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로 회귀하는 러시아인, 하지만 교회는 아니다

구글의 검색어 사용패턴을 나타내주는 '구글트렌드'로 2005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종교에 대한 검색어 패턴을 보면 '기독교'에 대한 추이는 급격한 감소를 보이다가 2010년을 기점으로 소강 내지는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2011년, 2012년 기독교에 대한 검색이 순간적으로 급증한 것은 한국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사건이 일반언론에 노출되기 시작한 때와 일치한다.

같은 기간 '불교' 및 '가톨릭'의 검색추이를 보면 기독교의 급격한 하락과는 반대로 완만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검색어에 '가톨릭'을 사용한 것은 '천주교'보다 '가톨릭' 사용빈도가 월등히 높았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여러 보고서에서 나타내고 있는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 조사와 흐름을 같이 한다. 전세계에서 검색한 각 종교의 흐름도 기독교 감소, 불교/천주교 정체를 보이고 있다.

 

전세계적인 종교성의 하락과는 별개로 종교로 회귀하는 러시아인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조사프로그램(International Social Survey Programme, ISSP)의 보고서는, 최근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러시아를 바라보는 또다른 시각을 제공해 준다.

종교로 회귀하는 러시아인, 하지만 교회는 아니다

소련연방의 해체 이후 러시아정교회로 회귀하는 러시아인이 지난 20년간 급증하고 있다. 러시아정교회를 믿는다고 응답한 러시아 성인들은 1991년 31%에서 2008년 72%로 급증했다.

약 50개국의 사회과학자로 구성된 국제사회조사프로그램(International Social Survey Programme, ISSP)에서 1991년, 1998년과 2008년 세 차례에 걸쳐 조사한 데이터의 흐름을 퓨리서치센터에서 분석한 결과, 같은 기간 동안 종교가 없다고 응답한 러시아인은 61%에서 18%로 떨어졌다. 그리고 이슬람교, 개신교와 천주교 등 다른 종교를 믿는 러시아인의 비율은 1990년대에 증가하다가 다시 평준화되었다.(러시아의 무슬림 인구는 실제와 다를 수 있다. 가장 최근의 ISSP 조사는 러시아인의 5%가 이슬람교도였지만, 다른 조사에서는 다소 높은 추정치를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몇몇 측정가능한 종교적 믿음은 완만하게 증가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적어도 "다소" 종교적이라고 응답한 러시아 성인들은 1991년 11%에서 2008년에 54%로 증가했다. 그리고 “하나님을 믿는다”고 응답한 러시아인들은 같은 기간 동안 38%에서 56%로 상승했다.

하지만 러시아들의 종교로의 회귀가 교회로의 회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ISSP 데이터에 따르면, 열 명 중 한 명의 러시아인들이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종교 행사에 참석했다. 한 달에 한 번 또는 수시로 출석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1991년 2%에서 1998년 9%, 2008년 7%였다. 이것은 많은 수의 러시아인들이 이제 자유롭게 러시아정교회 또는 다른 종교를 선택하지고 있지만, 과거보다 훨씬 더 진지한 자세로 종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변화하는 러시아의 종교 지형

수세기 동안, 러시아정교회는 러시아의 지배적인 종교였다. 하지만 1917년 볼셰비키 혁명과 공산당의 국가적 지원을 바탕으로 한 무신론의 여파로 20세기 초에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 기간 동안, 많은 수의 성직자들이 투옥되었고 교회는 다른 용도로 전환되거나 파손되었으며, 공개적으로 신앙을 표현하는 사람들은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없었고, 명망 있는 대학에 입학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이 수치는 공산주의 체제하에서도 여전히 소수의 러시아인들이 러시아정교회 또는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들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러시아정교회의 급증이 러시아인들에게 새로운 신앙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1991년 소련의 붕괴 후, 1998년 사이에 러시아정교회와 다른 종교의 비율이 거의 비슷하게 상승했다는 것을 볼 때, 공산당 체제하에 표출하지 못했던 종교 정체성을 이제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된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1991년, 1998년과 마찬가지로 2008년 수치 변화가 전적으로 소련 체제 붕괴의 후유증은 아님을 시사하고 있다.

ISSP에 따르면, 1991년에는 러시아 성인의 61%가 종교와 관련이 없다고 대답했고 31%가 러시아정교회라고 응답했다. 지난 17년 동안 비율은 완전히 바뀌어서 2008년까지 약 5분의 1(18%)이 종교와 관련이 없다고 대답한 반면, 본인이 러시아정교회라고 응답한 비율이 72%였다. 같은 기간에 이슬람교, 개신교, 천주교를 포함한 러시아정교회 이외의 종교 또한 소폭 증가했다.

종교로 회귀하는 러시아인의 증가세는 다양한 인구통계학적 그룹에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종교와 관련없는 여성의 비율이 36% 감소하는 동안 러시아정교회에 속한 여성의 비율은 1991년에서 2008년 사이에 38%가 증가했다. 남성들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어서 종교를 믿지 않는 비율은 같은 기간에 52% 감소한 반면, 러시아정교회라고 응답한 러시아 남성은 1991년 17%에서 2008년에는 46%가 증가한 63%였다.

마찬가지로, ISSP 조사는 러시아정교회가 젊은층의 러시아인(16-49세, 43% 증가)과 노년층 러시아인(50세이상, 39% 증가) 모두에서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러시아정교회는 특히 대학을 졸업한 러시아인뿐만 아니라 모든 교육 수준의 러시아인 사이에서 실질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분석의 나머지는 ISSP 수치가 유효한 최근의 종교 및 인구통계학적 그룹의 종교적 신념과 신앙생활을 보여준다. 2008년에는 러시아 여성이 러시아 남성보다 더 종교적이고, 70세이상 노년층이 젊은층보다 더 종교적이었다.

인구통계학적 특성으로 본 러시아정교회

1) 성별

2008년 러시아인들 가운데 러시아정교회를 믿는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훨씬 높았다. 81%의 러시아 여성이 러시아정교회였지만, 러시아정교회에 속해 있다고 응답한 남성의 비율은 63%였다. 동시에 여성(12%)의 약 2배 많은 러시아 남성(24%)이 비종교인이라고 대답했다.

 

몇몇 부분에서 러시아 여성이 남성보다 깊은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하나님을 믿는다(여성 63%, 남성 46%), 적어도 다소 종교적이다(여성 63%, 남성 43%)라고 응답한 여성의 비율이 훨씬 컸다. 그러나 정기적으로 종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여성 9%, 남성 5%)고 응답한 여성의 비율은 남성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 연령별

2008년 조사에서는 모든 연령대의 러시아인 대다수가 러시아정교회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전 조사에서는 노년층이 젊은층에 비해 러시아정교회에 속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16-29세가 62%인데 비해 70세이상 82%의 러시아인이 러시아정교회라고 응답했다.

한편, 정교회 이외의 기타 종교를 가진 러시아인은 노년층(50~69세 1%, 70세이상 4%)보다 젊은층에서 더 일반적이었다(16-29세 13%, 30~49세 7%). ISSP의 데이터에 따르면, 무슬림은 16-29세 9%, 30~49세 6%, 50~69세 1%, 70세이상 3%를 차지하고 있다.

2008년 조사에서는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 종교적 실천과 믿음은 연령에 따라 크게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70세이상 러시아인들은 하나님을 믿는다거나 적어도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표현하는 비율이 젊은층보다 높았다.

3) 교육수준별

2008년 조사에서 러시아인들의 종교는 교육 수준에 따라 크게 차이가 없었다. 대학을 졸업한 76%가 러시아정교회에 속해 있다고 응답했고, 그 이하의 교육 수준을 가진 75%의 러시아인들이 러시아정교회라고 응답했다. 대학을 졸업한 16%, 그이하 학력을 가진 17%도 종교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종교적인 헌신도를 나타내는 예배 참석빈도, 하나님을 믿는 신앙고백, 내세에 대한 믿음, 적어도 종교를 믿는 신념은 교육 수준에 따라 거의 다르지 않았다. 교육 수준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유일한 척도는 내세에 대한 믿음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사람(42%)이 그렇지 않은 사람(30%)보다 약간 높았다.

방법론

본 보고서에서 사용된 데이터는 국제사회조사프로그램(ISSP), 국가 전체에서 동일한 설문조사와 국제 샘플링 기준에 따라 약 50개국에서 공개 조사를 실시하였다. ISSP는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와 북미, 유럽 국가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들이 포함되어 있다. ISSP는 1991년 소련연방 해체 후 러시아의 종교적 신념과 실천에 관한 첫 번째 조사 이후 1998년과 2008년에 실시한 조사를 기초로 한다. 이 보고서는 ISSP 종교 누적 파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표본추출방법: 지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조사기간: 1991년 5월 15일~6월 6일, 1998년 9월 5~26일, 2008년 1월 2~26일
표본오차: 1991년 ±3.0%, 1998년 ±3.3%, 2008년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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