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섬기는 교회는 건강합니까?

▲ 에릭 안슨,캘리 파킨슨,그렉 L. 호킨스 공저, 국제제자훈련원(DMI), 2008-09-11, 111쪽, 10000원
Reveal은 한마디로 윌로크릭교회의 ‘건강진단보고서’이다. 2004년부터 2007년에 이르기까지 3년여 간 진행된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Reveal은 미국판 크리스채너티 투데이 블로그(blog.christianitytoday.com)에 관련 기사가 올라오자 120여 건의 댓글이 달릴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국내에도 미주뉴스앤조이를 통해 Reveal과 관련된 기사가 소개되면서 교계에 이슈가 되었다.

그 이유는 <발견 Reveal>이라는 범상치 않은 제목에서도 인식할 수 있다. 빌 하이벨스 목사는 2007년 윌로크릭교회에서 진행된 LEADERSHIP SUMMIT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우리는 실수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믿음에 입문하여 그리스도인이 되었을 때 ‘여러분들은 ‘자급자족자들self feeders’이 되어야만 합니다’라고 말하기 시작해야만 했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을 구원하고 나면 매주 드려지는 예배 사이의 주중에 어떻게 성경을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자신의 삶에 훨씬 더 저돌적으로 영적인 실천을 행해야 하는지 가르쳐야만 했습니다."

윌로크릭교회에서 전교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1992년에 첫 번째로 실시되었으며, 그 이후로 3년 혹은 그 비슷한 주기로 여러 가지 내용을 알기 위해 교인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해 왔다. 이번에 발간된 의 연구자들은 2004년 윌로크릭에 출석한 사람들이 작성한 6,000개의 설문지, 2004년 일 년 이내에 윌로크릭을 떠난 사람들이 작성한 300개의 설문지, 2007년 윌로크릭과 미 전역에 위치한 다른 6곳의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작성한 5,000개의 설문지, 사람들의 영적 삶을 조사하기 위해2004년, 2007년 실시한 120건 이상의 일대일 심층 면접, 성경 공부 및 영성 훈련과 인간 개발에 관련된 100여 권 이상의 서적과 논문 연구, 영적 성장 분야 전문가의 컨설팅을 활용해 3년 동안 11,000개가 넘는 완성된 설문지에서 얻은 260만 개의 자료 항목을 바탕으로 조사 분석을 실시했다.

이 조사의 결과물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윌로크릭 교인들 가운데 50퍼센트에 이르는 성도들은 자신이 “세상 어떤 것보다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답했고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에게 다가가거나 정기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섬기는 일을 통해 그 사랑을 표현했지만, 윌로크릭 교인들 중 4분의 1은 자신이 영적 성장 과정에서 ‘정체되어’ 있거나 자신의 영적 성장에 대한 교회의 역할이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 많은 수가 교회를 떠날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정체된 집단은 “나는 그리스도를 믿지만, 최근에는 별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 신앙 성장 과정의 초기에서 중간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이 집단을 이해하는 것은 2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첫째, 이들은 조사 대상자 가운데 16퍼센트, 혹은 응답자 여섯 명 가운데 한 명을 의미한다. 둘째, 자료에 따르면 이 집단은 교회가 충분히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불만족 집단은 “믿음은 내 삶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는 그 믿음 안에서 성장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교회는 나를 실망시키고 있다”라고 생각한다. 이 집단에는 교회 일에 가장 많이 참여하는 사람들과 자신의 믿음을 성장시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포함된다. 그러나 조사 결과는 이들이 교회를 떠날 생각을 가장 많이 가진 사람들이라는 사실도 보여준다. 불만족스러운 사람들의 숫자는 결코 낮지가 않았다. 평균적으로 그 수치는 전체 회중 중 10퍼센트 정도를 차지했다. 따라서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 가운데 열 명 중 한 명은 불만을 가졌으며, 종종 그 불만의 정도가 매우 높은 경우도 있었다.

불만족 집단은 무엇에 대해 불만을 가진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리 쉽지 않다. 최소한 아직은 그렇다. 그러나 교회가 제공할 수 있고, 제공해야 마땅한 것에 대한 이들의 기대치가 다른 집단보다 훨씬 높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빌 하이벨스는 이 연구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접하게 되었을 때 그에게 찾아온 아픔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이내 깊은 성찰을 통해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더 끔찍한 결과가 초래되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지역교회가 감당해야 할 역할에 대해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이 한국 교회를 향해 가져다 줄 가장 큰 유익은 빌 하이벨스가 경험한 것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모든 현장 목회자들이 이 책의 연구 결과를 접하고 나면 나름대로 자신이 섬기는 교회의 문제점에 대해서 더 분명한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확증의 수준은 아니라 할지라도 심증의 수준은 넘어설 것이 분명하다.

또한 현장 목회를 준비하는 신학생들이나 신학생들에게 현장 목회를 준비시키는 신학교의 교수들도 이 자료를 꼭 접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그래야 앞으로 20년 30년을 내다보고 장기목회를 해가는 가운데 교회의 성인병이라고 할 수 있는 “정체 집단”과 “불만족 집단”의 문제를 미리미리 예방하고 그 비율을 줄여갈 수 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양적 연구 방법론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질적 연구 방법론을 보완했지만, 결국 과학적 탐구방식이라는 것은 설문을 통한 개인의 인식조사라는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한계를 인정한다고 할지라도 ⌜Reveal⌟이 제시하는 결과는 과소평가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이런 류의 연구 자료가 부족했고, 단회적인 조사에 그쳤으며, 그 이후에 구체적인 후속조치가 이루어지면서 지속적인 평가가 이루어졌던 경우가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을 몇 년 전 한국 교계를 휩쓸었던 NCD와 같은 새로운 교회 건강 진단법의 등장이라고 폄하하더라도 이 책을 통해 얻게 될 발견들은 책 한 권의 값어치를 훨씬 능가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옆 친구가 건강 검진을 받고 중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해서 지레 겁을 먹고 건강 검진을 포기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건강에 이상을 느끼고 있던 사람이라면, 더 늦기 전에 건강 검진을 예약하고 그 결과를 받아볼 것이다. 지금 당장 ⌜Reveal⌟ 의 뚜껑을 열어보라.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교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