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윈 형제/폴 해터웨이 저, 고석만 역, 홍성사, 2004-07-30, 399쪽, 12000원
책이 나오기도 전부터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하늘에 속한 사람'이 한국에서도 드디어 번역되어 나왔고 예상대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너나없이 이 책을 읽으며 감동을 느끼고 도전을 받고 있을 때 조금 느즈막히 이 책을 집어들었다.

이 책은 중국 오지에서 하나님을 알게 된 순박한 시골청년이 어떻게 그 분의 음성에 순종했으며, 그의 순종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어떻게 일하셨는가를 가감없이 순수한 고백으로 시종일관 적어내려가고 있다. "죽기까지 주를 따르오리"라는 나의 고백은 슬프게도 이 책을 읽어내려가며 허공을 치는 향방없는 소리에 불과했음을 확인하고 만다.

중국 공산치하에서의 혹독한 감옥생활은 인간이 어디까지 악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고 도저히 입을 다물 수 없는 고난과 고통 속에서 성령의 도우심으로 윈 형제는 마치 바울 사도와 같이, 베드로 사도와 같이, 아니 우리가 존경해 마지않는 숱한 신앙의 모범들과 같이,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믿음을 보여준다.

인간성이 무참히 말살된 그 속에서도 끊임없이 하나님과의 교제를 통하여 천국의 생활을 맛보는 윈 형제는 이제 동정을 넘어 주의 병사된 크리스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며 신앙의 거목으로 자리잡는다.

철통같은 무신론의 공산국가 속에서 조직이나 체계나 신학이 없이도 하나님께서는 마음에 합한 한 사람을 통하여 하나님 자신의 일을 묵묵히 성취해 가심을 보며 한국교회의 맘모스같은 비대한 조직은 하나님 앞에 과연 어떻게 비춰질지 떨리는 마음으로 자문해 본다. 오늘날에도 계속되는 2000년 전의 사도행전적 하나님의 사역은 숨길 수 없는 하나님의 살아계심이며 섭리이심을 여실히 증거해 준다.

현재 저자는 독일에 거주하며 잠들어있는 유럽의 교회를 흔들어 깨우고 있다. 마치 중국이 경제적으로 무기력한 깊은 잠에서 깨어나 동서양을 놀라게 하는 것과 같이 유럽의 교회들도 이제 그만 깊은 단잠에서 깨어나 하나님의 사역에 역동적으로 동참하기를 기대하며 한국교회도 지금까지와 같이 하나님의 무익한 종으로서의 사명을 다시 한 번 추스르고 호흡을 가다듬고 촛대가 옮겨감을 당하여 이를 갈지 않도록 부단히 깨어있어야 하겠다.

우리의 우려와 탄식이 단지 기우이길 바라며 다시한번 자신에게 주신 사명을 확인하고 감동과 도전과 결단이 필요하다면 봄이 오기 전에 이 책을 일독하도록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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