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입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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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입양하다
  • 김동욱 목사
  • 승인 2008.06.0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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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대안 아이디어

▲ 니콜라스 엘버리 등저, 이한중 역, 북키앙(만물상자), 2003년 08월 12일, 523쪽, 16000원
이 책은 ‘세계 변화’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세계 변화’란 말을 ‘구원’과 같이 쓸 수는 없지만,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으로 세상을 변화시키자!’ 라고 부르짖으면서도 구체적인 변화의 아이디어나 전략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 책을 겸허하게 읽어야 한다. 우리는 이 책을 신중하게 읽어서 신학적 사고의 확장과 더불어 실천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이 책은 ‘세계 변화’의 유토피아적인 이상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용주의적이며 점진적 전략을 제시하고 있기에 이데올로기인 냄새를 풍기지 않으며, 누구라도 누구라도 적절한 활용이 가능한 사례별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책의 목차는 1)환경과 생태, 2)자기계발/의료건강, 3)문화/대인관계, 4)사회, 5)공동체, 6)교육/육아, 7)국제/정치, 8)경제/과학으로 되어 있어서 다양한 분야에 대해 참고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책의 제목이 ‘지구를 입양하다’라고 되어 있는 것은 1990년대 영국에서 ‘지구 입양 프로젝트’로 처음 도입되어서 자선단체의 후원을 받아 국가적인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을 처음에 예로 들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학교의 모든 학급마다 지구 땅의 특정 부분을 입양하여 지속적으로 돌보는 프로그램인데, 어느 거리를 입양한다든지, 또는 연못이나 공원이나 강을 입양하여 그 곳의 이전 사진을 찍고 어떻게 환경생태적으로 회복시켜 나가는 과정을 심사하여 상도 주는 ‘지구 입양 대회’를 열어서 학생들이 환경과 생태에 관심을 가지고 돌보도록 하는 것이다.

‘지구 입양 대회’를 통하여 단지 학생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교육의 효과 뿐 아니라, 실제적인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여야 한다.

이 책이 말하는 것은 ‘더 나은 세상’은 모든 것을 다 부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나은 시스템과 제도를 축적함으로써 얻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좀 더 나은 시스템과 제도를 축적해서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인간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 책은 ‘사회변화 창안 연구소’라는 사람들의 생각을 엮은 것이며, 대표 편집자는 니콜라스 앨버리이다. 그는 헌신적인 사람들로 이루어진 작은 그룹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고, 그의 신념을 런던 서부에 거주하는 작은 그룹의 사람들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프레스토니아 공화국 창설에 개입하면서 효과적으로 입증했다. 또한 그는 환경 문제에도 앞서 나가서 가솔린에 든 납 성분이 아이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사실을 들어 1979년 석유회사를 기소하기도 해서 몇 년 후 그 석유회사가 무연 휘발유를 출시하기도 했다.

그는 ‘아이디어의 힘이 사회를 바꾼다’는 신념으로 살았다고 하는데, 그리스도인들이 사회를 바꾼다는 것에 대해서 심정적으로 포기하거나 반신반의하거나 별 대책이 없었던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부끄러운 마음이 들면서 옛날에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그 이야기는 큰 물고기를 낚시로 잡았던 어부의 이야기인데, 큰 물고기를 잡아서 유명해진 어부가 유명해져서 전국을 다니면 고기 잡은 이야기를 강연하기 시작했고 낚시하는 법에 대해서 세미나까지 하게 되고, 심지어 낚시에 대한 강좌가 대학에 개설되고 학과까지 만들어졌으나 실제로 낚시하러 가는 사람은 없었다는 것이다. 신학적 사고를 해서 신학을 적용하고 실천하고 실천의 결과에 대한 Feedback은 하지 않고, 시간이 흐른 후에 이단인지 아닌지 혹은 그 때는 그랬었다라고 설명만 하는 식으로 흘러 가는 우리의 ‘신앙으로 살아내기’는 나태하다고 본다.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뭔가 잘못 되어 간다는 이야기는 열심히 하지만 어떻게 해야 잘 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아주 피상적인 이야기를 나눌 뿐이라는 브라이언 이노의 말에 공감을 한다. 그리스도인의 ‘살아내기’도 긴 세월 동안 패배를 거듭했기 때문에 무기력해진 것처럼 여겨지는 요즘에, 조금씩이라도 다르게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삶을 통해서 우리도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명에 조금씩이라도 다가서야 하지 않을까!

‘사명’이란 말을 써서 무거운 감이 있지만 이 책은 변화의 아이디어가 평범한 사람들이 매일 겪는 여러 복잡한 문제들을 보다 즐겁고 신나는 세상을 위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서 체험한 데서 나온 것이다. 우리의 ‘신앙으로 살아내기’도 세상의 문제들을 정죄만 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얼마든지 평범한 그리스도인들의 아이디어를 통해서 세상의 문제들에 도전하는 꿈틀거림이 되는 것을 보고 싶다.

앞으로 이 책의 아이디어처럼 복음으로 인한 중생의 체험이 평범한 사람들을 변화시켜서 매일 그들이 겪는 문제에 대해서 조금씩 변화시켜 가며,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가는 아이디어로 가득 찬 책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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