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윈 R.맥마너스 저, 윤관희 역, 사랑플러스, 2004-08-23, 333쪽, 11000원
나에게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있다. 기준에 미달되지 않는 적당한 키와 몸무게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어느 날부터 아들은 손에 잡히는 대로 먹기 시작했고, 금세 몸에 변화가 왔다. 무서울 정도였다. 점점 배가 나오더니 복무비만으로 이어졌다. 요즘 다이어트로 전쟁을 치루고 있는 아들을 보면서 공급과잉의 위험성을 실감했다.

우리는 풍요 속에서 살고 있다. 먹는 것부터 읽는 것까지 필요보다 많은 양을 공급받고 있다. 스스로 절제하지 않으면 비만에 빠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한국교회 역시 공급과잉으로 비만해졌다. 걷기조차 힘든 지경이다. 겉모양은 기름기로 윤기가 흘러 화려해 보이지만, 걸음은 더디다.

성령 10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는 저마다 '부흥'과 '성령'을 부르짖는다. 모임의 제목, 주제뿐만 아니라 내용에 이르기까지 이제는 너무 많이 들어서 식상할 정도다. 공급과잉으로 비만해진 아들처럼 '부흥'과 '성령'을 생각하는 우리들의 의식도 다이어트가 필요한 것 같다.

'영혼의 혁명'(어윈 R. 맥마너스/사랑플러스)은 비만으로 얼룩진 우리들을 향해 소박한 일상에서 역동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영혼의 혁명을 경험하라고 말한다. 소박함 속에 감춰진 영혼의 혁명을 잔잔하게 소개하고 있다.

맥마너스 목사는 자신의 기준에서 떠나 예수님과 연합하는 긴 인생에서 만날 수 있는 허영, 교만, 욕망의 장애물을 넘어 정직, 용기, 겸손으로 바뀌는 영혼의 혁명을 일상에서 경험하는 사건을 통해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생기는 오해들을 끄집어내어 성경적인 관점으로 고쳐주기도 하고, 나약한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교회들에게 삶의 풍요로움과 기쁨을 일깨워주고 있다. 성실성과 인내, 관대함, 지혜로움에 담겨진 뜻이 얼마나 풍요로운지 가르쳐 주고 있다.

화려한 크리스털에 속에 갇힌 우리들에게 화려한 곳이 아니라 단순한 일상에서, 명예의 추구, 고결함의 추구, 깨달음의 추구를 통해서만 하나님과 연합을 이루는 영혼의 혁명을 맛볼 수 있다고 말한다.

맥머너스 목사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매우 독특하고 혁신적인 교회로 유명한 모자이크교회의 담임 목사이며 문화기획사역자이다. 또한 Awaken 창설자이며, 국제적인 상담자로 문화, 변화, 리더십, 그리고 창조성에 대한 전문사역을 하고 있다.

그는 23년 동안 목회현장에서 만난 하나님과 상담자를 통해 깨달은 진리를 갖고, 화려함과 허영에 갇힌 우리들에게 영혼의 혁명을 위한 여행을 추천하고 있다.

첫째 자유와 죽음이다. 영혼의 혁명을 원한다면 자유를 누릴 줄 알아야 한다고. 세상의 풍속에 끼워 맞추고 순응케 만드는 거짓을 분별하여 자유를 찾아 현실을 박차고 나가라고, 평범한 무리와는 구별된 뛰어난 위치에 서라고 말한다. 요즘 우리가 사회에서 영향력을 상실하고, 사회의 불필요한 집단으로 오해를 받고 있는 까닭은 세상과 너무 닮아서다. 이런 우리들에게 허영과 이기심으로 만들어진 죽음의 웅덩이에서 빠져나와 자유를 즐기라고 주문한다.

둘째 용기와 겸손이다. 저자는 "걷잡을 수 없는 혁명의 폭풍으로 나아가는 영혼의 혁명은 용기가 없는 사람에게 여행을 허락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려면 위대한 일을 해야 한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고, 결코 우리를 떠나지도 버리지도 않으리라는 약속은 약속인 동시에 경고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간섭이 없다면, 이 거룩한 여행을 완전히 마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지도없이 여행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용기로만 가능하지 않는다. 여기에 겸손이 필요하다. 겸손은 하나님께서 개입할 여지를 만들어 준다. 겸손이란 단어는 '흙'이나 '먼지'를 뜻하는 humus란 단어에서 유래했다. 겸손한 사람은 땅에서 내려온다. 허세를 부리기 위해 어떤 에너지도 낭비하지 않는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기독교신앙의 대변자인 종교 기관에서조차 재능이 겸손보다 나은 대접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교회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갈등은 교회 안의 사람들에 대한 평가가 겸손과 상관없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들이다.

마지막 인내와 온전한 성품이다. 우리는 삶의 풍요라는 공급과잉으로 하나님의 성품을 잃어버렸다. 그분의 인격의 아름다움, 그분의 선한 마음의 표현, 하나님께서 우리와 나누고 싶어하는 성품을 잃어버렸다. 현재 자신의 처지가 이런 상태에 빠져 있다면 다시 영혼의 혁명을 향한 여행을 시작해야 한다. 풍요와 안주의 삶을 떠나 고난을 통과해 예수님과 연합하는 목적지를 향해 떠나야 한다. 이 여행에서 변화될 성품만이 길고도 어두운 수많은 밤을 통과하는 유일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하나님, 코뿔소가 방향만 정해지면 전속력으로 내달리듯이, 부르심만 바라보며 앞만 보고 달리다가 죽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믿음의 야성이 살아 있는 교회의 표지판이 되게 해주십시오!" 이것이 무엇보다 세상에서 안전지대로 도피해 식물인간처럼 무기력해지는 교회를 향해 피 끓는 외침을 던져온 맥마너스 목사가 풍요함에 빠진 우리들에게 부르짖는 외침이다.

영혼의 혁명은 특별한 것을 추구하고 생각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평범한 것처럼 보이는 일에서 시작된다. 영혼의 혁명은 작은 일들과 사소한 선택 속에 담겨져 있다. 사실 그렇게 많은 위기가 우리에게 닥치는 것도 바로 위기가 닥치기 전의 작은 일에서부터 잘못된 것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제시하고 있는 인생의 원리는 너무 간단해서 놓치기 쉽다. 예수님은 이 땅에 사시는 동안 결코 지름길을 찾지 않으셨다. 예수님과 마찬가지로 누구도 중대한 장애물과 고난을 뚫지 않고서는 영혼의 혁명을 맛볼 수 없다.

맥마너스 목사는 기본기가 없는 우리들에게 마치 바로 옆에서 전하듯 하나하나 짚어주며 겸손이 정직을 낳고, 정직은 용기를 낳고, 감사는 온전함을 낳고, 온전함은 관대함을 낳는다는 그 기본적인 진리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라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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