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명 성도 봉사활동, 짜장면 나누고 털실도 전해

대구 푸른초장교회(임종구 목사)는 한센병 환우의 아픔이 서려 있는 소록도를 향해 남다른 애정과 사랑을 표현하는 교회다.

여수 엑스포가 열린 지난해 푸른초장교회는 거동이 가능한 소록도 주민 300명을 초청해 엑스포 관람을 즐겼다. 이를 계기로 소록도가 갖는 신앙적·정서적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푸른초장교회가 성탄절을 앞둔 12월 23일 이번에도 소록도를 직접 방문했다.

▲ 푸른초장교회가 성탄절을 앞둔 23일 소록도를 방문해 주민들이 원하는 짜장면을 대접하고, 발 보호를 위해 털신을 선물하는 등 의미 있는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작년 여수 엑스포 관람 당시 함께 했던 소록도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물었을 때 들었던 것을 실현시켜 주기 위해서다. 그것은 바로 짜장면이었다. 예전과 달리 없는 것이 없다는 소록도에 여전히 중화요리가 가능한 음식점은 없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가장 드시고 싶은 것이 묻는다면 대다수 짜장면이라고 한단다.

다른 지역과 달리 11시 전부터 점심식사를 한다는 소록도의 방식을 맞추기 위해 푸른초장교회 55명의 성도들은 새벽 5시 30분에 모여 출발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학생들은 봉사활동 신청을, 직장인은 월차를 내고 참여할 정도로 열심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푸른초장교회가 대접한 짜장면 분량은 약 900그릇. 소록도 주민 전부라 해봐야 600명인 것을 보면, 어르신들 절반이 2그릇 정도를 드신 것이다. 거동이 불편해 움직이지 못하는 주민을 위해서 배달 가서 직접 비벼 먹여주기도 했다.

푸른초장교회는 짜장면과 별도로 요즘 구하기 힘들다는 털신 600켤레를 어렵게 구해 전 주민들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일반인과 달리 발을 보호하는 신발 중에 털신이 가장 필요하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봉사활동을 마친 푸른초장교회 성도들은 도보로 소록도 전역을 돌아보고, 특히 세워진 교회들의 사연을 들으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록도 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고, 가장 먹고 싶어 하는 것을 충족시킨 푸른초장교회 성도들은 봉사의 기쁨 못지않게 복음적인 삶이 무엇인지 느끼기에 충분한 기회를 맛본 것이다.

임종구 목사는 “봉사는 그저 돕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아름다운 일임을 다시금 느끼는 시간이었다”며 “보다 실질적인 봉사를 위해 지속적으로 소록도 사역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냉면으로 소록도 주민을 섬기겠다는 푸른초장교회. 향후 3년간 ‘다가가서 안아주는 교회’가 되겠다는 표어에 합당한 아름다운 사역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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