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달서구에 위치한 대구 수목원 주차장. 두 달 만에 다시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의 인사소리가 아지랑이처럼 따뜻하게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어중간한 거리를 유지한 채 구수한 저음으로 껄껄 웃고 있는 남자들은 교갱협 대구경북 지역모임(회장: 장영일)의 목사들이었다. 아마도 멀리 경산에서 온 웃음의 달인 김종언 목사의 한마디에 모두들 즐거워하고 있는가 보다.
다정하게 서로 팔짱을 끼고 호호 깔깔 웃고 있는 여인들은 사모들이었다. 호기심에 살짝 엿들어 보았지만, 도대체 왜 박장대소를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도착하는 순간부터 계속해서 웃고 있는 사모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HOT

우리들의 웃음은 지난 1월부터 시작되었다. 그동안 대구경북지역모임은 부정기적이었다. 그리고 언제나 남자들만의 자리였다. 그래서 항상 심각하였고, 딱딱하였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회장의 파격적인 제안으로 두 달에 한 번씩 부부가 함께하는 테마 모임을 가지기로 했다.
그 첫 번째 만남이 청도에 있는 찜질방 '알미뜸'에서 있었다. 주제는 당시 원더걸스의 히트곡인 “So hot”으로 정하였다. 포항에서 올라온 장영길 목사를 비롯한 22명이 참가한 신년 첫모임은 참나무 장작이 활활 타고 있는 찜질방 구들 못지않게 아주 뜨거웠다. 이날 인근에 있는 유등교회 지하용 목사와 사모의 극진한 섬김으로 우리는 즐겁기만 하였다.

FRESH

"3월 정기모임 안내. 주제는 So Fresh. 신선하지 않으면 전액 환불합니다"라는 핸드폰 문자를 받고 대구수목원으로 달려온 회원들은 30여명이었다. 예전에는 대구시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이곳은 이제는 천만 그루의 나무와 꽃들이 자라고 있는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변하였다. 막 피어난 산수유와 목련을 통하여 울려 퍼지는 봄의 교향악을 들으면서 수목원을 산책하는 동안에 경쾌한 카메라 셔터 소리가 계속 따라왔다. 사진작가로 변신한 황성건 목사의 수고였다. 렌즈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 젊은 목사 김성일, 이윤찬의 자연스러움이 부럽기만 했다. 대형 폭포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끝까지 남아서 부부사진을 찍는 김정진, 송주현 목사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김상록 목사의 혼자 옴이 못내 안쓰럽기만 했다.

두 번째 신선함을 누리기 위하여 내일교회로 이동하였다. 내일 교회는 김성덕 목사가 전도사 시절에 개척한 후 지금까지 30년 동안 목회를 하고 있는 교회다. 김 목사는 후배들이 존경하는 건강하고 균형 잡힌 목회자인 동시에 교갱협 대구경북지역의 초대 회장으로서 많은 수고를 했다. 최근에는 예순이라는 한창의 시기에 40대의  이관형 목사에게 당회장을 물려주고 목회의 블루오션인 실버사역을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반갑게 우리 일행을 맞아준 김 목사와 사모는 그동안의 목회 경험담과 후배를 위한 격려의 말을 들려주었다. 아울러 귀한 선물과 근사한 한정식 식사까지도 대접했다. 

 ⓒ 황성건

정용성 목사의 선창으로 신선하게 목회 2라운드를 시작하는 두 분을 향하여 축복의 노래를 함께 불렀다. "당신은 하나님의 언약 안에 있는 축복의 통로." 그리고 둥글게 서서 손을 잡고 함께 기도하였다. 특히 올해 대구시 부활절 연합예배의 설교자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뜨거운 축하와 감사의 박수소리도 계속되었다. 가창교회 박용규 목사가 노회장이 되었고, 윤삼중, 류만육 목사가 처음 참석하였기 때문이었다. 끝으로 족구를 한 판 하고 마쳐야 한다는 운동권(?) 이동환 목사의 강력한 주장은 비 운동권의 저항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POONG

어느 새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모두들 회장의 마지막 인사에 귀를 기울였다. 왜냐하면 다음 5월 모임과 그 주제가 궁금하였기 때문이었다. "에~ 다음 주제는 So Poong입니다." 모두들 자신의 영어실력을 의심하면서 어리둥절했다. 잠시 후 회장의 멘트가 이어지자 우리는 아이들처럼 "와~!" 하고 즐거움의 탄성을 질렀다.

"소풍입니다. 5월에는 봄 소풍갑니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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