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신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에게 보내는 공개비평 서한

▲ 데이비드 A. 로버트슨 저, 전현주 역, 사랑플러스, 2008-01-03, 226쪽, 8500원
기독교에 대한 세상의 공격 스타일이 달라졌다. 은유와 같은 거추장스런 가면을 벗고 직접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그 중심에 <만들어진 신>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가 있다. 그는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 이상이고,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라는 로버트 퍼시그의 인용문으로 그의 책을 시작한다. 그의 반(反)종교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이 말을 증명하기 위해 책 전체를 걸쳐 종교, 신, 기독교라는 주제에 대해 진화론적 증거와 무신론의 보편적인 주장을 사용해 자신의 주장을 틈새 없이 짜 맞추고 있다.

기독교에 대한 세상의 공격 스타일이 달라졌다. 은유와 같은 거추장스런 가면을 벗고 직접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그 중심에 <만들어진 신>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가 있다. 그는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 이상이고,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라는 로버트 퍼시그의 인용문으로 그의 책을 시작한다. 그의 반(反)종교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이 말을 증명하기 위해 책 전체를 걸쳐 종교, 신, 기독교라는 주제에 대해 진화론적 증거와 무신론의 보편적인 주장을 사용해 자신의 주장을 틈새 없이 짜 맞추고 있다.

그러나 그가 "신이 없다."라는 것을 입증하고자 사용한 증거와 논증은 반기독교적 감정이 있는 사람을 자극하기 위해 선택적으로 수집한 극단적 종교인의 모습과 성경을 자기 본위적으로 해석한 기독교의 형편없는 왜곡뿐이다. 도킨스는 <만들어진 신>뿐 아니라 앞서 발표했던 다른 책에서도 동일한 태도로 일관해 왔다. 그는 <눈먼 시계공>에서는 생물학에 관한 논의보다는 무신론에 관한 그의 견해를 피력했다. 진화론의 충실한 신도로서 그는 "진화론을 믿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화가 나고 제 정신이 아니라고 생각되고 심지어 사악하다고 느껴진다"고 말할 정도로 진화론을 복음으로 생각해 세계 모든 종족에게 전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기독교에 대해 회의를 품고 있는 사람이나 무신론으로 기울어진 사람에게 도킨스와 그의 책은 자신의 생각에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합리적이고도 이상적인 지적(知的) 세계관으로 추앙받고 있다. 한국적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탈레반의 피랍 사건으로 여러 면에서 어려움을 당하고 있었던 지난 해 7월 하순,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 <만들어진 신>이 출간되었다. 출간과 동시에 주목의 대상이 되더니 급기야 인문분야 우수도서로 선정되는 결과가 벌어졌다. 물론 하나의 사건으로 전체를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번의 예에서 오늘의 한국 사회의 우수도서 선정 기준과 이 시대의 인문학이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엿보게 된다.

세상이야 그렇다고 하자. 그런데 이렇게 복음에 역류하는 사회적 흐름을 향해 교회는 신음 소리 한 번 제대로 내지 못하고 침묵했다. 도올 김용옥이 '요한복음'에 관한 책을 출간했을 때 그토록 목청을 높였던 이들은 어디로 간 것인지, '공격적 선교'는 더 이상 안 된다고 지적하며 반성과 새로운 모색을 강조하던 이들은 안방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물론 일부에서 뒤늦게 그리스도인의 지적(知的) 반응을 보여주고자 분주함을 일으켜 보았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고 도킨스의 오류를 뒤집을 만큼 설득력 있는 반박을 내어 놓지도 못했다.

이런 슬픈 우리의 현실 때문에 이 무명에 가까운 저자의 책에 더욱 주목하게 된다. 데이비드 A. 로버트슨(David A. Robertson)은 유명하지 않다. 특히 한국 독자에게는 생소하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온 평범한 목회자이다.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스스로 밝히고 있는 이 책의 출간 목적을 읽어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할 수 있다.

"<만들어진 신>은 몇 달 동안 <뉴욕 타임즈 New York Times>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영국에서는 탄탄대로를 걸으며 백만 권 이상을 팔아 치웠습니다(아마도 종교 지도자들만 보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하여 알리스터 맥그래스(Alister McGrath)와 그의 아내 조안나는 <도킨스의 망상 The Dawkins Delusion?>이라는 책을 출판하였습니다. 또한 지금도 많은 논문, 신문 칼럼, 비평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도킨스 박사가 주장한 다양한 비난에 대해 학문적인 반응들이 더 나올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반응이 있음에도 왜 굳이 이 편지들을 모아서 보태는 것인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그 대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학문적인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남아 있을 잔상과 허구들, 그리고 종교적 관점을 가지고 무조건 상대편을 경멸하는 판에 박힌 반응들, 또한 말해 봤자 해결될 게 없으므로 그냥 무시하는 게 상책이라고 여기는 무관심들, 마지막으로 도킨스가 다루는 주제를 인내를 갖고 읽을 만큼 시간이나 관심이나 돈이 충분치 않은 사람들을 위해 이 한 권을 보태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추천한 경희대학교 생물학과 유정칠 교수의 말처럼, 기독교인 모두가 맥그래스 교수처럼 과학과 신학에 정통하여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을 조목조목 반박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일반인들이 그렇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보통의 기독교인이 읽고 이해하고 무장할 수 있는 책의 필요성이 절대적이다. 이런 이유로 출간된 데이비드 A. 로버트슨의 <스스로 있는 신>을 주목하는 것이다.

도킨스가 펼치는 무신론의 세계가 얼마나 자의적이며 비논리적인지에 대해 편지 형식으로 쓰인 이 책의 첫 번째 특징은 쉽고 명쾌하다는 것이다. 과학과 종교, 철학에 생소한 보통의 기독교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자칫 변증서가 빠지기 쉬운 함정인 현학적인 수사나 허세를 찾아볼 수 없다. 두 번째 특징은 도킨스의 개인 홈페이지에서 진행된 논쟁을 그대로 수록하고 있어 박진감 있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제기와 반박 그리고 재반박, 그렇게 진행된 과정을 읽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논쟁의 핵심으로 다가갈 수 있다. 보통의 변증서가 갖는 따분함이란 약점을 극복한 것이 이 책의 장점이라 하겠다. 세 번째 특징은 논쟁을 이해하기 위해 굳이 도킨스의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특별히 연구와 변증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일반인의 경우 굳이 도킨스의 책을 읽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도킨스의 이론을 이해하는 것이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그의 주장의 허구와 무신론의 맹점을 파악하고 이론적 무장을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이 책이 리처드 도킨스가 이끄는 현대 무신론의 도전과 보편화 되고 있는 세속주의의 가치관에 오염되어 있는 현대 기독교인들의 불순물을 제거해 주고 진정한 신앙의 회복을 돕는 일과, 또한 '왜 신은 스스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진정한 복음주의적 해답을 준비하는 일에 효과적인 도구가 될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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