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염교회, 설 명절에 달동네 찾아 창의적 나눔사역 실천

흩어져있던 가족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함께 음식과 덕담을 나누는 민족의 명절 설. 그러나 설 명절 가족들과의 따뜻한 잔치자리를 마다하고 외롭고 추운 이웃을 위해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설날 아침 가파른 달동네 비탈길을 오르내리느라 구슬땀을 흘린 이들이 있다. 사서 고생을 자처하면서도 이웃사랑의 기쁨과 보람을 얻기에 망설임이 없는 이들은 바로 서울광염교회 교인들이다.

▲ 설 명절 104마을 독거어르신들을 위해 자원봉사에 나선 서울광염교회 청년들이 환히 웃으며 연탄을 나르고 있다.

설날 아침 9시 서울광염교회(조현삼 목사)에 교인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교회 예배 시간에 ‘설날 노원구 중계본동 104사 마을에서 이웃돕기를 할 예정이니 참여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9시까지 교회로 나오시면 된다’는 광고를 듣고 자발적으로 모인 이들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봉사를 하게 될지, 어떻게 팀이 구성될지도 모른 채 그저 ‘이웃에 사랑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모인 것이다.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104마을에 도착한 교인들에게 주어진 봉사의 이름은 ‘런닝맨 봉사’. 팀별로 모두 3가지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봉사였다. 3가지 미션은 △104마을 독거어르신들에게 각 팀별로 연탄을 배달하기 △손수 떡국 끓여드리기 △각 가정에 시급히 필요한 물품을 파악해 선물하기 등이다. 미션이 주어지자마자 각 팀들은 노란색 조끼 위에 하얀 우비를 껴입고 새빨간 장갑을 끼고는 연탄을 실을 나무지게를 지고 분주히 연탄을 날랐다. 좁은 골목골목을 누비며 독거어르신들에게 연탄을 배달하고, 중간에 만난 폐지를 모으는 할머니를 도와 집까지 짐을 들어주기도 하고, 이웃집 할머니들에게 커피를 얻어먹기도 하며 부지런히 연탄을 나르는 교인들의 표정에는 웃음이 감돌았다.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이웃섬김과 나눔. 이것이 서울광염교회가 가진 힘이다.

이러한 섬김이 가능한 것은 서울광염교회가 가진 목회철학과 깊이 관련돼 있다. 서울광염교회는 재정을 집행하고 이웃을 구제하는데 있어 ‘하나님께 영광되게, 성도들에게 보람되게 받는 이에게 기쁨되게’ 집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이웃을 섬기는데 있어 교인들이 단순히 헌금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현장을 보고 자발적으로 섬김에 동참해 현장에서만 얻을 수 있는 교훈과 감동을 얻을 수 있도록 독려하는데 힘쓴다.

‘누구를 어떻게 도울 것인가?’라는 고민도 교인들 스스로 정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래야만 교인들이 끊임없이 자신의 주위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누구인지 관심을 기울일 것이고, 자신들만의 재능과 관심에 따라 자발적이고 기쁜 섬김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교회는 교인들이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한 부서를 조직하고 참여하는 것을 돕고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한다. 또 정기적으로 노원구와 도봉구 등 인근 지역공동체의 사회복지사들과 긴밀하게 소통해 시급히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늘 귀를 열어놓는다.

이번 설 명절 이웃돕기와 같이 교회 차원의 구제가 필요할 때는 시간만 공지해 교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만으로 진행한다.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헌신과 봉사는 교인들에게 기쁨과 보람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동일한 이유에서 서울광염교회 교인은 그 누구라도 2개 이상의 부서를 섬기는 일이 허용되지 않는다. 더 많은 부서에서 섬기는 일보다 자신의 재능을 가장 빛낼 수 있는 부서에서 창의적인 섬김의 아이디어들을 만들어내는 일이 더욱 보람되고 기쁘며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조현삼 목사와 서울광염교회 목회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교인들은 ‘교회’의 빛과 소금이 아니라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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