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현 저, 웅진윙스, 2008-04-15, 223쪽, 12000원
부교역자로 14년을 보내고, 담임목사로 1년을 보내면서 이 책을 읽으니 일반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이 교회에서도 그대로 일어난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다. 교역자들이라면 직장 조직과는 아무튼 달라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은 바램일 뿐이고 사실은 거의 다를 바가 없다. 이제 흔히 말하는 '교역자실'의 실체를 파악해 보자.

뛰어난 역량으로 회사에서 인정받고 승승장구하던 한 경영자가 실제로는 아무리 애를 써도 직원들이 자신을 따라오지 않는 것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고, 이런 저런 시도를 해 봐도 잠깐 좋아지는 것 같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모두 허사가 되어서 결국은 직원들의 기본적인 자질을 의심하게 되고, 눈꼽 만큼도 손해 보려 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직원들을 미워하고 있다. 그런데 이 경영자가 이끄는 조직의 한 직원의 생각은 경영자와는 정반대이며, 다음 조직 개편 때 부서 책임자가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조직 내 반목 현상의 해결에 대한 것이다. 일반 조직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기엔 교회 내 담임목사와 부교역자 사이에 일어나는 것들과 거의 똑같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담임목사의 권위가 일반 직장 상사보다 강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 책에서 써 놓은 일들이 거의 100% 복제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겠다고 사명감을 가지고 교역자의 길에 들어서고 또 담임목사가 되어서 '동역자들'과 의욕을 가지고 힘차게 일해야 하는 마당에 이런 반목 현상 때문에 발목이 잡혀서 주저 앉거나 담임목사와 부교역자간에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가 분명히 있다. 그래서 흔히 교회에서 '교역자'라고 불리우는 '조직'에 대한 진단을 할 필요가 있다.

이유는 뭘까? 첫째, 경영자(담임목사)와 직원(부교역자) 사이에 나타나는 권위의 불균형이다. 경영자(담임목사)의 권위가 내뿜는 권위의 힘 때문에 직원들(부교역자)들은 경영자(담임목사)의 생각에 옳고 그름을 떠나 무작정 따르게 되어 결과적으로 잘못될 수 있는 사고와 행동에 대한 견제장치가 느슨해지는 것이다.

둘째,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부정적인 '인습'이다. 어느 조직이나 과거에는 적절했는지 몰라도 분명히 현재에는 그렇지 않은 사고와 행동들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여전히 통한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먹고 살기가 힘들었던 과거에는 회식이 직원들(부교역자)의 사기에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현대 사회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조직(교역자 모임)에 다양한 착각이 만들어져서 문화를 만들어 내고 한번 만들어진 착각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내버려두면 계속 강화되어 무의식적으로 관행이 되어 흘러가게 된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그 조직(교역자 모임)은 효율성을 잃고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상사(담임목사)와 직원들(부교역자들), 상사(담임목사)는 착각했고 직원(부교역자들)은 끝내 말하지 않았던 불편하지만 미래지향적인 진실들의 예를 몇 가지 살펴 보자.

▶ 직원들의 동기유발에 관한 당신의 착각, 그리고 진실

1. 당신의 착각 :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안다.
- 그들의 진실 : 직원들이 당신의 말을 제대로 알아들을 확률은 5퍼센트에 불과하다.
- 해결책 : 열 번 말하기 전에는 한 번도 말한 것이 아니다. 대부분 교역자회의가 끝나고 나면 담임목사가 한 말의 뜻에 대해서 토론이 벌어진다.

2. 당신의 착각 : 회식을 하면 침체된 분위기가 좋아진다.
- 그들의 진실 : 직원들의 70%가 회식을 싫어한다.
- 해결책 : 직원들과 일대일로 만나라. 실제로 담임목사와 함께 하는 회식을 좋아하는 부교역자는 거의 없다.

3. 당신의 착각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 그들의 진실 : 당신의 어설픈 칭찬이 사람 잡는다.
- 해결책 : 정이 담긴 칭찬, 약이 되는 질책을 하라. 뜬금 없는 칭찬은 담임목사의 의도를 의심하게 한다.

4. 당신의 착각 :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을 하고 있다.
-그들의 진실 : 당신은 정작 직원들에 대해서는 몰라도 너무 모른다.
- 해결책 : 제대로 쓰려거든 깊이 있게 이해하라. 담임목사가 부교역자를 너그럽게 생각하고 있고 아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냥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5. 당신의 착각 : 물질적인 보상은 직원들을 열심히 일하게 한다.
- 그들의 진실 : 직원들이 당신에게 진짜 원하는 것을 따로 있다.
- 해결책 : 힘세고 오래 가는 직원들의 네 가지 욕구에 온 정성을 기울여라. 네 가지는 신뢰관계의 형성 욕구,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 원하는 일을 하고자 하는 욕구,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이다. 이런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면서 돈만 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역의 질을 떨어뜨린다.

▶ 사람을 보는 안목에 관한 당신의 착각, 그리고 진실

1. 당신의 착각 : 인정받는 직원의 사소한 잘못은 눈감아 줘도 된다.
- 그들의 진실 : 당신에게 인정받는 직원이 조직을 망친다.
- 해결책 : 인정받는 직원의 잘못은 일벌백계의 기회로 활용하라. 흔히 담임목사가 인정하고 있다고 자타공인하는 부교역자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2. 당신의 착각 : 곁에 데리고 쓸만한 인재가 없다.
- 그들의 진실 : 당신에게는 인재가 없는 게 아니라 인재를 보는 눈이 없는 것이다.
- 해결책 : 직원은 정확히 기대하는 만큼 성장한다. 흔히 담임목사가 하는 불평인데, 실제로 부교역자들은 담임목사가 자신이 헌신할 만한 분이라는 걸 확신하면 인재가 된다.

▶ 권위에 관한 당신의 착각, 그리고 진실

1. 당신의 착각 : 리더와 직원들과의 만남의 자리는 상하간의 거리를 좁혀준다.
- 그들의 진실 : 격식을 차리는 자리에서 직원들은 들러리다.
- 해결책 : 당신이 주인공인 자리는 절대로 만들지 말라.

2. 당신의 착각 : 직원들은 당신의 화려한 경력에 고개를 숙인다.
- 그들의 진실 : 당신의 자기 자랑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다.
- 해결책 : 직원들의 가치를 높여주면 당신의 가치는 함께 오른다.

3. 당신의 착각 : 당신은 가장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다.
- 그들의 진실 : 당신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 해결책 : 중요한 일은 맡기고 직원들이 꺼려하는 일에 발벗고 나서라.

▶ 부하직원의 일하는 방식에 관한 당신의 착각, 그리고 진실

1. 당신의 착각 : 직원들은 쥐 잡듯 잡아야 움직인다.
- 그들의 진실 : 당신의 가시 돋힌 소리에 직원들은 거짓말을 한다.
- 해결책 : 직원들이 일할 맛 나는 분위기를 연출하라. 군대 졸병을 대하듯이 하는 담임목사들이 있다. 군대 졸병을 대하듯이 하면 교역자들의 수준이 소대 수준으로 떨어진다.

2. 당신의 착각 : 사소한 것까지 당신이 직접 챙기면 성과가 올라간다.
- 그들의 진실 : 당신이 개입할수록 직원들은 일하는 시늉만 한다.
- 해결책 : 직원들이 일이 아닌 가슴 뛰는 프로젝트를 만들어라. 소심한 담임목사는 소심한 부교역자들을 만든다.

3. 당신의 착각 : 팀워크는 직원들의 마인드 문제다.
- 그들의 진실 : 팀워크는 훈련된 결과다.
- 해결책 : 모호한 위치의 텍사스성 업무에 집중하라. 팀워크를 이루는 것은 쉽게 되는 일이 아니다. 훈련되어야만 어떤 수준에 이를 수 있다. 이건 담임목사도 마찬가지다.

조직의 효율성에 대한 통찰이지만, 90%의 아이디어는 담임목사와 부교역자 간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일반 회사의 조직보다 더 멋있게 일하는 담임목사와 교역자들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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