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린 듀리에즈 저, 홍종락 역, 홍성사, 2005-10-25, 359쪽, 14500원
지난 몇 년간 차례로 개봉해서 전세계 영화팬들을 설레이게 했던 영화 <반지의제왕> 덕분에 판타지소설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에서 원작을 쓴 톨킨은 영화를 만든 피터 잭슨 감독 버금가는 인기와 사랑을 받았다. 올해는 <나니아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까지도 개봉해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C.S.루이스 역시 유명인사가 되어버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옥스퍼드 대학의 영문과 교수였던 J.R.R.톨킨과 C.S.루이스는 이미 문학계의 수퍼스타로 전세계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그러나 독자와 팬들 중에서 이 두 옥스퍼드 교수의 중요하고 복잡한 우정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톨킨의 신앙은 무신론자였던 루이스에게 근본적이고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톨킨은 루이스가 하나님을 찾도록 하는데 막대한 도움을 주었다. 톨킨은 복음서의 이야기들에는 상상력과 지성을 모두 동원해서 반응해야 한다는데 초점을 맞춰 전력을 다해 루이스를 설득했고, 루이스는 이를 받아들여 특유의 문체와 이야기 구사력으로 점차 기독교 사상가요 작가로서 독보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그러면 톨킨에게 루이스는 어떤 의미였을까? 톨킨은 루이스가 죽은 지 2년 후에 쓴 편지에서 이 질문에 답했다. "나는 그에게 갚을 길 없는 큰 빚을 졌습니다. 그것은 흔히 말하는 '영향'이 아니라 '아낌없는 격려'였습니다. 오랫동안 그는 나의 유일한 청중이었지요. 내 '글'이 개인적 취미 이상의 작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오로지 루이스 덕분이었습니다. 그의 끊임없는 관심과 다음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재촉이 없었더라면, 나는 결코 <반지의제왕>을 끝마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같은 톨킨의 고백처럼, 루이스의 끈질긴 격려가 없었다면 <반지의제왕>은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1926년에 두 사람이 만난 후, 루이스의 모든 픽션에는 톨킨에게서 받은 영향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으며, 톨킨이 아니었다면 <순전한 기독교>와 <나니아연대기>를 쓴 '그리스도인' 루이스는 없었을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옥스퍼드 문학친구들 모임인 '잉클링즈'(Inklings)의 중심인물이었고, 그들의 깊이 있는 문학적 교우관계는 윌리엄 워즈워스와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 윌리엄 카우퍼와 존 뉴턴, 그리고 G.K.체스터톤과 힐레어 벨록의 그것에 비할 만하다.

물론 이 책은 그들의 삶을 따라가면서 1963년 루이스가 죽을 때까지 이어진 그들의 복잡한 우정을 펼쳐 보인다. 기질이나 신앙적 강조점,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 면에서는 많이 달랐지만, 그들을 묶어준 공통점은 그보다 훨씬 컸으며, 그들이 공유했던 비전은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에게 지금도 많은 감동을 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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