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9년 7월 10일과 1517년 10월 31일은 프로테스탄트 교회에는 아주 특별한 날이다. 아니, 세계 역사에서도 아주 중요한 날이다. 교회사와 세계사에서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요한 칼빈과 마르틴 루터의 기념일이다. 1517년 10월 31일은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의 씨를 뿌린 날이고, 1509년 7월 10일은 종교개혁이 그 뿌리를 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요한 칼빈이 태어난 날이다.

칼빈 탄생 500주년이 코앞에 다가왔다. 또 종교개혁 500주년도 이제 10년이 채 남지 않았다. 칼빈의 후예들은 요한 칼빈 탄생 500주년을, 루터의 후예들은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을 준비에 들어갔다.

1509~2009

칼빈주의 또는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 전통을 따르는 교회들의 국제 연합 기구인 세계개혁교회연맹(World Alliance of Reformed Churches)은 지난 4월 제네바에서 2009년 칼빈대희년의 의의와 주제를 설정하고 세계 곳곳에서 열릴 각종 기념행사들을 통합하고 조율하기 위한 첫 준비모임을 열었다.

2009년 칼빈대희년 준비 국제협의회

존녹스국제개혁주의센터와 스위스프로테스탄트교회연맹, 제네바대학교신학교수회가 함께 주관한 이 국제협의회에 참석한 17개국 50명의 개혁교회 대표들이 칼빈대희년을 준비하며 던진 첫 질문은 "칼빈은 누구이며 오늘 우리에게 그의 유산은 어떤 의의가 있는가"였다.

이들은 모임을 가지고 발표한 보고서에서 개혁교회에서 칼빈이 차지하는 의미와 함께 그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고정관점들을 먼저 지적했다: "개혁교회에게 칼빈은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며, 따라서 2009년 칼빈대희년을 감사의 마음으로 기념하고 개혁주의에 대한 다짐과 갱신의 기회로 삼기를 바라고 있으며, 칼빈의 유산을 다른 기독교 전통들과도 공유하고 싶어한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 개혁교회는 칼빈의 이미지가 상당히 논쟁적이며 부정적인 시각들도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칼빈은 16세기의 다른 어떤 개혁자들보다 심한 편견의 희생자이다"

이어 이들은 칼빈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점으로, 이중예정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제네바 시민들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도덕을 강요했다는 인상, 세르베투스의 처형을 둘러싼 논란과 자본주의의 발전에 끼친 그의, 의도하지 않은, 영향 등을 들었다.

그리고 이들은 결론을 맺기를,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거나 당연시되고 있는 이런 견해들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환원론이거나 왜곡에 지나지 않는다. 그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 위대한 개혁자의 유산을 재발견하는 일에 신학자들뿐만 아니라 다른 학문 분야의 학자들도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 모임에서 발표된 문서들은 다음과 같다. △이 국제협의회 보고서인 <오늘 그리스도인들에게 칼빈의 유산의 의의는 무엇인가> △우리는 왜 2009년에 칼빈을 기념하는가?-한국 교회를 포함한 세계 각 지역 교회들의 목소리 △칼빈의 교회 이해와 이것이 교회일치운동에 주는 의미 △우리는 왜 2009년에 칼빈을 기념하는가?-남아공인의 관점에서 본 칼빈의 윤리 △멕시코와 남미에서 존 칼빈 △휴머니즘과 제자도 사이에 있는 칼빈 △칼빈의 성경관 △칼빈은 누구였고 누구인가?

CALVIN09 인터넷 포털 출범

제네바의 개혁자 칼빈 500주년을 기념하는 인터넷 포털(www.calvin09.org)이 9월 28일 공식 출범했다. 칼빈대희년(Calvin-Jubillee)을 기념하는 찬송과 설교문도 공모도 발표됐다.

CALVIN09 포털은 △칼빈의 생애와 신학을 주제로 한 글들과 <기독교강요> 전문을 포함한 칼빈의 각종 저서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세계 각지에서 열리게 될 각종 칼빈대희년 기념활동들의 일정 및 정보와 지난 4월 국제회의 보고서와 발표 문서들을 제공하고 △사이트 방문자들에게 공간을 열어둔 공간 등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 루터정원 프로젝트 프레젠테이션 자리에 모인 세계 루터교회 주요 지도자들. 왼쪽부터 데네케 루터교세계연맹 독일위원회 서기, 조경전문가 안드레아 키파르 박사, 에크하르트 나우만 비텐베르크 시장, LWF 사무총장 이스마엘 노코 목사, LWF 사무차장 챈드란 폴 마르틴 목사, 마르틴 애시텔스테터 LWF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디렉터
사진 | LWF

칼빈대희년 기념 찬송/설교문 콘테스트

세계개혁교회연맹(WARC)과 스위스프로테스탄트교회연맹(FSPC)은 "시편찬송가를 도입하여 세계 교회에 성경에 기초한 찬송의 전통을 세우는 데 기여한 제네바 교회와 칼빈의 정신을 기리며" 칼빈 탄생 500주년을 기념하는 찬송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찬송의 곡과 가사는 모두 칼빈과 초기 개혁주의자들의 유산을 반영하는 동시에 현대에 적합한 것이어야 하고, 배우고 부르기 쉬워야 하며, 성경에 기초하여 "그 노래를 통해 하나님을 찬양하고 세상에 생명을 주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선정된 찬송은 칼빈대희년 500주년기념 공식찬송으로 지정되어 각종 공식 기념행사에서 부르게 된다. 개혁주의 전통에 속한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마감은 2008년 4월 1일이다.
WARC과 FSPC는 또 칼빈의 현대적 의미와 적실성을 주제로 한 설교문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사도행전 1장 1~13절을 본문으로 하고 주제는 "하나님의 자유와 인간의 자유"(The freedom of God and human freedom). 설교자의 회중들이 처한 구체적인 현실과 개혁주의 신학의 핵심을 모두 담아야 한다. 개혁교회 목회자들이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고 A4 3쪽 분량으로 독일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 1개 언어로 작성된 설교문을 FSPC(info@calvin09.org)로 보내야 한다. 역시 2008년 4월 1일에 마감한다. 선정된 설교문들은 CALVIN09 포털에 공식 게재할 예정이다.

WARC와 FSPC의 칼빈대희년 준비

WARC 사무총장 세트리 은요미 목사와 FSPC 상임위원장 토마스 휘프 목사는 9월 27일 WARC 회원 교회들에게 서신을 보내, "위대한 개혁가의 소중한 유산과 이 유산이 오늘도 여전히 세계에 적실성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하여" 2009년에 개혁교회 가족들이 칼빈 탄생 500주년을 기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단체는 제네바를 비롯한 도처에서 각종 기념 활동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 위대한 개혁자의 희년이 온 세상에 개혁주의의 증언하고 개혁교회 가족들을 갱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두 대표는 또 WARC 회원 교단들이 각자 교회의 맥락에서 기념할 활동들을 계획하고 권장하는 일을 해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전 세계 개혁교회들이 칼빈대희년 기념자료 및 정보들을 공유할 수 있도록 두 단체가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또 각 교회는 자체 기념행사 정보를 FSPC(info@calvin09.org)로 보내줄 것과 회원교회 사이트에 CALVIN09 포털을 링크해 달라고 요청했다.

WARC과 FSPC, 두 단체는 4월 제네바 국제협의회에서 국제후원위원회를 구성해 지역 및 국가 단위 칼빈대희연 기념 활동들에 관한 정보를 Calvin09 포털을 통해 공유할 수 있도록 매개하는 한편, 칼빈대희년을 홍보하고 권장하는 역할을 맡겼다. 이 위원회는 칼빈대희년 기념 찬송 및 설교문 공모전 심사위원으로도 위촉했다.


▶ 국제적 조경전문가 안드레아 기파르 박사의 "루터 정원"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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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7~2017

루터의 후예들은 내년 2008년 10월 31일 종교개혁기념일에 독일 비텐베르크에서 2015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가는 공식적인 첫 삽을 뜬다.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을 성교회 게시판에 내붙였던 도시, 그래서 "루터의 시"(Lutherstadt)로 불리는 비텐베르크시에 "루터의 정원"(Luther Garden)을 만드는 상징적인 기공식이 이날 열릴 예정이다.

11월 16일 제네바 루터교세계연맹(LWF) 사무국, "루터 정원"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에크하르트 나우만 비텐베르크 시장은 "비텐베르크시는 지금까지 만남과 소통의 장소로서의 역할을 해왔고, 종교개혁 대희년을 맞아 글로벌 공동체에 문을 활짝 열 것"이라고 말했다.

루터교세계연맹 독일위원회의 노르베르트 데네케 씨는, 연장 길이 230m의 "루터 정원"은 종교개혁의 위대한 상징이자 세계 교회들의 교류와 연대, 화해의 상징이 될 것이라며 이 정원에 심을 500그루의 나무를 세계 교회들이 한 그루 씩 기증해 달라고 요청했다. 물론 각 나무에는 기증자의 이름이 붙는다.

이날 열린 "루터 정원" 프레젠테이션 자리에서 루터교세계연맹 사무총장 이스마엘 노코 목사는 이 프로젝트는 루터교회 공동체들의 후원과 루터교세계연맹의 지도력이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텐베르크 시장과 독일 교회들이 루터교세계연맹 독일위원회를 통하여 마르틴 루터가 95개 반박문을 못 박은 500주년을 기념하는 날을 세계교회의 잔치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루터 정원" 프로젝트는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조경전문가 안드레아스 키파르 박사가 책임을 맡았다. 기파르 박사는 "루터 정원"의 광장은 조약돌로 형태를 잡은 "루터의 장미"(Lutherrose) 한복판에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광장에서는 야외 예배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들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교회들로부터 기증받을 나무 500그루는 2017년 10월 31일까지 "루터 장미"를 둘러친 타원형 정원에 적절하게 배치해 심을 계획이다. 이렇게 완성되면, "루터 정원"은 비텐베르크 도심과 엘베강을 연결하게 되고, 이 강을 통해 종교개혁의 발상지인 "루터의 도시"가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 "루터 정원"은 또한 비텐베르크 성교회와 베텐베르크 시교회와 더불어 삼각 구도를 이루면서, 루터하우스와 루터기념관을 보유하고 있는 비텐베르크시에 또 하나의 루터 상징물을 더하게 된다.

키파르 박사는 500그루의 나무는 500년 전 세계를 근본적으로 바꾼 비텐베르크에서 일어난 사건을 상징하는 동시에 현대인들에게는 그 사건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네케 씨는 루터교세계연맹 회원 교회들뿐만 아니라, 세계성공회와 세계감리교협의회, 세계개혁교회연맹 등 루터의 종교개혁의 영향을 받았거나 그로부터 형성된 모든 교회들이 나무 기증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으며, 로마가톨릭교회들도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 ①루터 정원은 ②비텐베르크 성교회와 ③비텐베르크 시교회와 더불어 삼각형 구도를 이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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