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톨릭

▲ 조성돈,정재영 공편, 예영커뮤니케이션, 2007-10-15, 127쪽, 6000원
우리가 잘 알다시피 2006년 6월 통계청에서는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Census)를 발표하였다. 그에 따르면 개신교만 마이너스 성장을 하였고 불교는 약간, 천주교는 74.4%라는 경이로운 성장을 이루었다.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한국교회의 마이너스 성장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견을 내어 놓았다. 그러나 그러한 분석들은 대부분 상당히 주관적인 것이었고 소위 '감'에 의한 것들이었다. 다시 말해 그것은 충분한 근거에 의해서 나온 의견이 아니었고 통계를 가지고 이야기하면서 상당히 비과학적인 방법에 의한 것들이었다. 따라서 사회학이라는 한 방편을 가지고 논하고 있는 목회사회학연구소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좀 정리를 하고 논의를 객관적인 수준으로 이끌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주제를 개종으로 보았고, 또 하나는 이러한 현상들이 나타내 보이고 있는 현대인들의 종교성은 무엇인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개종'은 종교사회학에서 중요한 주제 중에 하나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논의된 적이 없었기에 중요한 주제가 되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가톨릭의 신부이며 종교사회학계에서 원로에 속하는 오경환 신부님이 중요한 역할을 해주셨다. 특히 그간의 가톨릭 성장에 관한 논의들이 개신교라는 외부의 시각으로 보던 것이었는데 오경환 신부님의 참여로 그들의 시각이 형성된 것은 뜻 깊은 일이었다.

그러나 본 연구소에서 더욱 관심을 가진 분야는 현대인들의 종교성이었다. 왜 1995년부터 2005년이라는 이 현대의 시기에 대한민국에서 개신교는 줄어들고 가톨릭은 그렇게 경이롭게 늘어났는지에 대한 질문을 현대인들의 종교성에서 찾고자 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 연구소에서 사용한 방법은 심층인터뷰였다. 사회학에서는 질적연구라고 하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설문지에 의한 양적연구가 보편적이지만 그것이 수적우위는 있지만 피상적일 수밖에 없는데 비하여 질적연구는 각 개인들의 주체화된 내용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현대 사회학에서는 선호되는 방법론이다. 이 연구를 위해서 연구소는 14명의 개종자, 즉 개신교에서 천주교로 개종한 사람들에 대해서 심층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는 여러 가지로 분석이 되었지만 무엇보다도 현대인들의 종교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현대인들은 종교에 대해서 지난 과거처럼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을 안한다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한국사회에서 종교인구는 늘어났다. 어떤 측면에서 한국사회는 그 만큼 종교적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심층으로 들어가 본 결과는 사람들이 개신교이든 천주교이든 별반 다를 바가 없다고 본다는 것이다. 그들이 그렇게 쉽게 개종을 하였듯이 다시 천주교에서 개신교로도 쉽게 이동이 가능할 수 있다. 그것은 사람들이 이제 종교를 마치 옷을 갈아입듯 그 이미지에 따라서 자기에 맞는 것으로 걸쳐 입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종교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나 실존적 고민에 의한 선택이 아니라 단순히 그 시대에 비쳐지고 있는 그 종교의 이미지에 좌우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우리의 선교적 포인트가 있다. 다수적 이미지로 갈 것인지 소수적 본질로 갈 것인지 심각하게 생각해 볼 때이다.

그 외에도 한국교회의 다양한 문제점들이 지적되었다. 도가 지나친 친근감이라든가 비이성적인 신앙태도들, 그리고 예전(禮典)의 부족과 외형적 지향성 등이다. 그러면서 가톨릭의 신비성이나 봉사하는 자세, 그리고 뭔가 다른 거룩성 등이 사람들을 끌어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바로 이러한 것들이 바로 현대인들이 종교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들이라고 본다.

본 책에서는 그리고 박영신 교수님의 옥고가 함께 하고 있다. 사회학자의 날카로운 시각으로 그는 이야기하기를 교회가 이 사회와 다르지 아니하고 구별되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세상에서 이야기하는 성공이 교회에서 기도되어지는 그 성공과 다르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교회 안의 물질주의자들, 예수 그리스도를 불러대는 유물론자들, 물질 조건이 삶의 근본이고 그 조건이 충족되어야 목회도 하고 교회도 운영할 수 있다고 믿는 철저한 유물론 신봉자들, 그들 모두 지평초월을 경험해야 한다'고 예언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늘 한국교회는 그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바로 이 지평초월의 경험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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