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한흠 저, 국제제자훈련원, 2004-10-25, 290쪽, 10500원
본 책 '소명자는 낙심하지 않는다'를 접하게 된 경위는 2003년 11월에 있었던 국제제자훈련원 주관으로 실시된 '58기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를 통해서였다.

이 시기는 나에게 있어 매우 불확실한 혼돈의 시기였다. 4년째 끌어왔지만 무기력하게만 느껴지던 개척교회의 사역과 가중되는 경제난으로 인하여 지리멸렬(支離滅裂)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개척교회 사역을 계속해야 되는 것인지, 나는 왜 이렇게 능력이 없는지, 정말 하나님이 나를 교회 개척자로 부르셨는지 등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고뇌는 결국에 가장 본질적인 물음인 소명의 문제로 압축되었다.

'정말 하나님은 나를 교회 개척자로 부르셨는가? 왜 나는 이 사역을 포기할 수 없는가? 이 사역을 포기한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계속 되는 질문 속에 결국 해답은 하나님이었다. 하나님께서 교회를 세우셨고 하나님께서 못난 자이지만 나를 부르셨고, 답답한 것 같지만 나를 사용하고 계신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본 책은 나로 하여금 '비밀스러운 하나님의 부르심'을 확인하게 하였고 다시 한번 개척교회 사역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확신시켜 주었다. 뿐만 아니라 교회 갱신이라는 더 큰 사명으로의 도전을 받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이제 이 글을 통하여 그때 받았던 감동을 조금씩 즐기면서 본 책을 통하여 얻은 유익, 혹은 깨달음을 몇 가지로 살펴본 뒤 아쉬운 점 한가지를 말하고 독자로서의 나의 다짐과 각오를 나눈 뒤 글을 마치려고 한다.

본 책을 통하여 내가 얻은 가장 큰 유익 중 하나는 먼저,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자신과 교회의 갱신을 염원하는 한 지역교회의 목사를 만났다는 것이다. 그는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 작은 자로 서 있기를 갈망하는 목사였으며 더 성숙한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기 위해 발버둥치는 자임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그러한 그의 자세는 그에게 있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적 자산이 되고 있음을 배웠다. 그는 자신의 연약함을 뼈저리게 인식한 까닭에 '은혜'라는 단어를 가장 사랑하였고, 그 은혜 때문에 자신을 드려 충성할 수밖에 없는 그리스도의 종이었으며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세상과 청중을 두려워하지 않고 선포하는 하나님 앞에 선 선지자였다. 그 분의 인격과 삶, 그리고 그 분의 갈망과 메시지는 목사로서의 삶에 첫발을 내디딘 젊은 독자의 가슴에 커다란 하나의 자국을 남기게 되었다.

내가 얻은 두 번째 유익은 교회의 갱신이라는 과업의 성취는 내연(內燃)에서 외연(外延)으로 이어진다는 교회 갱신의 원리를 깨달은 것이다. 예컨대 교회의 갱신은 어떤 교파 내지는 교단에서 주도적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교회의 강단에서부터 불붙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교회라 함은 지역에 있는 작은 개척교회부터 대형교회에 이르는 모든 지역의 개(個) 교회를 말한다. 나는 개척교회를 섬기는 까닭에 개척교회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착각을 지적하고 싶다. 개척교회가 가지고 있는 착각 중 하나는 교회가 작다는 것이 문제이지 갱신을 생각할 만큼 큰 문제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은연 중에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작은 개척교회 역시 갱신되어야 할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형교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순수하다고 생각하는 착각부터 갱신되어져야 할 것이다.

본 책을 통해 내가 얻은 세 번째 유익은 교회의 갱신이라는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되었기에 하나님의 열심이라는 과정을 통해 종국에는 하나님에 의하여 완성되리라는 확신을 갖게된 것이다. 고로 하나님의 종으로 서 있는 우리들은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의 부르심에 충성함으로서 하나님의 열심에 동참하게 되고 이로 말미암아 교회의 갱신에 참여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확신은 목사에게 올 수 있는 모든 낙심의 유혹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책을 통하여 내가 얻은 유익은 교회를 갱신하시는 하나님의 전략을 알게된 것이다. 하나님은 작고 약한 자를 들어 사용하신다. '마른 땅에서 나온 줄기(사60:22)' 같이 연약한 예수님을 들어 인류 구원의 과업을 완성하신 하나님은 약하고 작은 자들을 들어 오류로 비대해진 교회의 기름을 제거할 것이며 오랜 세월 때묻은 교회의 부정들을 씻어 내실 것이다. 이 일에 동참하기 위하여 오늘도 작은 자로 주 앞에 서기를 갈망해 본다.

지금까지 본 책을 통하여 얻은 개인적인 유익들, 깨달음 들을 열거해 보았다. 이러한 유익들은 내 목회에 있어서 또 하나의 소중한 다림줄로 자리매김 할 것이 분명하다.

이제 본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을 지적하고자 한다.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교회 갱신이라는 하나님의 과업을 말하면서 저자가 속해있는 교파(예장합동)의 예를 지나치게 많이 들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저자의 의도는 자신이 속한 교파에 대한 자각과 비판을 통해 교회 갱신의 당위성과 필요성, 그리고 시급성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교파의 이야기를 교회 갱신의 전면에 둔다는 것은 교회 갱신의 중심이 특정 교파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러한 측면은 교회 갱신을 위한 '팀 리더십'의 구현에도 바람직한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된다.

나는 이제 마지막으로 저자의 간곡한 권면 한 구절을 인용함으로서 교회를 갱신하시는 하나님의 열심에 동참할 것을 다짐하며 글을 마치려고 한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성령을 받아야 합니다.(P.71)' 교회 갱신이라는 엄청난 과업을 짊어진 채 고뇌의 행보를 쉬지 않는 노 선지자의 도전이 마음을 찌른다.

"주여! 우리에게는 성령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필요합니다. 우리를 작은 자로 만드시고 당신의 성령을 마음껏 부어 주옵소서. 그리고 당신의 전략대로 우리를 통하여 당신의 교회를 갱신하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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