 사업을 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세상을 초월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교주와 일당이 사업을 운영한 내막과 그 사생활을 보면 그 탐욕과 부정과 착취의 정도가 세상보다 더 악하게 사는 방법으로 세상을 초월했습니다. 그 내용을 접하면서 여러분은 수치심과 분노를 느꼈을 것입니다. 우리야 “저들은 우리와 다르다. 저들은 이단이다”라고 말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우리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믿는다는 사람들이 모두 저렇게 무지몽매하고, 기독교 지도자들은 모두 저렇게 파렴치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포함하여 한국교회 앞에 산적한 위기를 극복하고 기독교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하여 우리는 연합을 통해 일치를 드러내야 합니다. 이 과제야말로 한국교회가 이 시대에 이룩해야 할 최우선적인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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