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과학에 대한 한 외과의사의 노트

▲ 아툴 가완디 저, 김미화 역, 소소출판사, 2003-06-02, 366쪽, 15000원
이 책의 부제목은 "불완전한 과학에 대한 한 외과의사의 노트"이다. 부제목을 읽으면서 알게 되는 것처럼 이 책은 '의학'이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질서정연하고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한 마디로 의학은 불완전한 과학이며, 부단히 변화하는 지식, 불확실한 정보, 오류에 빠지기 쉬운 인간들의 모험이며, 목숨을 건 줄다리기라고 정의한다. 저자가 솔직하게 의사들의 세계에 대해 털어 놓은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우리 주위에 일어나는 의료사고와 병원의 생리에 대해서 어렴풋이 알게 된다.

저자는 '오류 가능성'이란 첫 장에서 의술을 쌓아 가는 과정을 '칼 쓰기 연습과 도둑학습'이라고 표현하면서, 레지던트 제도는 감독과 누진적 책임부과를 통해 잠재적 위험을 완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라고 한다. 즉, 반복연습을 통해 기술과 자신감을 얻어 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실습대상이 되는 것은 싫어하여서 숙련된 의사를 원하지만, 만일 미래를 위해 누군가를 훈련시키지 않으면 그 피해는 우리의 몫이라고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

두 번째 장인 '불가사의' 파트는 통증, 구역증, 안면홍조, 식탐에 대해서 말하고 있고, 세 번째 장에서는 '불확실성'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영상의학과 진단학의 놀라운 진보에도 불구하고 사망환자 다섯 중 둘은 진단이 잘못되고,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이것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저자 자신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는 부분이다. 그리고 의사들은 치명적인 감염사례의 4분의 1을 놓쳤으며, 심장마비 사망환자의 3분의 1, 그리고 폐색전증의 3분의 2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털어 놓는다.

이 책의 이야기는 여러 부분에서 '목사 만들기'에도 적용이 된다. 최근 모교회에서는 신대원생을 쓰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유는 자기 교회가 실습대상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라고 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목사 만들기'도 레지던트 제도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교회의 말은 비현실적인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의사 우울증'도 '목사 우울증'과 많이 닮아 있다. 다만 다른 것은 의사들은 그들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지만, 과연 우리들 목사들은 '목사 만들기'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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