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중추 저, 허유영 역, 올림, 2005-11-04, 12000원
『디테일의 힘』은 '디테일'이 개인과 기업, 국가의 경쟁력에 결정적이라는 사실을 풍부한 예화와 생생한 실천사례들로 실감나게 보여준다. '빨리빨리' 문화 속에서 우리가 소홀히 해왔던, 작지만 치명적인 디테일의 위력을 체감하고, 왜 지금 우리에게 디테일이 절실한 문제인지, 디테일에 강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본문 중에 '부자아빠의 진실게임'라는 책을 쓴 세이노(Sayno)라는 작가의 말을 인용한 부분에 보면 입사 몇 개월이 되었는데도 복사기는 커녕 자기 책상 위에 놓인 전화기에 붙어있는 여러 버튼의 기능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직원들이 대다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신입사원들이 먼저 고참사원들에게 복사기나 키폰 사용 설명서를 달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하면서, 신입사원들이 허드렛일을 우습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고 있다.

교회 일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부교역자들이 심방 가서 심방카드에 기록하는 것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고, 교적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자료를 입력하는 걸 배우지 않거나, 목사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사무실 여직원을 시키면 된다고 우기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자신의 은사를 강조하면서 자신이 잘 못하는 일은 은사가 없다고 무조건 다른 교역자들을 동원하는 경우도 있다. 성경의 '은사'가 엉뚱하게 나태함와 무책임을 합리화하는데 사용되는 것이다.

교회는 대부분 담당 교역자가 바뀌면 이전 교역자가 만든 자료와 행사 관련 자료들이 그냥 없어져서 일관성이 없어지고, 'Ctrl-C'와 'Ctrl-V'가 무엇인지 잘 모르면서 자기 책상 앞에 컴퓨터를 놓아 달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가장 기본이 되는 업무는 신경쓰지 않으면서 사람을 돌보는 일은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만의 착각이라고 할 수 있다.

교역자는 슈퍼맨이 되어야 한다. '슈퍼맨'은 흔히 생각하는 'super man'이 아니라, 슈퍼마켓에서 일하는 '배달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뭐든지 배달해야 하고, 어떤 물건이든지 대략 알고 있어야 하는 것처럼 세심하게 가장 기본적인 교회 일을 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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