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전파의 장애물인 한기총

현재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는 국내전도와 해외선교 즉 하나님의 나라 확장에 있어서 크나큰 장애물이다. 한기총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KNCC)」의 사회선교방침에 반발하고 정교분리를 강조하는 교파들의 연합체로 시작되었으나 지금은 기독교의 어느 단체들보다도 더 정치권력과 밀착하고 있다. 인애와 공평과 정직이라는 성경적 기준과는 대치되는 가치를 옹호하고 지원하는 세력의 대명사가 되었을 뿐 아니라, 일반사회에서도 삼가고 있는 금권타락선거를 공공연히 자행함으로써 한국 기독교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젊은이들이 교회를 외면하게 만드는 데 공헌하고 있다.

최근 상황은 한기총의 해체운동이 시작될 정도로 심각하다. 한국언론재단(KINDS) 검색 창에서 정확도 33% 이상의 한기총 관련 기사 146건은 사태의 심각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http://www.kinds.or.kr/ 2011년 3월 27일 검색. 다음의 아고라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기총 해체서명운동은 현재 6,513명에 이르고 있다.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104373, 2011년 3월 27일 검색.) 일반 주요 언론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기사들 중 금권선거/해체/갱신 등에 대한 기사가 80건으로 1위(57.1%)이고, 한기총의 대북강경 발언에 관한 기사가 26건으로 2위(17.8%)이며, 이슬람채권법 기사가 9건, 템플스테이예산을 둘러싼 불교와의 갈등 기사가 8건, 재개발문제 기사가 7건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이티 우물 100개 파기, 재중 탈북고아, 인공관절수술 지원 등 하나님의 성품인 인애와 공평과 정직의 실천에 해당하는 관련 기사 내용은 6개(4.1%)에 불과하다.




한기총의 기원

한기총은 출발에서부터 한국교회의 분열과 보수화를 대변하고 있다. 한기총은 전두환과 노태우의 군사 정권 퇴진 운동이 한창이던 1989년 2월에 당시까지 한국교회의 대표적 연합 기관이었던 KNCC의 사회선교 방침에 반발하고 정교분리를 강조하는 교파들로 시작되었다. 1989년 1월 7일자 동아일보는 이 단체의 창립 이유가 “KNCC내의 보혁 갈등”이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한국교회의 분열은 외부 정치세력들이 추동하였다는 주장들이 있다. 「뉴스앤조이」의 이승균 기자는 제5공화국 세력들이 진보적 종교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운영한 종교대책반의 작품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입증하는 문건도 있고, 당시 정부비서관인 박철언이나 「국정원과거사진실위원회」 위원장인 오충일 목사에 의해서도 확인되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분열의 씨앗은 이미 한국교회 내부에서 싹트고 있었다.

한기총이 설립될 당시 이미 한국교회에는 KNCC라는 정통성있는 연합체가 존재하고 있었다. 이 단체는 1924년 9월에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로 설립되어 한국교회의 대표적 조직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단체는 한국교회의 특수성을 가볍게 여기고 세계 교회의 보편성에 몰두함으로써 보수적 견해를 가진 교회 내부 세력의 도전을 받게 되었다. 한국교회의 대다수는 북장로교 계열의 근본주의 신학을 수입했을 뿐 아니라 남북분단과 한국전쟁으로 말미암아 반공주의가 깊이 뿌리박고 있었다. 또한 한국사회는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한 갈등 때문에 영적 위안을 갈급하고 있었다. 따라서 세계교회의 보편성에 보조를 맞추려는 사회복음이나 에큐메니칼 운동은 매우 성급한 것이었다.

한기총은 정치참여 보다 복음전파가 먼저라는 명분을 내세움으로써 실질적인 교단 연합체로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대해 장금현 목사가 편집한 회고록에서 정진경 목사는 “남북관계가 자꾸 엉키고, 운동권이 일어나고, 광주사태가 일어나는 동안에 NCC가 본연의 모습에서 벗어나서 한국복음화보다 인간화 운동으로 기울어졌어요. … 그래서 안 되겠다 생각해서” 한기총을 설립하게 되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문제는, 정진경 목사가 후회하는 「전두환 조찬기도회」 사건처럼, 한기총의 창립도 정치적 맥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맥락으로 한기총은  66개 교단과 19개 단체를 포괄하는 조직으로 성장한 데 비해 KNCC는 8개 교단과 11개 단체가 참여하는 조직으로 머물게 되었다. 현재를 기준으로 본다면 한기총이 이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조직임이 분명하다.



비록 KNCC의 정치참여를 비판하면서 설립되었지만 한기총도 내부의 역동성으로 인하여 정치참여에 열을 올리게 되었다. 어느 단체든지 규모가 성장하면 조직의 존재를 알리고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내부의 역동성이 생기기 마련이다. 민주화가 진행되고 사회 제 세력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민주 정부들이 들어서자 한기총은 그 규모로 인해 개신교의 대표 조직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다. 특히 언론의 자유를 한껏 보장하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 하에서 한기총은 언론의 집중적 조명을 받았다. <표 1>을 보면 2003년에서 2007년 사이에 주요 언론에 한기총이 언급된 횟수는 무려 1,095회에 달했으며, 그 중 73.5%가 정치사회 활동이었다. 특히 정치 분야 590건 중에서 실질적으로 대정부비판이라고 볼 수 있는 활동이 69.8%였다. 군사독재 시절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반대로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KNCC는 민주 정부 하에서 조직의 세도 약할 뿐 아니라 언론의 주목을 끌만한 요소를 만들어 낼 수도 없었다. 결론적으로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한기총은 KNCC가 희생적으로 추구한 민주화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된 셈이다.

이제 한기총은 한국사회 내 보수적 세력의 대명사가 되었다. 주요 언론의 활동 보도 범주를 볼 때 이 경향은 뚜렷하다. 한기총의 주요 인사들이 삭발까지 하면서 추진한 사학법 개정 규탄은 사학법 개정 반대와 재개정안 추진을 포함하고 있고, 북한 규탄에는 북한 퍼주기 규탄, 북핵 규탄, 북한 인권침해 규탄 등이 있으며, 친미 활동에는 전작권 환수 반대, 미군철수 반대, 미군장갑차사건 촛불 시위 반대, 등이 있고 대정부 비판에는 민주 정부를 규탄하는 시청앞 집회와 함께 보안법 개정 반대 및 대통령 탄핵 운동 참여 등이 있다. 기타에는 기독당 출범과 한나라당과의 연합 활동 등이 있다. 각종 문화 현상 반대에는 다빈치코드 상영 반대, 단군상 설립 반대, 도올의 요한복음 강해 출간 비판, 동성애 반대, 월드컵의 붉은 악마 응원 반대, 성전환 반대, 양심적 병역 거부 비판, 배아줄기 세포 개발 반대 등이 포함되어 있다. 요컨대 한기총의 설립인사들이 밝힌 순수한 복음전파를 위한 협의체로서의 성격은 이제 거의 사라지고 있었다.

한기총이 추진한 사회운동의 성격을 보면 1990년대까지 한국교회를 대표하던 KNCC의 경우와 분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표 2>는 1990년에서 1999년까지 검색 가능한 주요 언론에서 나타난 KNCC 관련 보도이다. KNCC도 정치사회 활동이 언론 보도의 68.1%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에서 인권보호와 민주화 및 파병반대 등 대정부비판적 성격을 가진 활동이 59.7%를 차지하고 있으며 남북화해 노력도 군사독재정부의 기조와 충돌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치활동의 100%가 정부에 대한 비판이었다고 할 수 있다. 비교컨대 한기총의 설립동기가 KNCC의 정치활동에 대한 반감이었다면 지난 민주정부 시절에 보여준 한기총의 대정부비판 활동은 이를 훨씬 능가하는 것이었다.


주요 언론의 보도를 분석해 보면 한기총이 인애와 공평과 정직을 반대하는 세력 즉 “역사회선교(逆社會宣敎)”의 주체세력이 되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사회선교(社會宣敎)가 교회의 사회적 활동 즉 하나님의 보편적 속성인 인애와 공평과 정직의 실천을 통한 복음전파라면 역사회선교(逆社會宣敎)란 이 속성을 거스리는 교회의 사회적 활동으로 인하여 복음의 영역이 축소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인권보호와 민주화와 남북화해는 대체로 인애와 공평과 정직의 실천이라는 맥락과 일치한다. 그러나 사학법 개정 반대나 친미활동 혹은 보안법 개정 반대와 같은 사회운동들은 이러한 맥락에 역행하거나 혹은 관계가 없음이 분명하다. 이러한 주장들은 대체로 기득권층을 옹호하고 고통받은 자들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도리어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입장과 상통한다.

물론 한기총의 활동이 이러한 일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예컨대 한기총도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나 각종 국내외 봉사활동에 동참했다. 그러나 주요 언론들의 눈에 비친 한기총의 활동은 위에서 적시한 바와 같이 역사회선교적이었다. 특히 한기총이 적극 추진한 북한주민의 인권보호 활동은 인권보호라는 본질적 목표보다는 대정부 비판을 위한 이데올로기적 공세라는 맥락으로 이해되었다.

역사회선교는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교회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추락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각종 사회조사의 결과를 보면 젊은이들 다수는 대체로 현실보다 이상을 선호하므로 현실에 대해 비판적이고 진보적인 경향을 갖는다. 종교의 선택도 이러한 맥락과 함께 이루어진다. 한국교회는 1990년대 초까지 젊은이들에게 호감을 사고 있었다. 구한말과 일제하와 건국의 시기에 서구화와 근대화의 상징이며 인도자였기 때문이다. 2004년 10월에 실시한 「KBS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의 42.7%가 한국 기독교야말로 한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종교라고 답변한 이유이다. 그러나 동일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의 53.9%가 한국교회는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변했으며, 47.6%가 한국교회가 이제 정치적으로 보수적이라고 답변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개신교에 대한 젊은이들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2008년도 한국교회 신뢰도 조사」를 보면 한국의 20대와 30대 젊은이 중에서 절반 이상은 한국교회를 매우 신뢰하지 않는다. 가장 신뢰하는 기관으로 시민단체를 거론하는 반면 교회를 손꼽은 응답자는 각각 7.4%와 9.0%에 지나지 않는다. 기독교에 대한 호감이 19%대인데 비해, 천주교에 대한 호감은 30%에 가깝다. 개신교인들의 천주교 개종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예시해주는 현상이다. 이러한 평가는 <표 3>에서 나타나는 바처럼 한국 기독교 인구가 자의식이 깨어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줄어드는 현상과 일치한다.



<표 3>을 자세히 보면 한국교회로서 매우 우려스러운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한국교회는 1980년대와 1990년대 즉 복음화와 민주화가 동시에 강조되는 시기에 급성장하였다. 1985년에서 1995년의 10년 사이에 227만 명이 증가하였고 복음화율도 16%에서 약 20%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한기총이 한국교회의 대변자를 자임하기 시작한 시기 즉 1995년과 2005년 사이에는 약 14만 명이 감소했고 복음화율도 도리어 18%로 감소했다. 이 시기에 전체 종교 인구는 237만 명이 증가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복음주의자들로서 참으로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개신교 인구의 연령별 감소율을 보면 사회적 인식이 분명해지는 20대에서 30대 사이에서 뚜렷하다. 이 연령의 복음화율은 1995년 인구조사에서는 20%에 가까웠으나 2005년에는 17%대로 떨어졌다. 이러한 하락세는 50세 이상의 복음화율이 도리어 높아지고 있는 현상과 대조적이다. 즉 현재 상황은 한국교회가 젊은이들을 상실하고 고령화하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물론 한기총의 역사회선교 활동만이 한국교회 침체의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KBS의 조사에서 나타난 바대로, 교단중심/자교회이기주의, 교회의 대형화 및 성장제일주의, 자질이 부족한 목회자, 비민주적 의사결정과 불투명한 재정운영, 세습이나 성추문 등이다. 그러나 다른 종교단체에서도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로 인해 그토록 극심한 반기독교적 정서가 조성될 리가 없다. 안희환 목사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한국사회에 안티기독교 세력들이 10여 개 이상의 포털사이트와 홈페이지, 카페, 문서, 오프라인 회합, 법제화 운동 등을 통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한국 개신교에 대해 적극적인 적대세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후 맥락을 검토해보면 주요 언론 매체를 장식하는 한기총의 역사회선교적 행동이야말로 한국교회 쇠퇴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한기총은, 이 단체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분들에게는 참으로 유감이지만, 그 존재 자체로서 복음 전파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는 모든 조직에 적용되는 매개의 변증법을 피하지 못한 데에 그 원인이 있다. 어떤 조직이든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수단이 목적을 대신하는 매개의 변증법이라는 현상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을 감시하는 체제를 갖추지 못한 조직들은 쉽사리 이 함정에 빠지고 만다.

한기총 대표회장의 10억 기부 사건은 한기총 내부에서 매개의 변증법이 얼마나 심화되고 있는 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설립 취지에 따른다면 한기총의 대표회장은 한국의 복음화를 추진하고 한국교회의 화합을 이끌 수 있는 신앙적 인격을 인정받은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나 각종 보도에 따르면 2008년의 대표회장 선거를 앞두고 한 후보자는 10억의 기부를 약속했으며 당선되었다고 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한기총 회관 건축을 위한 기부 약속이었으며, 임기 초 3억 원을 내고, 우연챦게도 연임 선거 마감일 직전에 7억 원을 냈다고 한다. 따라서 이 후보의 대표회장 당선과 연임 당선은 법적으로 하자가 없으나 결과적으로 후보자의 재력이 당선을 좌우한 전형적 금권선거였다. 아니 금권선거 논란 이전에 조직의 대표직을 돈으로 사고파는 전근대적 매관매직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66개 교단의 수직적 통합 단체라는 구조도 한기총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대표성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다보니 무엇하러 그 대표성을 추진했는지를 잊게 되었다. 이러한 모습은 회장만 무려 35명이 되었는데, 명예회장이 11명, 대표회장이 1명, 공동회장이 23명이라는 데서 잘 드러나고 있다. “주의 종”과 함께 한국사회에서 빈축을 사는 일종의 개그 중 하나이다. 뿐만 아니라 각 교단의 대표자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한기총의 운영조직들은 대체로 연로하고 보수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들도 구성되어 있다. 이들이 자신들의 보수적 정치 견해를 한국교회의 전체의사라고 주장하는 한 한국교회에서 진보적 정치 신념을 가진 젊은이들은 빠르게 사라질 것이다.

한기총이 대표하는 이러한 모습으로서는 한국교회에 희망이 없다. 한기총의 역사회선교 행태는 두말할 나위도 없지만, 한국사회가 지적하는 교단정치와 개교회이기주의 그리고 목회자의 자질 부족도 한기총의 이러한 행태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아주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의 희망일 뿐 아니라 제3세계 국민들에게도 큰 희망이 될 수 있다. 과거 구한말과 일제시대와 경제성장기에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의 희망이었다. 고통받는 자들을 위로하고 새로운 윤리적 기준을 제공하고 내세의 소망을 심어주었다. 이제 한국은 제3세계 중에서 가장 빨리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세계 유일의 모델로 뭇 사람의 칭송을 받고 있다. 만일 한국교회가 이 한국 모델을 가능하게 한 정신적 기반이었다면, 한국교회 모델은 앞으로 제3세계 국민들이 꿈꾸는 새로운 희망일 수도 있다. 이것은 또한 제3세계 선교를 위한 한국교회 모델이 될 수도 있다.



한국교회가 한국사회의 희망이 되려면 초심을 회복해야 한다. 이 초심 회복은 먼저 이웃의 고통에 관심을 가지는 데서 시작한다. 인간의 고통에 대한 인식이야 말로 전능하신 하나님께로 자신을 돌이키는 계기이다. <표 4>는 이원규 교수가 작성한 인간고통지수와 교회의 성쇠에 관한 상관관계이다. 이 표는 지난 1백 년 간 사회적 고통이 적은 나라일수록 교회는 쇠퇴하고, 사회적 고통이 큰 나라일수록 교회가 성장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물론 이것이 한국교회가 최근에 상대적으로 감소한 이유를 말해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같은 시기에 전체 종교인들의 수는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 표가 말해주는 바는 한국교회가 부흥하려면 고통받는 자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전도의 방향뿐만 아니라 해외선교의 방향을 말해주는 중요한 도표이다.

한기총의 가장 큰 문제는 부자와 권력자들의 견해와 입장을 지지하고 이 것 때문에 교세가 성장했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많은 돈을 들여 좋은 예배당을 지으면 성도들이 모여든다고 생각하는 풍조나, 권력자들을 위해 조찬기도회를 열어 아낌없이 축복을 내려주는 일에 분주한 것이나, 10억씩 내는 사람 열 명을 모아 100억짜리 한기총 회관을 짓겠다는 발언 혹은 대형 기념비와 건축물로 선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동이 이를 말해준다. 이에 대해 김동호 목사는 2009년 9월의 「연세대조찬기도회」에서 한국교회가 쇠락의 길로 접어든 것은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고 “모여라, 돈 내라, 집 짓자”는 이기주의적 태도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1984년 한국교회는 선교 100주년을 맞이하여 40억 원을 모금하여 집을 지었고, 같은 해 선교 200주년을 맞이한 천주교는 11억 원을 모금하여 전국적으로 맹인 개안수술을 해주었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물론 이 논리의 엄밀한 인과관계는 아직 증명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신앙적으로 보아 한기총이 대변하는 한국교회의 행동은 아말렉 전쟁의 승리를 자신의 공로로 돌리고 자기의 기념비를 세우고 길갈로 내려간 사울의 모습을 많이 닮았다.

첫째로 한기총의 조직 체계를 개혁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주로 교단의 대표들이 참여하고 있는 수직적 참여 체제를 지양하고 연령별 성별 참여를 보장하는 수평적 참여 체제를 보장해야한다. 이를 통해 한기총은 목회자들만의 단체가 아니라 평신도를 포함한 보편적 교회의 단체로 변화할 수 있다. 특히 전문가 단체들과 연합하고 그들의 대표성을 보장하는 게 좋다. 예컨대 정치에 대한 관심은 「희망정치시민연대」와 같은 기독교시민단체를 활용하는 게 좋다. 정치의 구조와 역학에 문외한인 목사들이 정치판에 뛰어들면 무지와 독단의 비극에 빠지기 마련이다. 무엇보다도 내부 구조의 개혁을 통해 나타나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한기총에 좋은 것이 하나님께 좋은 것이라는 왜곡된 사고를 수정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못했던 것이 갑자기 잘 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둘째 방안은 KNCC와 통합하여 「한국기독교총회(가칭)」라는 새로운 연합체를 만드는 것이다. 첫 단계는 교단간의 연합이지만, 최종 목표는 교단의 혁파와 한국교회의 일치이다. 연합체의 구성은 수직적 연합과 수평적 연합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보편적 신앙공동체이어야 한다. 수평적 연합이란 각종 치리회를 통한 대표 체계의 연합이며, 수평적 연합이란 연령별 성별 공동체의 대표권을 허용함으로써 각양의 의견이 최종결정에 반영되도록 하는 연합이다.

이 세번째 방안에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고 있다. 새로운 연합체는 교단별 조직을 지역별 조직으로 전환하면 된다. 현재 각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지역별 기독교협의회」는 한국교회 일치와 연합을 위해 좋은 모델이다. 각 지역 공동체의 다양성을 실천하고 가장 현실적인 대안들을 수립하는 데 유리한 조직 체계이다. 실제로 각 지역의 기독교협의회는 교단의 차이를 거의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각종 수평적 기독교 공동체들을 정식 대표로 인정하는 지역협의회를 모델로 삼아야 한다.

문제는 한국교회 내의 당파성으로 볼 때 이러한 방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너무도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아예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KNCC가 있는 데도 명분을 마련하여 한기총을 만들거나, 이 두 기관이 있는 데도 막 전국기독교총연합회(전기총)을 출범하여 감투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전기총 출범하자마자 ‘감투 다툼’” [국민일보] 2010-08-28) 한국 기독교가 이렇게 이전투구를 벌이는 사이에 복음화율은 급전직하 떨어지게 될 것이다.

지금 상황을 보아 한기총 해체라는 마지막 방안이 가장 바람직하다. 한기총을 일단 해체하여 이 단체가 더 이상 복음의 장애물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손봉호 교수는 이 점에 대해 아주 명료하게 말하고 있다.(http://www.newsnjo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943, 2011년 3월 27일 검색) 한국교회가 부흥하려면 성경말씀대로 살면 된다.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인애를 행하고 정직하게 살면 전도의 문이 다시 열린다. 구태여 연합단체를 꾸려야 성경말씀대로 살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한기총 해체는 비교적 간단하다. 이 단체에 적을 두고 있는 각 교단과 교회들이 한기총 탈퇴를 선언하면 된다. 개별 교회나 교단에 아무런 해가 없을 뿐 아니라 도리어 부당하게 투입되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소멸되는 것은 아마 100여 개에 이르는 전국 단체 명의의 감투일 것이다. 이 감투의 존재에 비하면 한국사회에서 복음의  대로를 다시 개설하는 일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우리가 명백하고 현존하는 오류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다른 대안을 논의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한국교회가 한기총이라는 역사적 오류를 극복하고 한국과 제3세계의 미래를 위한 한국교회의 모델 발전에 참여한다면 한국사회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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