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한 차기 정치 지도자는 힌두민족주의자로 다른 종교를 억압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교회 지도자들이 우려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렌두라 모디Narendra Modi는 인도에 분열을 조장하는 바라티야자나타당BJP의 지도자로 차기 총리로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힌두교 민족주의 계열의 구도와 종교 폭력 사태와 관련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기독교계가 그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 사실이 놀랍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모디는 공약을 내걸었다. 지난 1월 시리아 자코뱅 교회의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신자들은 모디가 당선된다고 해도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사실상 그의 발전적인 노력들을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도 경제는 2011년 연 9.3%의 성장세를 기록한 이후 5%대로 추락했다. 인도 내 소수 그리스도인들은 2008년 이후로 정권을 잡아온 의회당Congress Party을 지지해왔다. 그러나 부패와 스캔들, 비효율적인 경제 정책으로 이 당의 위상은 손상됐다.

“의회당은 오랫동안 그들을 지지해 온 빈곤층, 달릿(불가촉천민), 부족들과 소수민족들의 신임을 받는 것이 더 이상 어렵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전 인도 기독교 협의회All India Christian Council 공동 설립자 존 대이얄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같이 밝혔다.

▲ 인도 제1야당인 바라티야자나타당BJP 지지자가 2013년 12월 22일 뭄바이에서 구자라트 주 총리인 나렌드라 모디의 사진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BJP는 2014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모디가 인도 총리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Photo: AFP

인도의 경기 침체는 BJP가 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 극우힌두민족주의자들은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인도를 지배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이들이 기독교와 무슬림에 대항해 폭력 사태를 유발시켰다고 비난하고 있다. 63세인 모디는 2001년부터 인도 서부 구자라트 주 총리로 재임하고 있다. 인도 기업들이 선호하는 신규 직종의 72%가 이 주에 있다.

모디는 최근에 발생한 최악의 종교 폭력 사태에서 거리를 두기가 어려울 것이다. 2002년 2월에 힌두교 시위대가 구자라트 주민 1000명을 죽였는데 사망자의 대부분이 무슬림이였다. 58명의 힌두 순례자가 무슬림 극우주의자들의 소행으로 보이는 기차 방화 사건으로 사망하면서 촉발된 이 충돌은 “대학살”로 불리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모디가 파키스탄에 방화 책임을 전가하면서 무슬림에 대한 공격을 자행했다고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구자라트 주 정부가 방화를 통한 인종학살을 막지 못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2010년 인도 외무부 장관은 당시 사태를  유대인 대학살에 빗대기도 했다.

모디의 정치적 입지는 그가 2002년 사태 당시 저지른 실책에 대해 무죄라는 특별 조사결과가 발표된 후에 급성장했다. 하지만 그를 비난하는 쪽에서는 모디가 힌두교 중산층을 육성하기 위해 소수 종교인들을 차별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영국과 미국은 모디에게 입국 비자 발급을 거부하고 있다.

1200만 기독교를 대표하는 전국교회협의회 회장인 타라나트 사가 주교는 모디가 경제발전을 강조해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모디가 임기에 들어갈 경우 그가 속한 당이 최근에 추진해 온 힌두민족주의자 강령Hindutva를 강력히 시행하도록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 강령엔 강력한 개종금지법, 힌두교에 대한 대중비판 단속, 더 나아가 소수종교 집단에 대한 차별이 들어있다. BJP는 몇 개 주에서 강력한 개종금지법을 추진한 바 있고, 모디 역시 2003년 가장 악명 높은 법안 중 하나에 서명했다.

방갈로 지역 연합신학교 교회학과 덱스터 마벤 교수는 “모디를 바빌론 시대에 유대인 소수자들을 도왔던 느부갓네살이나 다리우스 왕으로 볼 수도 있고, 하나님의 백성을 탄압했던 헤롯으로 여길 수도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새로운 지도자와 새 정부와 함께 일해야 하고 인도 문화 속에서 평화롭게 신앙을 지키며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큰 도전이 될 것이지만 기쁘게 받아들일 만하다.”

※ 본 기사는 크리스채너티 투데이 한국판(www.ctkorea.net) 4월호에 실린 기사에 허락을 받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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