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는 말

1-1. 작성목적

선교 2세기에 접어들면서 한국 교회는 외형적 성장에 대한 관심도가 여전히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외형적 성장에 대한 기대와 노력은 세기말에 사회가 급속히 변화하는 양상을 내적, 외적으로 보이면서 오히려 그 성취도가 떨어지는 현실에 직면하게 되었다. 따라서 한국 교회의 전반적인 의식은 어떻게 하면 외형적인 성장만을 가능케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집중하기 보다는 차츰 질적 성숙이 더욱 중요한 과제인 것을 인식하는 단계에 접어들게 되었다. 즉 참된 질적 성숙이 있을 때에 비로소 양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의식이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이에 관한 공감대를 사실적으로 보여 주는 자료는 교갱협에서 1996년 10월에 작성하여 교계언론에 배포하고 보고한 "한국 교회 성장둔화에 대한 예장총회 교역자들의 의식현황과 과제"를 참고하기 바란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의식의 틀을 바꾼다든가 질적 수준을 함양시킨다는 것은 막연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무엇이 비틀려져 있고, 어떤 방향의식이 잘못되어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이고도 정확한 자기점검이 없이는 모든 노력이 의미없는 노력에 그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회의 질적 성숙을 향한 자기점검 가운데 여러 가지가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겠지만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현실 교회의 정책과 방향성을 결정짓는 교회의 구조와 지도자들에 대해 교인들이 가지고 있는 의식의 점검이다. 왜냐하면 한 교회의 성숙과 성숙의 결과로 나타나는 양적 성장은 예외없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그 직임을 위임받은 지도자와 그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모든 사안을 결정짓는 대의(代議)기구에 거의 달려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설문조사는 실상 21세기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는 한국 교회의 질적 성숙과 그에 따른 양적 성장을 기대하되 우선 한국 교회의 정확한 자기점검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한국 교회 성도들이 가지고 있는 지도(정치)구조와 제도 및 지도자에 대한 의식을 조사하여 그 결과를 진술하고자 하는 것이다.

1-2. 자료범위와 진술방향

교회의 정치제도는 일반적으로 ①교황정치 ②감독정치 ③회중정치 ④조합정치 ⑤장로회정치로 나누어진다. 본 설문은 역사적 교회가 보여주는 이상의 다섯 가지 정치제도 중에서 장로회정치만을 그 대상으로 하였다. 그 이유는 한국 교회의 전체 성도수를 감안해 볼 때 주류를 이루고 있는 정치제도가 장로회정치이고, 이 제도에 대한 본질이해의 미흡함과 올바른 운용부재의 현상이 한국 교회의 여러 부분을 파행으로 치닫게 했고 그 쓴 열매를 현실 속에서 모든 교인들이 맛보고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로교 역시 100여 개 이상 되는 교단의 난립 현상으로 인해 그 실질적인 주류가 어느 교단인지 집어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본 설문은 한국 장로교 특히 많은 교단 수를 자랑하는(?) 장로교단 중에서 역사적 정통성과 장자교단의 명분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예장합동 교단에 속한 장로교인들의 의식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이하에 진술함으로써 본 보고서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

설문조사의 방법은 1996년 9월 제81회 총회시 예장총회가 발표한 총회산하 전국 5,623 개의 총 교회 가운데 표본의 대상을 서울 지역의 500여 개 교회로 잡고, 이들 가운데 대형(2,000명 이상), 중형(700~1,999명), 소형(700명 미만) 교회로 나누고 각각 5%의 표본을 추출하여 그 교회에 속한 성도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조사하였다. 이런 방식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설문에 응답하여 회수된 설문지 수는 1849매(이중 목사응답자 106매, 장로응답자 63매, 평신도 1,680매) 였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부호화와 통계분석을 위한 입력작업을 거친 것이 본 보고서의 바탕이 되었다. 설문지의 문항수는 성별, 직분, 연령, 교회생활 기간 등 일반사항을 묻는 질문이 총 10문항, 장로교회에 대한 인지도, 당회에 대한 의식, 목회자에 대한 의식, 장로에 대한 교인들의 의식, 장로교의 미래상황에 대한 인식 등을 묻는 의식조사 일반질문 총 17문항 등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장로교 목회자들의 의식을 알아보기 위해 목회자들에게만 응답을 의뢰한 특수질문 12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은 일반질문 17문항에 대한 보고가 끝난 차후 연속해서 보고하고자 한다.

2. 몸말

2-1. 장로교회에 대한 장로교인들의 인지도

한 교회의 구성원이 되고 주님의 몸된 교회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출석하고 있는 교회가 어떤 신학적 특성과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출석교회가 장로교회인 것을 교인들이 과연 알고 있는지, 그리고 각 교회에서 장로교의 특성에 대해서는 얼마나 가르치고 있는지를 조사해 보았다.

2-1-1. 장로교인으로서의 정체감은 거의 가지고 있다

응답자들에게 "현재 출석하는 교회의 교단이 장로교인 것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거의 모든 응답자들의 비율이라고 볼 수 있는 98.6%가 '그렇다'라는 대답을 했다<표1>.

 
















그리고 "지금까지의 교회생활 속에서 장로교단이 어떤 교리와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가르침을 받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82.5%의 응답자가 가르침을 받은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표2>.

 
















이것은 적어도 장로교회가 자신의 정체감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는 영적 유기체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2-1-2. 개교회와 상회(上會)와의 관계성에 대한 인식은 미온적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대다수의 장로교인들은 장로교회에 대한 정체감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장로교회의 정치제도 중에서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삼심제도 즉 개교회 정치구조인 당회와 그 상회(上會)인 노회와 총회의 관계성에 대한 이해도 충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각 교회가 노회나 당회가 정한 특별주일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들 가운데 27.3%만이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가 철저히 지킨다고 대답했다. 물론 이 문항에 대해 '어느 정도 지킨다'고 대답한 37.7%의 수를 더한다면 2/3 이상의 교회는 노회나 총회와의 관계에 대해 어느 정도 긍정적인 관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문항의 응답들 중에서 유의해야 할 사실은 '잘 지키지 않는다'는 대답이 18.8%, '관심이 없다'는 대답이 10.8%로 무시할 수 없는 수치로 나타났다는 점이다<표3>.

 
















즉, 장로교 정치제도 중에서 의사결정의 가장 중요한 대의(代議)기구인 총회나 노회가 여전히 끌어안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1/3이나 된다는 것은 개(個)교회와 상회의 관계가 내면적이고 본질적인 의미에서 일체감을 이루고 있는 관계라기보다는 어느 정도 형식상으로 그 상회인 총회와 노회 산하에 있는 관계임을 증거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2. 당회에 대한 교인들의 의식 - 교회의 운영에 있어서 거의 절대적 역할을 한다고 본다

장로교정치의 제도적인 측면에서나 현실적인 측면에서 볼 때 개교회의 모든 정책방향과 중요한 사안의 결정은 대부분 대의기구인 당회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개교회의 참신성이나 발전 가능성은 사실 당회가 얼마나 성경말씀에 든든히 서 있고 조화로우며 창의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장로교 헌법만이 그렇게 명시한 것이 아니라 과연 교인들도 그렇게 공감하고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였다. "교회의 운영에 있어서 당회가 얼마나 큰 역할을 차지한다고 생각하는가?" 이 물음에 대해 78.9%가 큰 역할을 차지한다고 응답하였고, 9.4%는 보통이라고 하였으며, 8.1%만이 큰 역할을 담당하지 않는다고 응답하였다<표4>.

 
















결국 정치제도적인 면에서나 현실적인 면에서나 모두 교회의 대표기구로서의 당회는 인정받고 있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은 이렇게 교회의 실질적인 대표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는 당회가 과연 모든 교인들의 의견을 포괄적으로 수렴하고 결정하여 그 사항을 시행하는 진정한 대의기구인지를 항상 점검해야 할 것이다.

2-3. 목회자(목사)에 대한 교인들의 의식

현대 교회에서 목회자는 교인들에게 과연 어떤 모습으로 서 있어야 할 것인가? 극단적이고 일부의 경우이겠지만 목회자가 그저 교회와 성도들의 심부름꾼 정도로 취급받는 경우도 있고, 그와는 달리 모든 권위와 힘이 집약된 정치적 지도자와 같은 모습으로 이해되며 목회자 스스로도 군림하는 자세로 일관하는 것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의 장로교인들이 바라는 오늘의 목회자상은 어떤 것인가? 그 의식을 조사해 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2-3-1. 무엇보다 목사는 영성있는 설교자여야 한다

"장로교단에서 목사의 역할 중 가장 우선순위가 되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들의 과반수를 훨씬 넘긴 67.3%가 '설교'라고 응답했고, 그 다음으로 12.1% 정도의 응답자들이 '기도'라고 응답했다<표5>.

 
















이것은 오늘날의 목회자들이 과연 무엇에 관심을 집중하고 전문가가 되어야 할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목사의 역할 중 우선순위에서 아예 논외의 역할이라고 드러난 것이 '재정모금', '교회건축'이었는데 이 항목은 응답자들 중 아무도 선택하지 않은 0%로 나타났다. 결국 목사는 행정가가 아니라 영성있는 하나님 말씀의 대언자여야 한다는 것이 오늘날의 목사에 대한 교인들의 바램인 것이다. 그러므로 목사가 당면한 교회의 현안에 따라 헌금에 대한 강조나 교회건축의 필요성 등을 위해 그 관심을 집중해야할 필요성이 있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사역에 무게중심을 두어야 할 것은 역시 말씀의 효과적이고 생명력 있는 전달을 위해 전력투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인들은 말씀에 대한 갈증을 가지고 교회를 향해 나아오는 것임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2-3-2. 교인들은 전적으로 헌신된 목회자를 요구한다

설문 응답자들에게 "오늘날 한국 장로교회에 어떤 유형의 목회자가 요청되는가?"라는 질문을 해보았다. 이에 대해 응답자들이 1순위로 선택한 것은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완전히 헌신하는 유형'으로서 32.3%였고, 그 뒤를 이어 요청되는 유형은 24.2%가 응답한 '교인들을 자상하게 돌보는 유형'이었다. 이외에 각 10% 정도의 응답을 받은 목회자 유형은 '탁월한 영성으로 절대적 순종과 복종을 요구하는 유형'(12.1%), '책임지고 모든 일을 결정하는 유형'(11.7%), '교인들이 자율적으로 신앙생활 하도록 방임하는 유형'(10.3%)이었다. 그런데 특이한 사실은 '교인이나 장로에게 일임하는 유형'에 대한 응답은 고작 3.6% 정도에 지나지 않는 점이었다<표6>.

 
















이것은 적어도 '목회자는 지도자여야 한다'는 교인들의 기초의식을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현 시대에 요청되는 목회자는 영적 공동체가 도달해야 할 목적과 방향성을 주도적으로 제시하되 먼저 헌신하는 자세를 가진 지도자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극단적 군림이나 극단적인 방임의 자세를 가진 목회자는 더 이상 현실 속에서 교인들에게 환영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여기서 알 수 있다.

2-4. 장로에 대한 교인들의 의식

급변하는 사회구조 속에서 한국 장로교회의 평신도 입장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는 중추적 위치에 서 있는 장로에 대한 교인들의 의식과 그들에 대한 소망은 무엇인지를 조사해 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2-4-1. 장로의 정확한 직무가 무엇인가에 대한 교인들의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다

"장로교단에서 장로의 역할 중 가장 우선순위가 되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치리'라고 대답한 비율이 29.2%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이어 '기도'가 27.4%, '심방및상담'이 19.3%의 순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외의 응답으로는 모두 10% 미만에 그친 것들로서 전도와선교(8.5%), 재정모금(5.8%), 성경연구(4.0%), 교육(2.2), 교회건축(0.5%) 등이 있었다<표7>.

 
















사실 장로의 역할에 대한 이런 분산된 비율의 응답은 의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왜냐하면 장로교에서 이해되는 장로의 직무는 일반적 직무로서는 목회협력자로서, 예배위원으로서, 또 개교회의 대의기구인 당회원으로서의 직무가 있지만 한편으로 가장 깊이 인식되고 가르쳐지고 있는 직무는 치리의 직무를 감당하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본 설문조사에서 교인들의 응답 중 '치리'의 직무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사실이지만 29.15% 정도의 응답비율에 머물고 응답이 분산되었다는 것은 장로교인들이 여전히 장로가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것은 개교회 안에서 장로의 직무 본질에 대한 교인들을 향한 교육이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기 때문이며, 동시에 장로들이 교회 내에서 그들의 역할을 수행할 때 목회자가 감당해야 할 일들까지 수행하는 현상이 고착화되므로 교인들이 장로의 역할과 목회자의 역할을 혼동하므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교인들이 장로가 장로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자질의 부분과 역할의 부분을 혼동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2-4-2. 장로가 설교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반(半半)의 입장이다

2-4-1.에서 확인한 바대로 장로직무에 대한 교인들의 부정확한 인식은 "개교회에서 목회자 유고시 장로가 설교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결과에도 나타났다. 장로의 설교여부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 중 48.9%였고, 부정적으로 응답한 비율도 무응답 2.7%와 '특별한 생각이 없다'는 6.7%를 제외하고 41.7%에 달해 비슷한 비율의 양상을 보였다<표8>.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응답자들의 직분에 따라 각각 응답한 양상이 달랐다는 점이다. 응답자들 중 장로응답자의 65%는 장로가 설교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반면 목회자 응답자 중 62.3%는 부정적이라고 응답하였다. 그리고 집사 직분자들의 과반수(半數)인 52%는 긍정적이라고 응답하였고 38%는 부정적으로 응답하였다<표9,10,11,12>.

 
















 
















 
















 
















이러한 현상은 현실적으로 개교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장로의 직무에 대한 목사와 장로의 견해차를 알 수 있는 것이며, 동시에 교회의 참다운 성숙과 발전을 위해서는 중도적 입장에 서 있는 일반교인(집사를 포함한)들에게 바른 직분이해를 위한 교육과 아울러 목사 장로 상호간의 겸손한 인정을 통한 조화로운 당회의 구성을 시급히 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4-3. 교인들은 섬기는 유형의 장로를 원한다

"현재 한국 장로교회에는 어떤 유형의 장로를 요청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들이 가장 부정적으로 대답한 유형은 '모든 것을 목사에게 위임하는 무관심형'(1.4%)과 '절대적인 복종과 순종을 요구하는 형'(4.9%)이었다. 긍정적인 유형으로는 응답자들이 집중해서 응답한 유형은 없었고, 가장 높은 응답 비율을 보인 세 가지 유형은 '교인들을 자상하게 돌보는 형'(27.4%), '자신을 완전히 헌신하는 형'(25.1%), '교인들이 자율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도록 돕는 형'(24.2%) 이었다<표13>.

 
















결국 권위주의 시대가 이미 지나간 현시점에서 교인들이 필요로 하는 장로는 역시 모든 교인들의 신앙선배로서 교인들의 신앙생활을 돕고 먼저 섬길 줄 아는 유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2-5. 당회원(목사, 장로) 시무에 대한 교인들의 의식

교인들의 대의(代議)를 수행하고 있는 당회의 구성원인 목사, 장로의 시무기간과 신임여부를 묻는 것이 과연 필요한가에 대한 논의가 모 교단에서 화두가 되어 한 때 들끓었던 적이 있었다. 그렇다면 21세기를 앞둔 현 시점에서 과연 일정 시간에 목사의 계속 시무를 묻는 물음과 장로 입기제가 또 다시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교인들의 의식을 조사해 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2-5-1. 교인들은 목회자 계속시무투표제 실시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이다

"일정기간이 지난 후 담임목사의 계속 시무투표제도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교인들의 57%가 이것을 찬성한다는 반응을 보였고, 무응답과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인 12.6%를 제외한 전체응답의 1/3인 30.4%가 부정적인 대답을 했다<표14>.

 
















이것은 교인들의 대체적인 흐름은 계속시무투표제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5-2. 장로임기제 실시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이다

그렇다면 장로시무기간에 대한 임기제 실시여부에 대해서 장로교인들의 의식은 어떠한가? 이 사실을 알아보기 위해 응답자들에게 "장로의 시무를 임기제로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응답자들의 53.8%는 '긍정적'이라고 대답했고, '모르겠다'와 '무응답'을 합친 15.7%를 제외한 전체응답의 1/3인 30.5%만이 '반대한다'고 대답했다<표15>.

 
















이것 역시 앞서 살펴본 목회자 계속시무 투표에 대한 교인들의 반응과 거의 비슷하게 교인들의 대체적인 흐름은 장로임기제 실시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2-6. 한국 장로교의 현실 문제와 책임소재에 대한 교인들의 의식

1980년대 후반부터 사회에 그 영향력을 점차 상실하면서 성장둔화의 길로 들어선 한국 교회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이 성장의 걸림돌이며,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근본요소인가에 대해 많이 생각해왔다. 그러나 정작 진지한 고민과 통렬한 자기반성을 통한 구체적 행동은 많이 결여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런 현실을 감안하여 그 대안을 추출해 내기 위한 기초적 작업의 일환으로 한국 장로교회가 당면한 문제와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물어본 결과는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2-6-1. 장로교 본질이 흐려지고 있는 상황이 가장 큰 문제다

"오늘날 한국 장로교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응답들 중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지적된 것은 두 가지였다. 즉 39%는 '장로교의 본질이 흐려지는 것'을 지적하였고, 32.3%는 '장로교단이 타교단에 대해서 너무 경직된 자세를 취하는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이 외의 문제로 지적된 것은 '교인들이 장로교의 본질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것'(9.4%), '교회내 장로와 목사의 위치가 분명하지 않은 것'(8.1%), '교인 수가 줄어드는 것'(7.6%)등의 순서였다<표16>.

 
















장로교인들은 자신이 장로교인이라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장로교의 본질과 그 원색적인 색채가 희석되는 것에 대해 오히려 안타까워하고 있는 상황임을 본 조사결과는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장로교인들은 오늘날의 장로교가 그 본질도 충분히 인식하고 적용하지도 못하며, 동시에 시대적 변화와 교계의 변화에도 민감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데에 큰 우려감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2-6-2. 문제의 책임은 목회자에게 있다고 의식하며, 실제로 수준이하의 목회자가 신앙생활에 영향을 끼친다고 의식한다

그렇다면 "문제의 책임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들의 63.6%가 목사와 교단지도자들에게 있다고 대답했다. 그 외에 '사회적 흐름'도 15.7%를 차지하여 무시할 수 없는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되었고, 장로는 10.8%, 평신도는 6.3%의 책임소재자라고 각각 응답하였다<표17>.

 
















이상의 응답결과가 사실인지 그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교인들에게 "주변에서 목회자나 장로에 대해 자격이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반수가 넘는 57.9%가 '그렇다'라는 응답을 하였다<표18>.

 
















그리고 '그렇다'는 대답을 했던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그것이 신앙생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하였는데 2/3에 해당하는 66.7%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하였다<표19>.

 
















이상에서 보는 바대로 현재 한국 장로교 교인들의 목회자들과 특히 교단지도자들에 대한 불신임 의식은 대단히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장로교회의 영적, 양적 부흥을 위해서 역시 무엇보다 요청되는 것은 지도자들의 회개와 자기 정화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7. 한국 장로교의 현재 이미지와 미래성에 대한 교인들의 의식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영적 유기체인 교회는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까지 항상 자라가야 하는 특성이 있다. 그렇다면 한국 장로교회의 현재 이미지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급변하는 미래적 상황에 대해 민첩하게 대응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교인들의 의식은 어떤지 그것을 조사해 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2-7-1. 장로교의 본질과 제도는 성경적이지만 그 운영상에 문제가 있다

"현재의 장로교회에 대한 평가를 내려보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들의 다수인 40.3%는 '성경적인 본질과 정치구조를 가졌으나 그 운영에 있어서 문제가 있다'고 대답하였다<표20>.

 
















결국 현재 한국 장로교회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제도상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의 문제'라는 것이 여기서 밝혀진 셈이다. 그러므로 한국 장로교회가 지속적으로 성숙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 제도도 개선되고 보완되어야 하겠지만 그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인 목사의 철저한 장로교 신학교육과 장로들의 깊이있는 제도 이해를 위한 방법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7-2. 미래사회 속에서 장로교회의 위상과 입지는 결코 낙관적인 상황이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급변하는 미래사회 속에 나타날 한국 장로교의 위상과 입지에 대해서 교인들은 어떤 의식을 가지고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미래에 장로교단의 교회와 교인수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해 응답자의 35.4%만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입장을 표명했고 그 이외의 응답자들은 '현 수준에서 멈출 것'(23.3%)이라는 입장을 비롯해서 '점차 감소할 것'(30%)이라는 등 비관적인 견해가 우세했다<표21>.

 
















교인들의 이런 의식수준은 한국 장로교회가 곧 당면할 위기상황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급변하는 양상으로 밀려올 21세기가 현실로 다가선 이 시점에서 교회의 지도자들이 섬기는 교회의 교인들에게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미래적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고 불투명해질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3. 총평 및 맺는말

이상에서 현재 한국 장로교회의 교인들의 의식을 조사하고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는 교인들이 그래도 장로교인 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자신이 섬기는 장로교회가 성경적 본질과 제도에 근거해 있다고 보는 고무적인 면도 나타났다. 그러나 특별히 본 의식조사는 한국 장로교회의 갱신을 바라는 관점에서 실시된 것이므로 조사결과 문제로 지적된 것을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개교회의 당회와 상회(上會)인 노회 및 총회와의 연계성에 있어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므로 장로교의 특징인 삼심제도가 살아나지 못하고 개교회 중심적인 사고만을 교인들이 가지는 난맥상이 있다는 지적이다.
둘째, 대다수의 교인들이 대의기구로서의 당회역할에 대해서는 절대적이라고 인정하지만 현실적으로 당회원(목사, 장로)들의 자신의 직무인식과 그 이해도가 낮다는 지적이다.
셋째, 최고치리회인 총회의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하는 목사와 교단지도자에 대한 불신이 크며, 품위가 떨어지는 수준이하의 목회자로 인해 신앙생활에 피해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넷째, 원래는 성경적인 장로교의 본질과 제도가 현실적으로 그 원형이 흐려지고 있고 운영되는 면에 있어서 드러나는 난맥상이 있다는 지적이다.
다섯째, 급격히 변화하는 미래적 상황에서 한국 장로교회는 성장둔화의 상태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위기상황에 대한 지적이다.

그렇다면 한국 장로교회 교인들의 의식조사를 통해서 지적된 이런 난점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가?

현재와 미래상황에 대해서 교인들은 낙관적이기 보다는 비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진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 장로교회가 소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그들 자신에게 방향성을 제시하고 앞서 인도하는 지도자(목사, 장로)에 대한 기대를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지도자들이 자신의 직무를 정확히 통찰하여 영적인 자질과 외적인 품격을 구비하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상황은 충분히 바뀌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실질적 방안으로 장로교회가 가진 교리적, 제도적, 특징이 무엇이며, 붙들어야 할 본질과 끊임없이 변화시켜 나가야 할 비본질적인 부분이 무엇인가에 대한 학문적이고 사실적인 접근을 통해 양육받는 교인들에게 끊임없이 이것을 효과적 방법으로 전달한다면 성장정체와 둔화의 상황에 처해있는 한국 장로교회의 미래는 새로운 상황으로 전개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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