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한때 이슬람의 종교적 의식에 사용되던 음료였습니다. 한때, 유럽인들은 커피를 이슬람의 음료라는 이유로 금기시 했었습니다. 그런데 21세기가 되어서, 개신교 목사인 저는 지금 커피 전문가가 되어서 자비량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목사입니다. 하지만, 가끔 강의와 설교를 하는 것 외에, 교회 내에서의 사역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중에는 직장인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사례비를 받지 않기 때문에 ‘자비량 목회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현재 21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핸즈커피Handscoffee’라는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브랜드 인지도 세계 1위인 커피전문 기업‘이라는 목표를 가진 프렌차이즈 커피회사입니다. 회사의 대표인 진경도 사장님은 핸즈커피를 단순한 기독교 회사가 아닌 ’선교적 전략모델‘이 될 수 있는 회사로 세우고자 하는 비전을 가지고 회사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이랜드 근무 당시, 선교적 기업에 대한 꿈과 비전이 있었는데, 커피를 만나면서 그 꿈을 실현해 가기 위해 설립한 회사가 바로 ‘핸즈커피’입니다.

‘핸즈커피’가 공개적인 기독교 회사이긴 하지만, 모든 직원들이 교회에 다니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은 직원도 있으며, 회심은 하였지만 교회에는 출석하지 않는 직원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직원들이 월요일 오전에 회사에서 예배를 드립니다. 찬양도 배워가면서 합니다. 그리고 설교 시간도 있습니다.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직원들도 불편함 없이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성경책도 개인적으로 모두 준비해서 예배에 참석합니다. 회사 내 성경 공부 모임도 준비중에 있습니다.

저는 목사 안수를 받은 후에, 전문적인 일을 하면서 사역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세상과 단절된 교회의 모습을 극복해 보고 싶은 꿈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커피를 만났습니다. 지금 저는 커피를 통해 일과 노동의 성경적 가치를 발견해 보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선교Business as mission에 대한 그림도 그려보고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직장사역훈련센터>에서 목회자 훈련과정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성경적 관점에서 직장을 이해하는 일에 대해서 귀중한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방선기 목사님과 최영수 목사님과의 교제를 통해, 현재 제가 가고 있는 조금 특별한 길에 대한 조언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감사했던 것은, 이 훈련과정을 거치면서 성경적 직업관에 대해서 분명한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담임 목사님으로 계시는 정용성 목사님께서 오후 설교를 제안하셨습니다. 전체 교인들을 대상으로,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일과 사역에 관한 내용을 나누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많은 부담이 있었습니다. 서울에서조차 소수의 교회에서만 교육이 진행되는 직업에 관한 가르침을, 전체 성도들을 대상으로 설교를 하는 것에 대해서 무척 조심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담임 목사님의 확신과 격려로 인해 일단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0월부터, <직장사역훈련센터>에서 배운 내용들과 저의 직장 생활의 경험, 그리고 회사에서 사장님으로부터 배운 교훈들을 바탕으로 시리즈 설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 초기이긴 하지만, 염려했던 것과는 달리 성도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다음 설교 내용이 기대된다면서 격려해 줄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자신의 직장 생활과 관련된 간증들을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성도들의 반응을 보면서, 직업 영역에 관한 성경적 가르침을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목말라 기다리고 있었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커피는 ‘한 잔의 음료’ 그 이상으로,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문화창조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선교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단절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목회 현장에서 ‘소통’을 위한 훌륭한 도구가 됩니다.

커피 한 잔 속에 담겨져 있는 수많은 가치와 가능성들을 생각할 때, 저는 가끔 전율이 흐를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한국의 여러 교회에서 카페를 만들어 가는 것을 보면서, ‘한 잔의 커피’로 창조해 낼 수 있는 수많은 일들 가운데 극히 작은 영역이 이제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목회 현장과 선교 현장에서, 한 잔의 커피로 창조해 낼 수 있는 수많은 열매와 성과들을 기대하는 마음이 제게 있습니다. 그리고, 나 자신이 하나의 모델이 되고 싶은 욕심도 있을 뿐만 아니라,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도 하나의 ‘전략적 모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망과 기대가 조금씩 만들어져 가고 있음을 경험하면서, ‘교회’가 아닌 ‘회사’로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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