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교회가 세상의 조롱거리와 멸시의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이 시대에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면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교회가 많을진대, 이름도 빛도 없는 작은 교회를 소개한다는 것이 심히 멋쩍다. 하지만, 교회 소개 지면이 주어졌으니 연혁이나 개척 무용담(?) 같은 이야기는 저만치 제쳐 두고, 현재 사역에 대한 소개를 하고자 한다.


 

해빌리지 살렘교회의 정체성

살렘교회는 에베소서 4장 11~16절에 나오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에 초점을 맞추어 네 가지 공동체적 개념을 지닌 교회를 지향하고 있다. 즉, 예배공동체, 복지공동체, 교육공동체, 문화공동체가 그것이다. 그리고 이 네 가지 공동체적 성격을 가진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를 이루기 위한 실천이념은 데살로니가전서 1장 3절 말씀에 따라 믿음으로 역사하고, 사랑으로 수고하며, 소망으로 인내하는 교회이다. 살렘교회는 이러한 정체성 아래 대사회적으로 사회안전망으로서의 교회, 행복한 마을로서의 교회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사역을 해오고 있다.

이러한 정체성을 가지면서 교회 지도자 그룹(목사와 장로)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지적은 “목사가 목회를 해야 성공하지 복지를 하면 되나”라는 말과 “김동문 목사는 특수 목회를 하는 목사다”라는 말이었다. 필자는 그 말들은 목회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하며, 목회의 사회적 표현이 복지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살렘교회는 특수한 교회가 아니며 일반교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지역사회안전망, 4색 공동체 교회

이러한 목회관점에 따라 교회 안에 네 가지 공동체 개념이 녹아있는 아동복지 시설 ‘살렘푸른학당’, 청소년복지시설 ‘청소년행복게릴라양성소 아지트’, 노인복지시설 ‘북부노인주간보호센터’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즉, 교회가 3세대를 아우르는 복지 사역을 하면서 지역사회의 안전망이 되고 있는 것이다.

1) 살렘푸른학당

“또 하나의 가정, 작은 학교”를 지향하는 ‘살렘푸른학당’은 방과후 이용시설로서 복지-교육-체육/문화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면서 배 부르고, 머리 부르고, 마음 부르게 하면서 그 영혼까지 부르게 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본 센터의 합주팀과 율동팀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행사에 초청을 받아 공연도 할 정도로 실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업성적도 우수하다 보니 이용대기자가 있을 정도로 지역사회에서 인기가 높다.

일반교회에서는 아이들이 주일에 한번 교회에 오지만 살렘교회 아이들은 거의 일주일 내내 교회에 오면서 영과 육의 필요를 채움받는다. 현실적으로 주일학교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고, 학교 교육에 밀려 성경 교육도 약화되는 추세를 감안할 때, 교회가 지역사회의 아이들을 일주일 내내 영과 육을 부르게 하면서 신앙으로 자라게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2) 청소년행복게릴라양성소 아지트

아지트는 10대 청소년 전용 시설로서 살렘푸른학당과 마찬가지로 복지-교육-체육/문화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면서 지역사회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아지트’에는 스튜디오도 설치되어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활동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내에서 댄스 연습도 할 수 있고, 공부도 할 수 있는 데 청소년들은 밤 10시까지 아지트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아지트는 고정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센터가 아니라 청소년들의 욕구에 맞춘 트랜스포머형 센터이다. 게다가 저녁에는 ‘살렘푸른학당’과 마찬가지로 급식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3) 북부노인주간보호센터

‘북부노인주간보호센터’는 치매/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혼자 생활할 수 없는 노인들을 낮 동안 돌보아 드리는 센터로서 해당 노인뿐만 아니라 부양가족에게도 큰 도움을 주는 시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살렘푸른학당’과 연계하여 1/3세대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 서로 간 정서적 지지효과도 얻고 있으며, 또한 ‘아지트’와 연계하여 청소년들이 자원봉사도 한다.

이렇게 살렘교회는 복지공동체로서, 일하는 성도 및 지역주민에게는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녀와 부모를 보호해 줌으로써 사회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소극적으로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교육받을 기회를 누리고 학업적 성취를 이루게 하는 교육공동체 역할도 하며, 복지를 매개로 한 가족역량 강화와 가족문화를 형성하고 향유하는 문화공동체 역할도 하고 있다.

남양주시를 목양지로 삼고 있는 교회

교회 외적으로는 살렘교회가 남양주시의 복지행정과 복지사업 및 시민참여 행정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필자는 남양주시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실무위원장을 4년간 역임하면서 50만 인구를 자랑하는 남양주시의 지역복지 계획을 수립하는데 두 차례나 주도적으로 참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남양주시 복지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오기도 했다.

즉, 살렘교회는 남양주시 전체를 품은 교회이고, 필자는 남양주시 전체를 목양지로 삼고 목회를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남양주시 시민참여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아 복지 분야를 넘어 시정 전반을 아우르면서 남양주시 시정에 유무형의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하나님 나라 확장을 교회 부흥으로 정의를 내린다면, 분명히 살렘교회는 실패한 교회일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를 하나님의 영향력이 확장되고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가 이루어지는 나라라고 이해한다면, 살렘교회는 분명히 성공한 교회, 아니 ‘성공하고 있는’ 교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한 마을로서의 교회

앞서 말하였다시피, 복지는 목회에 대한 사회적 표현이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교회가 지역사회의 안전망이 되게 하면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시켜려 노력하고 있다.

빈부격차가 국가적 문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 사회는 배가 고픈 것보다도 마음이 고픈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배 부르게 하는 것을 넘어 마음을 부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문화활동을 하거나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Happy’와 ‘Village’라는 단어를 합성시켜 ‘해빌리지’라는 용어를 만들어 교회의 별칭으로 사용하면서 복지에 문화의 옷을 입히는 일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연주와 율동활동도 할 뿐만 아니라 공공시설을 빌려 지역주민을 위한 음악회도 개최하고 있다. 축구가 유행일 때는 아동/청소년 축구팀을 만들어 운영하고, 야구가 유행일 때는 야구팀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행복한 마을로서의 교회가 되고자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이렇게 살렘교회는 남양주시 전체를 목양지로 삼아 교회가 있어 안전한 지역사회, 교회가 있어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는 중이다.



통하는 교회

마지막으로, 해빌리지 살렘교회의 2011년도 표어는 “하나님과 통하고, 사람과 통하며, 세상과 통하는 교회”이다. 이러한 표어는 필자가 공공사회와 민간사회, 그리고 교회와 지역사회를 넘나들면서 ‘소통’에 대한 생각을 깊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떤 목회자는 “세상은 트위터(혹은 페이스북)로 소통하는데, 교회는 혼자서 호통치고 있다”고 하였고, 어떤 시사평론가는 “권력을 가진 자들이 소통을 말하면서 소탕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분명히 공공도 정말 열심히 일하면서 소통하려고 하고, 교회도 정말 열심히 전도 활동을 하면서 세상과 소통하려고 한다. 그런데 정작 민간사회에서는 소통을 호탕으로, 소탕으로 받아들인다.

그런 현상을 보면서 정말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성육신(incarnation)의 개념과 자기비하(kenosis) 개념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살렘교회는 이 두 개념의 이해를 기반으로 복지와 교육과 문화를 매개로 하여 하나님과 통하고, 사람과 통하며, 지역사회와 소통을 하는 노력을 하면서 교회만 예배공동체가 되게 할 뿐만 아니라 세상이 예배공동체가 되게 하고자 현재진행형으로 발버둥을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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