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 상록구청 사거리가 수많은 인파들로 붐빈다. 새로 구획된 신작로 한 가운데 새로운 대형 건물이 우뚝 솟아 있다. 한양대 앞에 선 이 건물은 '하나님을 경험하고 세상을 축복하며 미래를 열자'는 슬로건을 걸고 안산지역, 더 나아가 한국 사회의 선교 허브가 될 것을 선언한 안산동산교회당의 새 모습이다. 27년 전, 염전 천지였던 원곡리의 주택 지하에서 출발한 동산교회는 이처럼 거대한 외연을 가질 정도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셀과 허브. 이처럼 왜소함과 거대함이 어우러져 있는 안산동산교회의 목회 본질과 힘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건강한 교회, 가족 같은 교회를 표방하는 안산동산교회의 오늘과 새 출발을 살펴본다.

오직 전도...구령 사업

개척자의 손은 언제나 화려하지 않다. 안산동산교회는 처음부터 '전도목회' 하나로 개척목회를 시작했다. 이는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출신의 김인중 목사가 생면부지의 안산 땅에 내려오기 전부터 심중에 뒀던 목회였기 때문이다. 정치를 꿈꿨다가 사람과 사회를 제대로 변화시키기 위해 복음뿐임을 확신한 그는 누구보다도 복음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해 왔다.

김 목사의 고뇌는 70년대 말 안산에 대규모 공단이 조성된다는 한 줄의 기사를 접하면서, 종지부를 찍게 된다. 가난 때문에 배우지 못하고 공단을 찾아 온 젊은이들을 위해 야학까지 계획할 정도로 그 확신은 구체적이었다. 하지만, 연고도 없고 호구수도 적은 시골 깡촌에서 교회를 시작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일. 그렇게 두해가 흘러갈 무렵. "목사님도 서울서 좋은 차 타고 다니며 목회하고 싶으십니까?" 어느 여 집사가 던진 눈물어린 충고가 그를 정신없이 안산으로 내달리게 만들었다. 안산 공단지구에서의 전도목회는 그렇게 시작됐다.

오직 전도. 스타킹 공장을 포함해 3개 공장을 이 잡듯이 뒤지고 또 뒤졌다. 전도일지를 써가며 속칭 공돌이·공순이라고 설움받는 그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그 결실은 6개월 만에 나타났다. 전도를 하면서 야학을 열기도 하는 등 안산동산교회는 공단 일대에 놀라운 복음의 능력을 체득케 한다. 한 영혼의 소중함과 그 영혼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의 소중한 가치를 목회 토양으로 다지는 혹독한 수련기였다.

우리는 '가족'...무한 용납, 격의없는 사귐

안산동산교회는 이렇듯 구령의 열정으로 출발한 교회다. 동산교회와 김인중 목사의 전도 열정은 27년을 지나오면서 강화, 구체화, 그리고 특수화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고 그 청사진이 바로 지난 8월에 완공된 '동산비전허브'다.

교회가 전도를 통해 목회를 시작했다면 그 유지와 전도사업은 소그룹을 통해 지속해 왔다. 교회 성장에 있어서 야긴과 보아스 같은 양대기둥이었던 셈. 최근 안산동산교회를 국내의 대표적인 셀 교회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지만, 셀이라는 단어가 주는 인식은 동산교회의 소그룹 사역 전통을 충분히 보여주는 데는 그 한계가 있어 보인다. 셀교회(Cell church)라는 말이 통용되기 전부터 동산교회는 이미 소그룹 모임의 중요성을 인식, 이를 강화하고 집중해 왔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에서 힌트를 얻은 서구 교회들이 소그룹을 셀이라는 이름으로 정리하고 체계화하면서 보다 정례화 시켰다는 차이가 있을 뿐, 동산교회는 복음전도와 함께 전도된 이들을 소그룹 단위(다락방)로 묶어 단계별로 일주일간 긴밀히 교제하게 만드는 사역을 집중적으로 전개해 왔다. 그래서 동산교회는 셀교회를 선언한 현재와 십수년간 운영해 온 소그룹의 차이가 별반 없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이처럼 안산동산교회를 움직이는 핵심 가치는 소그룹 사역에 있다. 그리고 소그룹 사역을 뒷받침해 주는 관건이 바로 '건강성'과 '가족개념'이다. 건강성. 교회란 것이 유기체와 같은 것이어서 건강하면 반드시 성장하게 돼 있고 때가 되면 증식하게 된다는 것. 가족성. 그 과정에서 가족처럼 서로를 인식하고 나눔을 통한 교제를 꾀한다면 삶의 변화와 그로 인한 성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안산동산교회가 말하는 소그룹 목회의 중요성이다.

즉 안산동산교회의 힘은 이 가족이라는 개념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김인중 목사는 강조한다. 김 목사는 가족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라고 주문한다. 아무리 실수를 해도 가족은 용서와 용납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무한히 책임을 져주는 관계라고 설명한다. 그 가족 개념으로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이고 따라서 우린 그 개념으로 서로를 돌아보며 교회를 세워가야 한다는 것이 안산동산교회의 핵심가치다.

김 목사는 비전허브를 세운 후부터 더욱 이 개념을 반복해서 교인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그 개념을 가지고 허브를 통해 교회 밖으로 나가는 것이 교회의 비전이기 때문이다. 나눔을 통해 상대방의 눈물과 기쁨을 내 일처럼 나눌 수 있는 것이 교회여야 하고 소그룹이어야 한다는 것이 동산교회와 김 목사의 목회 철학인 셈이다. 그리고 이 중요한 철학은 단순히 메시지로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교역자들이 생활화해 보임으로써 교인 모두가 하나님 안에서 한 가족임을 일깨우고 있다.

동산교회의 특이점이 여기서 나타난다. '부목사'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는 것. 담임목사와 부(?)교역자들 간의 사이가 경직됨이 없고 권위적이지 않다. 부교역자는 담임목회자급의 수준으로 성장해야 할 대상이다. 주일 대예배 설교도 담임목사만 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각 교구별로 소그룹을 관장하며 모든 권한을 위임해 목회를 맡긴다. 김인중 목사는 하나님 안에서는 목회자든, 평신도든, 모두 동등한 인격과 동등한 사역자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영혼구원과 하나님 나라 확장의 열정도 동등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매주 금요일에 있는 담임목사와 교역자들 회동(?)은 이같은 가족의식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부분이다. 지난 주의 사역 보고만 이루어지는 시간이라고 보면 오산. 편안한 차림으로 삶을 나누고 어려움을 공유하는 형님 오빠와 아우들이 모인 소그룹이다. 허심탄회한 대화와 진솔한 기도. 이 모임을 통해 쉼을 얻고 말씀으로 충전되는 시간들 속에서 안산동산교회의 농익은 스피릿이 하부의 소그룹으로 흘러내려가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비전

이렇듯 가족같은 소그룹을 표방하며 건강성을 추구하는 안산동산교회는 비전허브라는 인프라 구축을 통해 그 가치를 교회 밖으로 확장하고 있다. 연약한 교회를 도우며 함께 부흥을 이루자는 큰숲운동을 비롯, 하나님을 경험하며 세상을 축복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교회가 되기 위해 교회 역량을 '올인'한 셈이다. 안산동산교회는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복 주심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위해 '허브'가 필요했다고 설명한다. 허브를 통해 안산동산교회가 쌓아온 핵심가치를 더 많은 불신 지역민들에게 전하고 싶었으며 그 비전을 실천하기 원하는 타 교회들에게 선례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서 함께 지역을 품고 가족의 가치를 나누는 목회를 본격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안산동산교회는 전 교인에게 헌신을 호소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부어주신 만큼 그 댓가를 치루자고 수개월간 교인들을 헌신으로 초대하고 있다.

목회철학 담은 '동산비전허브'

안산동산교회의 목회 철학과 미래 비전이 담긴 예배당 및 복지교육문화관이다. 3년반의 시간의 소요된 비전허브는 보통 센터라는 이름 대신 구심점과 중심축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에서 '허브(herb'라고 명명했다. 10층 규모의 허브는 연건평이 1만2200평이며 교회 3대 비전을 올네이션스홀(예배)ㆍ네오비전센터(교육)ㆍ아가페(복지관)에 담고 있다. 이 세개 동이 다리로 연결된 구조를 갖고 있는 점이 독특하다. 본당은 4500석 규모이며 평일엔 토요문화축제 등 지역 선교 차원에서 갖고 있는 대중공연이 열린다. 네오비전센터 안에는 주일학교 예배당(학년별ㆍ부서별)과 교사위원회실이 구비돼 있으며 네오비전센터엔 노인, 유아 복지 공간과 상담실, 도서관 및 카페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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