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불가능의 시대인 21세기는 우리에게 더 이상"미래의 충격"으로만이 아니라 충격적인 현실로서 우리 앞에 서 있다. 고도의 정보화 사회가 전개됨에 따라 디지털로 사회 각 구석에 스며들어가는 대중문화의 물결 속에서 전통적인 기독교는 시대에 뒤떨어진 가치체계로 더 이상 영향을 발휘할 수 없게 되고 말 것인가? 여기에 21세기의 문화적 도전을 진단하고 그 속에서 교회가 직면하는 위기에 대한 처방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20세기 말의 현재에서 문화적 도전을 살펴보자

21세기는 정보교환의 시공간적 거리가 극복되고 문화적으로 국경이 철폐되는 정보화시대이며, 문화적이고 상징적인 상품과 정보상품들이 기존의 물질적 상품과 서비스의 자리를 대체하는 후기산업사회이다. 정보의 대량제공과 사회의 다원화와 지식화는 지식과 가치의 상대화를 촉진시켜 기존의 규범과 자아를 해체하고 기존의 절대적 이데올로기를 무너뜨린 반면, 인간 살인적인 공격과 파괴충동은 여전히 남아있는 위험성을 가져왔다.

합성의 시대로서 21세기는 문화와 과학이 합하면서 새로운 영역이 창출되는 신기술의 시대이지만 현대 기술은 그 첨단성과 기능성은 자랑하면서도 윤리성과의미와 목적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는 장님이어서 첨단 기술시대에 지배와 착취와 멸시와 증오가 지배하고 있다.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에서 생기는 수많은 결과를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현대인들은 고도의 소비와 향락주의 시대에 물질적으로 풍족한 삶을 살면서 오히려 영적인 비전은 상실하고 있다. 과학주의와 근대적 합리주의의 붕괴로 법칙적 일반화와 보편적 합리성이 거부되고 역사발전을 예시하는 거대담론이나 인식론적 기초주의는 용인되지 않는다. 이러한 다원주의는 결국 모든 종교가 구원에 이르는 각기 다른 하나의 길에 불과하다는 종교적 다원시대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자율성과 성숙성이 확대되어 종교가 소멸하리라던 관측은 후기 산업사회에서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각종 이데올로기, 이상향주의, UFO종교, 마약운동, 과학기술 신격화 등의 세속적 종교운동과 각종 점성술, 점, 미신, 뉴에이지운동 등의 신비주의가 전통 종교의 자리에 들어서 큰 붐을 이루고 있다. 21세기는 인간 자신의 생존이 위협되는 생태환경의 시대이며 지구적 차원의 정의문제가 요구되어 보편주의적 윤리가 절실히 요청되며 동시에 환경친화적 생활방식과 생태기술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이다.

먼저 21세기에 우리가 부딪힐 영적인 도전을 생각해보자

기독교회의 복음선포는 이제 과학기술주의의 심각한 영적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과학기술주의의 심각한 영적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과학기술주의는 단순한 과학적 차원의 문명의 이기를 넘어서서 인간을 지배하고 자기를 신격화하여 기독교의 메시야 사상을 대체하고자 한다. 더 이상 신적인 역사 간섭이 필요없다고 한다. 우리는 정보와 대주운화의 홍수 속에서 떠내려가고 세속적 인간본위적 가치를 주입받음으로써 전통적인 신앙과 가치관이 와해되고 있다. 멀티미디어는 "숨은 설득자"로서 상품구매로 유혹하고 폭력과 섹스의 내용들은 분별력이 약한 청취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인터넷 속의 가상교회(cyber-church)는 교회에 나가지 않고 컴퓨터 속에서 자기에게 편리한 예배를 선택하여 가상적인 예배를 드리게 한다. 신자들은 성도의 교제를 상실하고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교제를 상실하게 된다.

오늘날 가치관의 혼돈과 붕괴 속에서 전통 종교와 가족관계는 더 이상 영향력을 주고 있지 못하다. 세속 종교에 의해서 무질서와 분열이 조장되고 있고, 각종 복술이나 점 등 미신등에 의하여 현대인들은 옛 종교시대보다 더 큰 좌절과 운명론적 사고 속에서 살고 있다. 기독교 안에는 각종 사이비 은사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은사가 그것을 매개하는 자에 의하여 조작된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교회와 복음 사업에 봉사하기 위해 조건없이 부여된 은사가 이제는 하나의 영혼 장사가 되었다. 열광적인 성령운동은 말씀선포와 회개와 거룩한 생활이 결여되고 오로지 신비로운 체험과 환상과 방언과 기적적 치유만을 추구하는 신비주의 운동이다. 이와 동시에 모든 종교적 신념과 실천의 중심에는 "하나의 신적 실재" 가 있다고 주장하는 종교다원주의와 하나님의 초월성을 배제하고 가부장적인 신의 모습을 거부하여 하나님의 주권성을 남성과의 투쟁에 있어서 해방적인 이데올로기의 힘으로 변모시켜 버릴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여성신학 등 자유주의신학의 도전이 거세게 대두되고 있다. 21세기에는 종교다원주의가 더욱더 기독교신학계와 교계에 크나큰 영향을 끼치게 되어 범종교적 영성이 지배하게 될 것이다.

좁은 의미에서 현대의 철학문화 비판의 한 극단적인 흐름인 해체주의를 말하며 넓은 의미에서는 20세기 중반이래로 모더니즘을 비판하고 극복하고자 하는 시대적 흐름인 포스트모더니즘은 서고 사상과 가치 체계의 기반인 신의 죽음을 선언하므로써 신이 창조한 그의 형상으로서 인간 자아도 사라진다. 역사는 아무런 목적이나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리고 고전이나 경전이란 더 이상 설득력을 가지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서 성경은 더 이상 권위적인 경전이 아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성적 보편성뿐만 아니라 존재의 가치까지도 부정하면서 현대인들을 해체적 허무주의로 몰아가고 있다. 그리고 해체적 포스트모더니즘은 성경의 권위성과 교회의 전통을 부정하므로써 복음의 순수성과 기독교의 정체성을 파괴하고 있다.

우리는 21세기에 직면하는 교회의 과제에 응답해야만 한다

먼저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과 성령의 충만에 입각한 영성을 개발해야 한다. 이것은 바로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입각하여 물질과 정신의 이원론에 빠지지 않는 유신론적 일원론 속에서 구속사적인 역사관 가운데 성령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종교개혁적 영성이다. 독단적인 권위와 인위적인 경건은 비판되고 재음미되어야 하지만, 권위와 경건 자체가 부정될 때 인간의 사고와 행동은 그 방향을 상실하고 허무주의에 빠지게 된다. 21세기에서 기독교 신앙과 신학의 정체성의 확보는 성경이 하나님 말씀이라는 사실에 대한 재발견에서 시작된다. 기독교의 정체성은 성경관의 확립에 달려 있다. 종교개혁적 전통이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기독교 경건의 전통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보고는 성경은 영감받은 정확무오한 하나님 말씀이요 우리의 사고와 행위의 유일한 표준이라는 사실이다. 불신자의 영혼이 지옥불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멸절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같은 시대영합적 신학과 교리의 왜곡에 대하여 우리는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한 올바른 신학과 교리를 확립해야 한다. 지옥이라는 실재를 비신화론적 상징으로 변형시키면 천국도 마찬가지로 그 실재성을 상실하게 되고 하나의 상징성 해석으로 전락하고 만다. 이렇게 될 때 성경의 메시지는 그 영적 실재성과 사실성을 상실하고 단지 하나의 교훈적 진리차원으로 변모하게 된다. 그럴 수는 없다. 우리는 말씀이 가르치는 실재와 사실의 차원을 그대로 실재론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왜냐하면 성경이 그것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세기의 신학적 구도는 교파적 축소주의나 자유주의적 혼합주의에서 탈피하여 성경이 영감된 하나님 말씀임을 믿고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고 그의 재림과 더불어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를 대망하는 복음주의자들의 연합이 중요한 것이다. 종교개혁자들은 "유한한 것은 무한한 것을 파악할 수 없다"며 유한한 것의 절대화에 대한 부정을 선언하였다.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하는 교회이다". 교회는 역사 속에서 교권적 위계질서에 안주하지 않고 메시야적 소망 안에서 다가오는 하나님 왕국을 선취하고 예기하는 사명을 다해야 한다. 하나님 말씀에 따라서 개혁되지 않고 그 자체 기구적 팽창과 비대화의 왕국 속에 갇혀있는 교회는 수구적 집단이지 그리스도의 교회는 아니다. 교회의 성장도 교회중심주의가 아닌 말씀의 선포를 통하여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의 한 과정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교회성장이 목적이 아니라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의 선포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교회 안에 현재적인 하나님 나라는 다가오는 원본적인 하나님 나라의 파편이요 반영일 뿐이다. 이 하나님 나라를 향하여 모든 교회와 교파는 연합하고 일치하는 운동을 벌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교회는 하나님 말씀에 입각한 균형적 영성을 확립하는 교회, 생태계에 대한 청지기 사명을 다하는 교회, 폐쇄적 근본주의를 극복하고 세속문화 속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교회는 섬김과 나눔의 삶을 사는 인격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하늘을 버리고 땅의 행복을 얻거나 하늘을 얻기 위해 땅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양자를 세속 안에 계시는 그리스도 안에서 연결하는 교회이다. 21세기의 교회와 신학은 새로운 과학기술적 문화적 정황과 대화하여 현대의 첨단 과학기술이 어떻게 인간의 복지와 인간성의 회복을 위하여 어떻게 사용되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신학의 과제는 의미의 새로운 창조가 아니라 의미의 새로운 발견이요 새로운 적용이다.

그리스도 교회는 성경적 종말론을 제시해야 한다. 개인과 역사의 진정한 구속은 메시아적으로 종말론적으로 성취된다.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의 재림에 의하여 세계와 역사의 진정한 종말이 성취된다. 그러므로 기독교적인 종말론은 인간 스스로 신격화되고 우주와 합일한다고 주장하는 뉴에이지 사상을 단호하게 거부한다. 종말론적 사고는 이 세상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왕국을 대망하면서 거기를 향하여 오늘도 순례자의 길을 가는 사고이다. 자기가 안주하기 쉬운 이 세상의 종교왕국을 부정하는 사고이다. 끊임없이 자기를 상대화하고 개혁하는 사고이다.

교회의 갱신은 목회자의 자기 갱신이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목회는 소명에서 비롯되면 자질의 개발과 겸손한 섬김의 목자직이다. 그에 더하여 기술이나 학문이나 경영과 인간관계가 필요하다. 영성을 개발하고 창조성을 발휘해 나가는 목회가 요구된다. 목회는 하나님 자신의 목회요 목회자는 하나님의 목회에 사용되는 도구이다. 21세기의 기술과 컴퓨터를 목회에 적극 수용하면서 그것이 주지 못하는 정신적인 가치와 도덕 영적 비전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설교준비에 있어서 현대의 문화적 상황을 알려주는 다양한 정보 매체를 접하고 분석하는 것이 요청된다. 21세기의 기술과 컴퓨터를 목회에 적극 수용하면서 그것이 주지 못하는 정신적인 가치와 도덕과 영적 비전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설교준비에 있어서 현대의 문화적 상황을 알려주는 다양한 정보 매체를 접하고 분석하는 것이 요청된다. 21세기의 메시야는 과학기술주의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을 선포하고 종말론적 메시지를 오늘날의 맥락에서 선포해야 한다. 다가오는 21세기를 전망하면서 교회는 사도요한이 이미 성령으로 보았던 이 종말론적 소망과 비전을 과학기술주의의 유토피아 사상과 메시야주의에 대하여 제시하고 과학기술 왕국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이 다가오는 21세기의 목표가 될 것을 증언해야 하는 제사장적이고 예언자적 과제를 부여받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는 과학기술 사회 속에서 선교적 공동체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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