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주일이면 대부분의 교회들이 교사 헌신을 기념하고 감사하는 보은의 시간을 갖는다. 보통 꽃다발과 선물을 전하며 격려하는 순서를 갖지만 강남교회(송태근 목사)는 이번에 아주 색다른 시간을 가졌다. 이름하여 '보고 싶은 옛 스승과 제자의 만남'. 최근 공중파 방송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만나는' 프로그램이 연상되는 이 행사는 사실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다만 교사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스승으로서의 사표를 제공해 주자는 데 큰 취지가 있었다.

옛 스승과 제자의 뜨거운 포옹. 강남교회는 스승의 사표를 제시하기 위해 만남의 행사를 마련했다.
옛 스승과 제자의 뜨거운 포옹. 강남교회는 스승의 사표를 제시하기 위해 만남의 행사를 마련했다.

5월 21일 오후예배. 강남교회는 이미 추천된 스승들을 예배당 앞 쪽으로 초대, 설교와 찬양 등을 옛 스승들에게 맡긴 색다른 예배를 가졌다. 중직들이 기억하고 추억하는 김대희 목사(대전동서교회)가 '어떤 스승인가'를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설교 내내 제자들은 단칸방에서 함께 식사를 나누며 교제를 나누던 다감한 시절이 오버랩됐을 것이다.

이어 사모님이 된 이주영 선생님과의 반가운 만남도 있었지만 고인(이백철 목사)이 돼 만날 수 없는 안타까운 시간도 있었다. 대신 참석한 유족들에게 교회와 제자들의 마음을 전하며 교제하는 순서를 가졌다. 성가대 스승을 모시는 자리도 마련됐다. 지휘자였던 김홍식 집사 초청의 시간은 색다른 기쁨을 더했다. 스승의 주일 예배를 위해 당시 어린이 성가대원들이 다시 모여 성가대까지 만들었다. 이날을 빛내기 위해 부득히 교회를 떠나갔던 옛 제자들까지 함께 해 제자성가대에 섰고 옛 지휘자의 지휘에 따라 남다른 감회의 찬양을 올렸다.

정반대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번에 스승이 옛 제자를 찾기. 이설애 권사는 교사 시절, 말썽쟁이였던 옛 제자를 찾아달라고 교회에 부탁을 했고 그 제자는 군인으로 장성해 가족들을 이끌고 옛 스승을 찾아왔다. 알고보니 이 제자는 강남교회 청년부가 군선교를 할 때마다 큰 도움을 주었던 장본인이었다고. 감동의 시간은 교사들에게 격려가 되기에 충분했다. 현재 속을 썩이는 제자라 할지라도 정성을 다하면 언젠가 건실한 신자로 성장하게 되리라는 강한 도전이 되었다.

깜짝 이벤트를 통해 기쁨은 배가 되었다. 현재 강남교회 안에서 존경받는 스승을 세워 축복하는 시간이었다. 사전에 알려지지 않은 이벤트인지라 당사자인 안월옥 권사도, 교인도 당황했지만 기쁨은 그만큼 컸다. 이렇듯 강남교회는 교회 교육의 여건이 어렵고 스승의 권위가 날로 떨어지는 시절에, 훈훈한 만남으로 보은의 주일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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