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성석 저, 국제제자훈련원(DMI), 2006-10-14, 197쪽, 8000원
이 책은 저자의 인물 강해 시리즈 중 제2권으로, 우리가 흔히 델릴라의 유혹에 넘어갔다는 것만으로 '실패자'라고만 여기는 삼손에 대한 평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또한 삼손의 모습을 통해 '실패'와 '승리'의 성경적 의미를 알려줌으로써, 우리의 생각을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유혹이 가득한 삶에서 치열한 영적 전쟁을 벌이고 있는 남성들에게 위안과 격려, 그리고 승리의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삼손은 결코 우연히 태어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특별하신 섭리와 뜻 가운데서 세상 사람과 구별된 삶을 살아가도록 부름받은 나실인으로 태어났다. 하지만, 삼손의 인생은 실패와 상처투성이의 이야기이다. 넘어지고 흔들리며 사랑하는 여인으로 인해 머리를 깎이고 원수들에게 붙잡혀 눈까지 뽑힌 뒤 비참하게 짐승처럼 맷돌을 갈고 있는 모습들로 인해, 삼손에 대한 일반적인 선입견은 대단히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에 대한 지금까지의 선입견을 잠시 유보하고, 하나님께서 그를 어떻게 보시는가를 주목해 보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삼손은 실패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실패자까지도 용서해 주시고, 기다려 주시고, 덮어 주시고, 그의 부르짖는 기도에 귀를 기울여 주신다. 삼손 이야기의 마지막은 놀라운 회복의 은총을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이야기를 구약의 복음서, 아니 삼손의 복음서라고 부른다. 이처럼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하심이 풍성히 나타난 기록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약점을 가지고 있다. 천하의 삼손, 그의 아킬레스건은 기도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는 하나님께 풍성한 은혜와 축복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기도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아니, 그에게는 기도가 없었다. 적어도 다곤 신전의 기둥을 붙잡을 때까지는 기도한 흔적을 발견할 수 없다. 그는 사사로만 무려 20년을 사역한 사람인데, 그 기간 동안 하나님은 끊임없이 그를 찾아오셨고, 그를 축복하셨으나 하나님과 교제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오랜 기간 동안 하나님과 영적 교제, 영적 호흡이 점점 막히기 시작한 것이다.

나실인으로 태어나 하나님의 복을 받은 그가, 한때 성령에 충만했던 그가, 힘이 최고였던 그가 아무런 실패 없이 완벽하게 성공한 영웅의 삶을 살았다면 이 삼손 스토리는 오늘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이다. 우리의 삶과는 그 어떤 접촉점도 없기에 감동도, 도전도, 용기도 주지 못할 것이다. 머리칼이 잘리고 눈이 뽑힌 후 깊은 감옥에 던져진 삼손을 하나님은 결코 외면하지 않으셨다. 삼손은 하나님의 기대를 저버린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믿음의 반열'에 당당히 세우신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한 은혜를 주시는 것이다.

미래의 경영자들에게 있어서도 실패보다 더 중요한 자산은 없다. 경영 사상가인 톰 피터스의 '실패 예찬론'에 따르면 "우리에겐 훨씬 더 많은 실패와 보다 빠른 실패가 필요하다. 우리가 국민 총 실패율을 높일 수 없다면 우리는 매우 어려운 상태에 처해 있다고 말하는 것이 옳다. 실제로 경제의 가장 밝은 지표는 실패의 증가다. 오늘과 같은 변화와 혁신의 시대에는 실패율을 높이는 것, 즉 보다 많은 실패를 보다 빠르게 하는 것이 결국 성공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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