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이끄는 첨단정보사회, 그 미래를 읽는 키워드

▲ 이어령 저, 생각의나무, 2006-04-05, 225쪽, 12000원
이 책의 저자는 일흔이 넘은 고령자임에는 분명하지만 빠르게 발전하고 변화하는 시대를 읽는 특별한 눈은 그 누구보다 젊고 훌륭하다. 그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선사하는 새로운 사명은 디지로그 시대의 개척자이자 전도사가 되는 것이다. 한국이 산업사회에선 뒤졌지만 정보화사회에선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음을 일찍부터 설파한 그가 이제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디지로그 시대의 개막'을 선언한다. 물리적 나이로 보자면 분명 노학자이지만, 그는 디지털 미디어를 매개로 한 문명전환의 시기에 누구보다도 앞서 디지털 패러다임의 한계와 가능성을 몸소 체험한 얼리어댑터이다.

그의 서재에는 7대의 컴퓨터와 2대의 스캐너, 무선 공유기, 프린터 등 각종 디지털 장비가 자리한다. 7대의 컴퓨터를 직접 네트워킹했다. 그는 컴퓨터들을 이용해 직접 자료를 모으고, 검색하고, 정리하고, 자신의 지적 회로망에 연결한다. 그에게 컴퓨터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뇌의 확장된 영역이 되고, 그가 선창하는 디지로그 세상을 몸소 살고 있는 인간임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로그(Digilog)는 아날로그 사회에서 디지털로 이행하는 과도기, 혹은 디지털 기반과 아날로그 정서가 융합하는 시대의 흐름을 나타내는 용어이다. 한때 '혁명'으로까지 불리며 떠들썩하게 등장했던 디지털 기술은 그 부작용과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시 아날로그 감성을 불러들이고 있다. 이미 첨단 디지털 제품에 인간적인 감성과 정서를 담은 상품 마케팅으로 각광받고 있는 디지로그는 휴대폰이나 MP3 같은 유형의 최신 자본 시장에서부터, 정치, 사회 리더십이나 기업의 매니지먼트, 스포츠 전략과 같은 무형의 시장에 까지 감성마케팅의 새로운 유형으로 적용되고 있다.

오늘의 무대에서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디지털+아날로그의 디지로그적 시대정신이 필요하다. 최첨단 기술만으로, 최고의 힘과 두뇌만으로, 혹은 단순히 산뜻하고 콤팩트한 외적 이미지만으로는 세계를 리드할 수 없다. 거기에 어떤 컨텐츠를 담고 어떤 사용자 친화적인 옷(Ware)을 입히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날로그인가 디지털인가. 아니면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융합한 디지로그의 길인가… 새해가 되면 떡국과 함께 나이(시간)도 마음도 새로 먹는다는 한국인들이야말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한국인이야 말로 디지털의 공허한 가상현실을 갈비처럼 뜯어먹을 수 있는 어금니 문화를 지닌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사이버의 디지털 공동체와 식문화의 아날로그 공동체를 이어주는 디지로그 파워가 희망의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디지털 강국을 뛰어넘어 디지로그의 강국이 되라고한다. 디지로그는 차가움과 따스함의 공존이다. 디지털강국이라는 이름으로 차갑지만 튼튼한 갑옷을 만들었다면 옷을 입을 주인을 구해야 한다. 그 주인을 어떻게 고를 것인가? 차가운 머리를 가진 사람이 전장에서 승리할 지는 몰라도 그 사람은 병사들을 함께 데려가지는 못한다. 병사들을 이끌 사람은 따스한 지혜를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그 주인이 아날로그인 것이다. 차가움과 뜨거움은 어느 한 쪽 발을 담그고 있으면 힘들기 마련이다. 둘을 합한다면 그 따스함 속에는 언제든 몸을 담그고 있어도 빼고 싶지 않을 것이다. 디지털의 기술과 아날로그의 감성의 융합은 우리에게 기분좋은 온도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그 누구보다 영적 리더로서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고, 나날이 변화하는 세대들을 품어야할 목회자들에게 이 디지로그적 사고의 전환이야 말로 필수적인 과제라고 생각되어진다. 급변하는 사회의 흐름 속에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알고 그것을 지킬 줄 아는 통찰력을 기르기 위해 본 서는 목회자들에게 좋은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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