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필찬 저, 이레서원, 2004-01-07, 372쪽, 12000원
히브리서에 대한 또 다른 책이 이필찬 교수에 의해 나왔다. 그러나 여기서 강조되어야 할 단어는 '또'가 아니라 '다른'이어야 한다. 이미 히브리서에 관한 무수한 책들이 서가를 가득 채우고 있지만 이 책은 여타의 책들과 자신을 확실하게 구분시키는 다른 태생의 출생동기를 독자들에게 보여 준다. 철저하게 설교자들을 위한 책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신학과 목회현장이 만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신학은 목회현장과 대화를 나누어야 하고 그것이 이 책과 시리즈를 시작하게 된 동기였습니다. 무엇보다 설교자들 어떻게 도울 것인가란 질문을 갖고 책을 썼습니다."

이미 설교에 대한 세미나는 넘쳐날 만큼 많이 열리고 있어서 설교의 철학이나 기술적 내용에 대한 강조들은 이미 우리 귀에 못이 박힐 지경이겠지만 설교의 내용에 대한 도움의 측면에서는 분명히 한계가 있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설교가 테크닉이나 기술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사역임을 상기한다면 무엇보다 말씀 자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과정을 돕기 위한 다리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책이다.

책의 구성은 문맥을 따라 히브리서 각 장을 순서대로 주해하고 각 장 뒤에는 주해 작업에 근거한 '설교 포인트', '설교 아우트라인'을 제시하고 있으며 마지막 부분에는 각 장을 복습할 수 있도록 '이해를 위한 질문'을 갖춰 놓고 있다. 구조 자체가 설교를 지향하고 있음이 확연하지만 주해 부분에서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원어 연구와 구조 분석은 쉽지 않은 노력을 독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쉽고 간명한 설명을 요구하는 세태를 거슬리면서 책을 내놓은 저자의 의지는 확고하다.

"대중성을 생각했다면 이 책을 쓰지 않았을 겁니다. 솔직히 한국목회자들은 분주하다는 핑계로 타성에 젖은 채 손쉽게 설교 준비를 해왔습니다. 그것이 한국교회를 암울하게 만든 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설교가 바뀌어야 목회가 바뀌고 목회가 변해야 성도들이 변화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설교를 발전시키고자 한다면 공부와 연구가 필요합니다. 현재에 머물고자 한다면 이책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지금 나의 설교가 바뀌어야 한다는 절실함을 갖고 있는 목회자라면 조금 부담스럽고 힘들지라도 이런 접근과 연구를 통해 자신의 설교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히브리서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책으로 인식되어 있다. 이러한 인식에는 특히 히브리서의 복잡한 구조가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단순하게 기승전결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문맥이 겹치기도 하고 내용을 끊기도 어렵다. 그래서 히브리서의 주제를 선명하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히브리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탁월성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그 탁월성에 비추어서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이야기합니다. 그 탁월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에 속한 우리가 그에 어울리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이필찬 교수의 주해와 설교 시리즈" 중의 첫 번째 책으로 나온 것이다. 이후 설교자들에게 부담스러웠던 성경을 중심으로 계속 발간될 예정이다. 시리즈를 더해갈수록 독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친구와 같은 책으로 남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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