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 바나 저, 전의우 역, 사랑플러스, 2005-09-26, 299쪽, 10000원
"주일날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있노라면 틀린 말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정작 삶 속에서 제 자신이 무엇인가를 선택해야만 하는 결정적인 순간, 목사님으로부터 들은 말씀이나 교회에서 배운 내용들은 거의 생각나지 않고 그저 제 마음이 끌리는 대로 선택하게 됩니다."

별로 달갑지 않은 이야기지만 아마도 한국교회 성도들 가운데 대부분이 이런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가 아님을 시인할 것이다. 또 교회의 갱신에 뜻을 가진 목회자라면 누구나 '왜 오늘날의 교회는 우리 사회에 신인도를 얻지 못하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는가?'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다. 왜 이런 안타까운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는가?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따지고 보면 그 대답은 이외로 간단하다.

본서의 저자가 사용하고 있는 표현을 그대로 빌려 대답하자면 "예수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이 땅에 너무 적기 때문"이다. 목회자들이 냉철하게 자기반성을 해보면 성도들에게 '언제 어디에 있든지 예수님처럼 생각하는 방법과 기술, 그리고 적용하기'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성도들은 주일날 예배를 드리고 성경을 암송하는 데에는 이골이 나있지만 그것이 자신의 생활 속에 열매로 드러나게 하는 데에는 포괄적인 전망을 가지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가진 이후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신앙적 도전 앞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형성되어버린 편파적 세계관들의 영향을 극복하고, 균형잡힌 성경적 세계관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그 결과 그리스도인이 비그리스도인에게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은 감소되고, 양자의 차별성마저 모호해져 버린 상황이 21세기 한국교회의 모습이 아닌가?

그러므로 우리 시대 교회가 공동체 내외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수님처럼 생각하는 훈련', 이른바 성경적 세계관을 체득할 수 있는 훈련방법이 절대적으로 요청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성경적 세계관 공부라는 것이 그리 녹록한 것이 아님을 누구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래서 어디서부터 시작하고 또 어느 정도의 깊이를 가지고 공부해야 성경적 세계관을 이해했다고 할 수 있을지 막막할 따름이다.

이런 현실을 꿰뚫어 보며 보란 듯이 나온 것이 바로 죠지 바나의 '예수님처럼 생각하라'는 책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본서의 저자는 기독교계 내에서 빼어난 리서치 전문가로 구체적인 통계결과로 사회와 목회를 통전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일에 있어 탁월한 명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저자는 이 책 속에서도 그의 전문성을 십분 발휘하여 21세기 교회 안에 있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는 구체적인 상황과(실례로 이에 대한 증거로 광범위한 인터뷰를 통해 얻은 결과로써 미국의 개신교 신자 가운데 9%만이 성경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는 구체적인 통계결과를 제시한다.), 그로 인해 야기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설득력 있게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막연한 선문답이나 단순논리가 아니라 예수님처럼 생각하기 위해 가져야 할 성경적 세계관의 구체적인 얼개를 유효적절한 예들과 더불어 제시한다. 결국 그의 치밀하면서도 부드러운 서술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와 세계 내에 다양하게 떠오르는 이슈들에 대해 진리의 원초인 성경적 렌즈를 가지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분별할 수 있는 성경적 세계관 을 자연스럽게 내면화 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그분의 뜻을 행하려는 간절한 소원을 품고 모든 것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청사진이 없으면 모든 것이 혼돈스러울 뿐이다. 이런 상황을 직시하며 죠지 바나는 교회 내에 다음과 같은 세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첫째는 거듭나지 못한 그리스도인, 소위 명목상의 그리스도인이다. 둘째는 성경적 세계관을 갖지 못한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이다. 셋째 부류는 성경적 세계관을 가진 거듭난 그리스도인이다. 과연 어떤 부류의 그리스도인들이 죄악이 관영한 세상 속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대답은 자명하다. 자신 앞에 벌어지는 모든 사건과 상황을 앞에 놓고 '예수님처럼 생각하는 청사진을 머리 속에 그리고 있는 그리스도인'이다. 그가 본서에서 구체적인 자료를 가지고 제시하는 성경적 세계관 공부는 결코 고리타분하지 않다.

그러므로 자기자신의 갱신과 교회의 갱신을 위해 분투하는 이 땅의 그리스도인에게 '예수님처럼 생각하라'는 새로운 길을 보여주는데 손색이 없다. 개인적으로 사족을 붙이자면 '앞으로 책을 쓰려면 이렇게 쓰라'는 깨우침을 본서를 통해 받았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교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