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를 끌어안으며 열매 맺는 교회들의 이야기

▲ 마이클 슬로터/워렌 버드 저, 김형원 역, 국제제자훈련원(DMI), 2005-04-23, 362쪽, 12000원
본 저서는 깅햄스버그 교회의 목사 마이클 슬로터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교회가 변화되어야 할 부분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책이다.

이 책을 접하고 첫 부분을 읽으면서 매우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왜냐하면 Emerging Church에 대한 구체적인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번역서를 만났기 때문이다. 마이클 슬로터 또한 Emerging Church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목회자 중 한사람이며, 이 저서는 우리나라의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사는 교회에 Emerging Church가 무엇인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미국 교회 뿐만이 아니라 한국 교회 또한 성장을 멈추고 정체 내지는 침체를 겪고 있는 현실이다. 한국 교회 안에서 성장을 이루고 있는 교회들은 몇몇 대형교회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인 성도의 수는 늘지 않고 있다. 또한 이미 한국 교회는 사회적인 공신력을 많이 상실하고 있어서 불신자들에게 나약한 사회적 모습으로 서 있으며 존경의 대상이기 보다는 비난의 대상으로 서 있다.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를 회복해야 하는 것이 한국 교회가 가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뿐만 아니라 세대 간의 변화, 시대적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지 못하고 시대적으로 적절한 복음의 옷을 갈아입는 것에 뒤쳐진 것으로 인해 교회가 세상 사람들을 적절하게 수용하지 못하는 것 또한 당면한 과제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 저서는 전자의 한국 교회의 당면과제 - 사회적 공신력의 회복 - 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답을 주고 있지는 못하지만, 후자의 당면과제 - 시대에 맞게 적절한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 - 에는 매우 식견있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처럼 - 수용성 여부에 달려있기는 하겠지만 - 긍정적 차원에서 볼 때 한국 교회의 고정된 패러다임의 전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미래지향적 저서라고 생각한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교회에 대한 인식에 시대적 안목을 제공하는 레너드 스윗은 이 책의 머리말을 통해 마이클 슬로터가 말하고자 하는 본 저서의 핵심을 잘 말해주고 있다. 그는 본 저서는 이 시대에서 어떤 방식으로 일해야 하는가에 대한 명철을 얻게 하며, 각자 교회가 가지고 있는 독특성을 살리기 위해 성령의 음성에 귀기울이고 환경을 이해해야 하는 점을 그 핵심으로 파악하고 있다.

필자는 본 저서를 통해 교회 정체성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던져야하는 필요성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답습이 아닌 발견을 통해 자신의 교회를 어떻게 혁신적으로 변화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할 필요성을 공감하였다.

본 저서에서 말하는 다시 배우는 교회가 추구하는 가치에서의 핵심은 늘 그래왔던 것들, 누군가에게 답습했던 것들, 기계적인 것들을 버리고 나로부터 출발한 새로운 것을 발견해야 하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에서 성령의 인도하심을 위한 영적 교제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는 과거 한국 교회가 반복하였던 실수에 대한 정확한 지적이기도 하다. 한국 교회는 일면 열악한 개척환경과 부흥과 성장을 기대하는 목회자들에 의해 미국 교회의 많은 부분들을 정신과 본질보다는 표면적 프로그램과 방법론을 우리의 환경을 고려하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받아들였었다. 그로 인해 많은 댓가를 지불하고 수많은 교회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일례로 1980년대 이후 존 윔버의 빈야드 교회의 영향으로 한국 교회의 많은 지도자들이 이를 문화환경적 고려없이 그대로 받아들였다가 교회가 갈라지고 문을 닫는 어려움을 다수 볼 수 있었다.)

물론 이는 토착화의 문제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한 판단일 것이다. 그러나 시대적 변화에 따른 배워서 따라하는 시대가 지나가고 자신의 것에서부터 발견하고 찾아가는 측면에서 즉, 자신의 교회가 처해있는 문화와 환경에 가장 맞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중심축으로 해야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방향의 전환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본 저서를 통한 여러 측면의 도전과 신선함, 그리고 고민하던 부분에 대한 공감과 확신의 영역이 있었는데 다음과 같다.

첫째, 가장 주도된 부분은 포스트모던 세계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세상과의 눈높이를 맞추는 적응력있는 교회의 모습에 대한 추구가 그러하다. 시대를 읽지 못하고 고착화된 교회의 모습은 세상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도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복음의 중심의 본질은 놓쳐서는 안된다는 전제이다.

둘째로 새로운 자각을 일깨워준 부분은 지식과 깨달음에만 호소하던 스타일에서 모든 감각을 총동원해서 느끼고 경험하게 하는 종교로서의 전환이다. 이러한 전환은 다양한 측면에서의 시도와 복음을 훨씬 새롭고 다양하게 접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통로를 열어준다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교회는 좀더 예술적인 측면과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성도들의 하나님을 보고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리라고 본다.

셋째, 본 저서의 도전에서 가장 확신과 즐거움을 주었던 것은 긍휼사역과 사회정의 사역을 수행하는 성경적 교회들에 대한 통찰력이었다. 이 부분에서 왜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이유는 한국 교회가 개선해 나아가며 사회적 공신력을 회복하는데 일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개개인을 전도하는 것에 있어서 이제는 개인의 차원이 아니라 한국 내에서의 기독교에 대한 총체적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만 개인적 복음전파의 사역이 활성활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교회의 사역적 전환과 의식의 전환, 집단 이기주의적 성향으로부터 확연히 전환된 모습을 사회에 보여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넷째, 하이테크와 하이터치의 개념은 상징적으로 마이클 슬로터가 말하고자하는 바를 간단명료하게 잘 설명해주고 있는 듯하다. 점점 발전되는 문명과 대비하여 가슴으로 다가가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고자 하는 중심의 대비가 그러하다.

마지막으로 후반에 들어서면서 저자는 지속적으로 영적이고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터치를 하고 있다. 외형적인 것보다 어떻게 내면적 본질을 추구하고 회복할 것인가가 공통적 핵심의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종교로서 기독교가 가져야 하는 관심의 축이 무엇이며 하나님 중심적 사고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 성경구절을 근거로 하여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즉 본 저서는 방법론적 전환이나 시대적 코드를 읽어나가는 것에만 치우치지 않고, 성경적 본질과 지역사회에서의 교회의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원칙을 제시할 때 하나님의 정신에 근거해서 말씀을 중심으로 그 원리들을 발견해나가고 있다.

이를 근거하여 현재 한국교회가 지향해야 할 바를 생각해 본다면 다음과 같다.

1) 한국교회는 오늘을 사는 사람들 즉, 그들의 삶의 자리에 대한 이해와 배려에 있어서 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2) 교회는 지식 추구적, 이데올로기적인 단선적 접근에서 보다 하나님에 대한 풍부한 경험에 있어서 보다 다양한 감각에로의 경험을 유도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3) 복음을 온전히 전달하고 세상을 향한 영향력을 가지기 위하여 새로운 세대가 필요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을 고려하고 전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4) 보존해야 할 한국 기독교적 전통과 기독교 후반기를 사는 현대적 정서를 어떻게 잘 조화시키면서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
5) 교회 운영에 있어서 제도적 권위 중심의 형태를 관계적 친밀감 중심의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고 이것을 위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해야 할 것인가를 알아 현장에 적용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6) 사회적 변화를 인지하여 한국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혁신을 이루기 위하여 사회적 긍휼과 정의를 어떻게 구현해 나가며 복음을 전할 터전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

위와 같은 과제는 많은 부분 본 저서에 그 기본적인 해답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교회를 주도하고 있는 목회자와 지도자들이 이에 대한 얼마나 절박성을 가지고 노력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그 다음의 과제는 우리가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어떻게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 배우는 자세로 시작할 것이냐에 달렸다고 본다.

본 저서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 우리 상황에서 교회가 어떻게 이 시대를 뚫고 복음을 전파할 것인가에 대해 문화적 접근과 포스트 모더니즘적 세계관의 이해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다양한 감각들을 제시하고 있다.

본 저서는 Emerging Church의 특성과 Blended Church 가 가지는 현대와 전통과의 혼합적 특성의 장점들을 잘 소개하고 있다. Blended Church와 Emerging Church는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으나 기독교 후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모두 적용될 수 있는 현상이고 지향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보다 한국적인 상황에서의 분명한 이해가 보완되어야 할 필요성과 아쉬움을 한국적 목회자의 입장에서 가져본다.

내용에 있어서 실천적 장점으로는 소결론 마다 나와 있는 모델이 될만한 교회들에 대한 소개 또한 포스트 모더니즘적 교회와 Emerging Church를 배우고자 하는 목회자들에게 신선한 자료의 제공이 되는 면에서 매우 실천적 도움을 주고 있다고 본다.

본 저서는 시대적 코드를 읽게 해주는 면에서 성공적이며 이러한 중심에 성령의 인도하심이라는 영적 중심성을 그 본질로 강조함으로 교회로 하여금 신실한 공동체를 회복하게 하는 핵심을 잘 말해주고 있다. 변화의 중심과 중요성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을 던져 주고 있으며 수많은 적용거리에 대한 구체적인 자극제가 되고 있다는 면에서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매우 도움이 되는 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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