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는 말

1-1. 작성목적

복잡하고 다원화된 양상으로 급속히 다가오는 21세기 미래 사회는 더 이상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사회구조에 대하여 당면한 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울러 지금까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것으로 생각되었던 구조는 거꾸로 뒤집힌 역삼각형과 같이 불안하고 예측 불가능한 양상을 보이며 근본적인 재측정을 절실히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 장로교회 역시 어떻게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도도하게 다가오고 있는 커다란 변화의 흐름 앞에서 살아남을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양적 성장에만 치중하여 모든 프로그램의 초점을 교회성장에만 맞추었던 것에 대해서 목회자들 스스로 자성하는 면모를 보이며, 양적 성장 이전에 질적 성숙의 우선성을 감지하고 이제는 교회가 사회를 책임질 수 있을 만큼의 바른 의식과 도덕성을 가져야 할 뿐만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따라 잡을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진 구조로 거듭나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결국 급속한 변화를 그 특징으로 삼는 21세기의 시대적 대세 앞에 한국 장로교회는 주님의 대위명령을 더욱 효과적으로 수행해 나가기 위해서 좀 더 비판적으로 표현한다면 미래 사회 속에서 과거의 화려한 명성만을 자랑하는 박물관 속의 유품이 되지 않기 위하여 자신의 위치와 처해진 상황을 정확하게 재측정 해야만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다.

이런 때에 한국 장로교회가 시대적 소명을 다하는 영적 기관이 되기 위해 스스로 재측정 해야 하는 것들 중에는 중요하고 시급한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모든 사안들 중에 우선적으로 점검되어야 할 것은 한국 장로교회가 가진 특성인 정치구조와 제도에 대해서 과연 한국의 장로교인들이 어떤 의식을 가지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개(個)교회의 질적 성숙과 성숙의 결과로 나타나는 양적 성장은 거의 예외없이 교인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목사와 장로들로 구성된 대의(代議)기구인 당회가 수립하는 정책과 그 정책의 실행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 장로교회의 일반교인들이 주요 정책입안과 교회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당회와 그와 관련한 정치구조에 대해 과연 어떤 의식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이미 그 필요성을 절감하여 지난 97년 5월 『목회와 신학 5월호』에 그 결과를 밝힌 바 있다. 이제 본보고서는 새로운 21세기에 이미 들어섰다고 말할 수 있는 한국 교회가 동시에 추구해야 할 성숙과 성장 모두를 염두에 두면서 조사대상을 구체화시켜 개(個)교회의 정책과 방향성 결정의 주체인 당회에서 가장 중요한 지도적 입장에 서있는 목회자들이 자신들이 시행하고 있는 정치구조와 제도에 관련된 제반사항에 대해서 어떤 의식을 가지고 있는가를 조사하여 그 결과를 진술하고자 하는 것이다.

1-2. 자료범위와 진술방향

일반적으로 교회정치제도는 ①교황정치제도 ②감독정치제도 ③회중정치제도 ④조합정치제도 ⑤장로회정치제도로 구분할 수 있다. 본 설문은 이상에서 언급한 정치제도 중에서 장로회정치제도 만을 그 대상으로 삼았고, 특별히 예장합동교단에 속한 목회자들만을 설문대상으로 하여 그들의 의식을 조사한 결과를 자료로 삼았음을 밝혀둔다.

설문조사의 방법은 1996년 9월 제81회 예장 합동 총회가 총회시 발표한 산하 5,623개의 교회에서 섬기고 있는 목회자(담임목사 및 부목사)들 가운데 100명을 무작위로 선택하여 그들을 대상으로 설문응답을 받았다. 설문의 문항수는 직분, 연령, 시무기간 등을 묻는 일반사항이 총 10문항, 당회에 대한 의식, 목회자 스스로에 대한 의식, 장로에 대한 의식, 현행 장로교 정치제도에 대한 만족도, 장로교의 미래상황 등을 묻는 특수질문 등 총 29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문항의 부호화와 통계분석 작업을 거친 결과를 자료로 삼아 본 보고서를 작성하고자 한다.

2. 몸말

2-1. 장로교 목회자의 장로교파에 대한 자아 정체감

한국 교회 속에서 교파 교회 중 최고의 수적 크기를 자랑하는 장로교 내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들의 자기 정체감은 과연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고, 그리고 섬기는 지(支)교회 내에서 어느 정도 장로교 교리와 제도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가르치고 있는지를 조사해 보았다.

2-1-1. 그래도 교회 역사 속에서 장로교가 가장 성경적인 교파라고 생각한다

응답자들에게 "교회 역사 속에 나타난 교파들 중에 가장 성경적인 교파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80%에 달하는 대다수의 목회자들이 그래도 장로교가 가장 성경적이라고 응답하였고 그 다음으로 13%의 목회자들이 회중교회가 성경적인 제도라고 응답하였다<표1>.

 
















이것은 장로교 목회자들이 그래도 자신이 사역하는 장로교에 대한 자신감을 거의 가지고 있는 것임을 보여주는 사실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한편 눈여겨 보아야 할 한 가지 사실은 상대적으로 빈도수는 낮지만 회중교회가 성경적이라고 응답한 빈도가 여러 교파들 중에서 그 다음으로 높은 것은 아마도 평신도 사역을 강조하는 회중교회의 특성에 대해 장로교 목회자들이 관심을 가진 증거라고 할 수 있다.

2-1-2. 그러나 장로교 본질과 교리에 대해 가르치는 일에는 인색하다

앞서 살펴본 바대로 장로교 목회자들은 자기 교파에 대한 정체감은 거의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장로교의 교리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배움과 가르치는 사역에는 대단히 인색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목사안수 후 장로교 신학, 정치구조, 본질 등에 관한 배움의 시간을 가진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과반수도 안되는 44%만이 '있다'라는 긍정적인 대답을 했다<표2>.

 
















또 "섬기는 교회에서 장로교의 본질과 교리에 대해 따로 시간을 정해 놓고 교인 전체를 대상으로 공부하는 프로그램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84%라는 대다수의 응답자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전혀 실시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응답을 하였다<표3>.

 
















조금은 아픈 지적이지만 이것은 장로교 목회자들이 자기 교파에 대해 가지는 우월감이 결코 충실한 배움과 가르침을 동반한 내실있는 우월감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주지할 사실은 교회의 평신도 지도자인 장로들을 세우는 일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신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점이다. 즉 "당회원들을 위해 청지기의 도리나 섬기는 자세에 대한 교육이나 훈련을 실시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64%의 응답자들이 '실시한다'라고 대답했기 때문이다<표4>.

 
















2-2. 당회에 대한 목회자들의 시각 - 교회운영에 있어서 절대적 역할을 한다고 본다

장로교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 중의 하나는 개(個)교회의 모든 운영과 실질적인 정책입안이 당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해당 당회의 장(長)이 되는 목회자들은 당회에 대해서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가? 일단 응답자의 대다수라고 할 수 있는 87%의 목회자들은 '교회의 운영에 있어서 당회가 거의 절대적 역할을 한다'거나 '어느 정도 큰 역할을 한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표5>.

 
















그러나 "교회 내에서 목회자가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하며 추진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어려움이 생겼을 경우 그 어려움이 당회원인 장로와 연관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라는 응답을 한 목회자들이 무려 91%에 이르렀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표6>.

 
















이것은 한국 장로교의 개(個)교회가 아파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이 실질적으로 모든 정책과 사역의 내용들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주체로서의 당회가 조화롭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임을 반증하는 통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극단적으로 다원화된 특징과 급속한 변화로 인해 빠른 결단력과 통합된 힘을 요구할 21세기의 상황 속에서 장로교회의 성숙과 발전 가능성은 당회의 실질 구성원인 목사와 장로 상호간의 깊은 결속력이 관건이라는 것을 여기서 알 수 있다.

2-3. 목회자에 대한 장로교 목회자들의 자기인식

"이 시대의 목회자들은 과연 어떤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은 지금까지 거의 일반 사회인을 향해서나 평신도들을 향해서 던져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목회자 자신들이 스스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또 장차 어떤 사명자가 되고자 하는가에 대한 자기 인식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과연 이 시대의 장로교 목회자들은 스스로에 대해서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가? 이에 대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2-3-1. 목회자는 우선 설교자여야 한다

"목사의 역할 중 우선순위가 되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88%나 되는 목회자들이 '설교'라고 응답하였다. 그 다음으로 기도(5%), 성경연구(3%), 교육(2%), 전도와 선교(1%), 기타(1%)의 순서로 그 응답이 나타났다고, 목회자 스스로도 행정, 재정모금, 교회건축 등과 같은 항목에는 전혀 우선순위를 두지않는 0%의 비율로 나타났다<표7>.

 
















이것은 지난 설문조사(*목회와신학 97년 6월호에 게재된 '한국 장로교 교인들의 의식조사' 참고하기 바람)에서 평신도들이 목사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설교'라고 응답한 것과 동일한 양상을 보여준다. 결국 목회자는 다른 일들에 시간을 소비하는 것보다 스스로도 영성있는 설교를 위해 전력투구해야할 사명이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2-3-2. 목회자는 전적으로 자신을 헌신하고 싶어한다

목회자 스스로가 바라는 자화상을 묻는 질문으로써 "오늘날 한국 교회에 요청되는 목회자의 유형은 어떤 유형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된 사항들 중 1순위는 '교회를 위해 자신을 완전히 헌신하는 유형'으로 응답 비율은 31%였다. 그 뒤를 이어 '교인들을 자상하게 돌보는 유형'이 20%, 그 다음으로는 '자율적인 신앙생활을 돕는 유형'이 19%, '탁월한 영성으로 교인들에게 절대적인 순종과 복종을 요구하는 유형'이 16%, 그리고 '모든 것을 책임지고 결정하는 유형'이 10%의 순으로 각각 나타났다<표8>.

 
















이상과 같은 응답의 결과가 보여 주는 것은 그래도 목회자들이 여전히 자신의 헌신을 통해서 사역하고자 하는 소명의식과 영혼에 대한 첫사랑과 열정을 잃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본 설문에 응답한 20대의 젊은 목회자들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44%의 응답자들이 그들의 선배들인 30대 이상의 목회자들이 대체로 바람직한 목회자 유형으로 응답한 '전적 헌신의 유형'보다는 '탁월한 영성으로 교인들에게 절대적인 순종과 복종을 요구하는 유형'을 원했다는 것이다<표9>.

 
















2-4. 장로에 대한 목회자들의 의식

장로교회의 당회는 한 사람의 당회장 목사와 여러 사람의 장로로 구성되어 있다. 역사적으로 한국 장로교는 교인들의 대표인 장로들보다도 목사의 영적 권위가 더욱 강하게 강조된 구조적 특성을 보여 왔다. 그러나 사회가 한 사람의 주도적 권위를 인정하던 산업사회를 지나 전문화와 특성화를 지향하는 후기 산업사회에 들어오면서 전문성을 지닌 평신도 지도자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게 되었고, 이것은 당회장 중심으로 움직여가던 당회에도 많은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그렇다면 당회를 이끄는 장(長)으로서의 목회자들이 현재 당회원인 장로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가? 이에 대한 조사결과는 다음과 같다.

2-4-1. 장로자격의 관건은 제자화 정도에 있다

"장로의 자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반수가 넘는 응답자들의 57%가 '제자화 정도'라고 대답했다. 그 다음으로 39%의 응답자들이 '교인들의 신임'이 관건이라고 응답했고, 재미있는 사실은 '사회적 지위'에 대해서는 0%의 응답률을 보이므로 사회적인 지위와 교회의 평신도 지도자로서의 상관관계는 전혀 없다는 시각을 보였다<표10>.

 
















그리고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신세대 목회자들인 20대 교역자들은 30대 이상의 목회자들이 대체로 '제자화 정도'가 장로의 자격 중 중요한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에 '교인들의 신임'을 72%의 비율로 응답함으로써 대조를 보여 주고 있다는 점이다<표11>.

 
















그러나 본 설문 결과를 통해서 목회자들이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장로의 자격은 아무래도 사회적인 입지나 외적 상황보다도 그리스도를 본받아 항상 섬김이로 서 있는 제자도를 지닌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4-2. 장로의 직무 개념은 일관성이 없다

목회자들이 교회의 성숙을 위해서 함께 동역하는 지도자들인 장로의 직무에 대해서는 과연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이런 의문의 해소를 위해서 "장로의 역할 중 가장 우선적인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역시 총회 헌법에 명시된 대로 '치리'라고 응답한 것이 36%로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사회인으로서 사회적 생업을 가진 장로들이 일상적으로 감당하기에는 조금 벅차다고 할 수 있는 '심방 및 상담'의 직무를 감당해야 한다는 응답이 19%였고, '기도하는 일'도 19%로서 전체적으로 다른 응답들(재정 및 모금-8%, 전도와 선교-7%, 성경연구-4%, 교육-2%, 교회건축-0%)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응답률을 보여주고 있다<표12>.

 
















이런 사실은 평신도 지도자들에게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구체적으로 사역해야 하는가를 가르쳐야 할 책임이 있는 목회자들에게 그들이 감당해야하는 청지기 교육의 내용과 지침을 개(個)교회의 상회인 노회나 총회가 시급하게 제시해 주어야 하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장로의 직무에 대한 인식에 일관성이 없다는 증거는 "교회에서 목사 유고시 장로가 설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긍정적인 응답을 한 목회자들이 48% 정도이고, 부정적(문제가있다, 절대로 안된다)는 응답이 49%로 나타난 것에서도 여실히 증명된다<표13>.

 
















2-4-3. 목회자는 사역 파트너로서의 장로를 원한다

"오늘날 요청되는 장로의 유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들의 단 3%만이 목사에게 일임하는 유형을 꼽았다. 이것은 지금까지 '목회자들은 항상 장로들이 아무 말 없이 따라와 주기만을 바란다'고 생각했던 통념을 깨뜨리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즉 목회자들은 장로들을 같은 목적을 지닌 동역자로 인식하고 거기에 걸맞은 사역을 감당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응답자들은 이 시대에 필요로 하는 장로의 유형으로서 32%는 '교인들을 자상하게돌보는 장로', 31%는 '전적으로 헌신하는 유형의 장로, 그리고 30%는 '교인들의 자율적인 신앙생활을 돕는 유형'을 꼽았다<표14>.

 
















결국 목회자들은 독선적인 입장에서 장로들을 견제세력으로 간주하기 보다는 진정한 의미의 사역파트너로 서 있기를 원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2-5. 목사, 장로의 시무기간에 대한 의식

장로교 정치의 기본특성은 대의(代議)민주정치에 있다. 그렇다면 교인들의 대의를 수행하는 대표자들인 목사와 장로들에 대한 신임을 묻는 절차가 과연 필요한 것인가? 이에 대한 당사자로서의 목회자들의 인식을 조사해 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2-5-1. 목회자 시무계속투표제 실시는 다소 긍정적이다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담임목사의 계속 시무 여부를 묻는 목회자 시무계속 투표제실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목회자들은 '당연하다' 15%, '괜찮다'가 46%로서 다소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응답이 31%, 또 '절대로 안된다'는 강력한 거부의사 표현도 8%로서 부정적으로 응답한 빈도 역시 만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표15>.

 
















그러나 의외인 것은 현재 담임교역자로 사역하는 목회자들이 실시여부를 부정적으로 응답할 것으로 보였지만 긍정적인 응답인 '당연하다'와 '괜찮다'가 모두 합하여 59%나 된다는 점이다<표16>.

 
















이것은 지금까지 한국 교회의 병폐로 항상 지적되어온 개(個)교회 담임교역자들의 현실 안주의식이 많이 제거된 고무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2-5-2. 장로임기제 실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목회자들은 "장로의 시무기간에 있어서 임기제 실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당연하다'라고 응답한 빈도수가 40%였고, 괜찮다가 47%로서 긍정적으로 응답한 내용은 거의 90%에 육박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고, 단 1%만이 '절대로 안된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을 따름이었다<표17>.

 
















결국 목회자들의 대다수가 장로임기제 실시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것은 목회자들 스스로 당회 속에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문제가 있음을 의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2-6. 현행 장로교 정치제도와 구조에 대한 평가

장로교는 지(支)교회의 당회가 그 상회인 노회의 근간이 되고, 또 노회가 총회의 근간이 되는 유기체적 성격을 골격으로 하고 있다. 그리스도를 통해 지교회의 모든 교인들과 최고 상회인 총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장로교의 이런 기본의식이 과연 장로교 목회자들에게 어느 정도 정립되어 있는지를 조사해 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2-6-1. 지(支)교회와 상회(上會)와의 관계가 긴밀하지 못하다

장로교의 특성은 상회인 총회와 노회가 그 근간이 되는 지(支)교회와 유기적 상관관계를 가지고 그 대의(代議)를 수행하는데 있다. 그렇다면 현재 장로교는 지교회와 상회 사이에 어느 정도 밀접한 관계성을 가지고 있는 상황일까? 이런 사실을 조사해 보기위해 목회자들에게 "자신이 시무하고 있는 교회에서 어느 정도로 노회나 총회가 정한 특별주일을 기억하고 지키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그 결과 부정적으로 응답한 빈도가 절반인 50%나 되었다<표18>.

 
















이것은 오늘날 한국 교회가 당면한 문제로서 조속히 해결해야할 개(個)교회 주의의 모습을 드러내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6-2. 대체로 현행 장로교 정치제도에 대해 바람직한 변화를 바라고 있다

"현재 교단이 시행하고 있는 장로교 정치제도에 대해서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¾이나 되는 75%가 '불만족'이라고 응답하였다<표198>.

 
















그리고 "현행 장로교 정치제도 중에서 가장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제도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총회'라는 응답이 43%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 '당회'가 34%, '노회'가 23%의 순서로 나타났다<표20>.

 
















결국 최고 상회인 총회에 대해서 가장 문제가 많다는 목회자들의 지적은 지(支)교회와 상회의 관계를 밀접하게 만들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또한 장로교단이 교단, 신학교, 목회자 자질, 사회 등 여러 범주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대처하는 정책이나 행동지침이 능동적이지 못하게 되는 주요원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불만족의 문제는 장로교 제도자체의 결함 때문에 발생하는 것인가? 아니면 운용자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인가? 이 점을 조사해 보기 위해 "장로교에 대한 평가"를 응답자들에 질문했는데 그 결과 '제도의 문제'라고 응답한 목회자는 7%에 불과했고, '운용하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는 응답은 53%로 나타났다<표21>.

 
















결국 장로교의 제도와 구조 자체는 성경적이지만 운용자들의 그릇된 인식과 그로 인한 부작용이 문제라고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지적하고 있으며, 이런 점에서 장로교는 운용자들의 의식전환이 선행된다면 바람직한 방향에로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2-7. 한국 장로교의 현실문제와 책임소재에 대한 목회자의 의식

통계청의 최근 발표에 의하면 한국 교회의 교인수는 95년 11월말 현재 8,760,336명이라고 한다. 이것은 91년의 8,037,464명에 비해 722,872명이 늘어난 수이다. 그러나 50년대 연평균 2.5%, 60년대 41.2%, 70년대, 5.9% 80년대 3.8%의 교인 증가율을 보인 한국 교회는 90년대에 들어서는 연평균 2%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비율은 인구증가율, 교회의 이중등록 부풀리기 등을 감안한다면 실제적인 감소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가 당면한 이런 문제의 중심에 서 있는 한국 장로교의 목회자들은 장로교 자체의 문제의 핵심이 어디에 있고, 그 책임소재는 누구에게 있다고 보는 것일까? 그 속마음을 조사해 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2-7-1. 장로교의 본질상실과 상황에 대한 둔감함이 큰 문제다

"주변에서 목회자나 장로에 대해 자격 없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들의 대다수라고 할 수 있는 82%가 '들어본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표22>.

 
















이것은 적어도 교회를 이끄는 지도자들 스스로 자신의 입지에 대해서 상당한 곤혹스러움을 가지고 있다는 표현으로 평가된다. 이런 상황에서 그렇다면 "오늘날 한국 장로교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38%의 응답자들은 '장로교단이 타 교단에 대해서 경직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유연성이 부족한 것을 지적하였고, 또 37%의 응답자들은 '장로교의 본질이 흐려진 것'이라고 응답하여 현실상황에 대한 인식도 중요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붙잡아야 할 본질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리고 '교회 내에서 목사와 장로의 위치가 불분명한 것'이 19% 등으로 현재 장로교가 당면한 문제로 지적되었다<표23>.

 
















결국 장로교의 현실문제는 본질적인 것과 상황적인 것을 혼동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여기서 평가할 수 있겠다.

2-7-2. 문제의 책임은 목회자들에게 있다

그러면 "현 상황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책임소재는 누구에게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목회자들은 스스로 45%가 목회자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28%의 목회자들이 교단지도자라고 응답하였다. 사실 교단지도자들 대부분이 목회자라는 것을 감안할 때 거의 3/4이 목회자가 한국 교회 내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근원이라고 보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표24>.

 
















또 목회자 다음으로 장로가 문제의 책임소재라고 응답한 목회자들도 20% 정도 된다는 것도 유의해 볼 대목이라 여겨진다. 이같은 응답결과는 그래도 오늘날의 목회자들이 모든 문제의 책임을 다른 사람들의 탓(*평신도의 책임이라고 응답한 것은 1%였음)으로 돌리지 않고 아직도 신앙양심과 소명의식이 살아있다는 증거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한 편으로 아쉬운 것은 어쨌든 위의 질문에 대해 다른 종류의 사람도 아닌 목회자가 책임소재의 근원이라는데 동의하는 빈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과 "목회자가 스스로 자기를 쳐서 복종시키는 실제적인 반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아직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회의적이라는데 있다.

2-8. 21세기 장로교의 미래상에 대한 의식

건강한 교회는 자라가야 한다. 이제 곧 다가올 세기적 변환으로서의 21세기라는 시간 속에 진입하게 될 장로교에 대해 목회자들이 가지고 있는 미래상은 과연 무엇일까? 조사해 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2-8-1. 미래사회 속에서 장로교 정치제도는 바람직한 제도가 아니다

"21세기 미래사회 속에서 장로교 정치제도는 바람직한 구조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아니다'라는 부정적인 응답이 68%로써 압도적으로 높았다<표25>.

 
















특별히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은 21세기 초에 여전히 중견 목회자로 사역해야 할 40대 목회자들의 79%가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30대 역시 69%가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표26,27>.

 
















 
















이것은 분명히 불안한 조짐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50대와 60대 선배 목회자들이 후배 목회자들이 가지고 있는 의식들을 인지하고 대안을 빠르게 제시해야할 필요성을 여기서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낙관적이지 못한 장로교제도의 미래를 변화시키기 위해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무엇일까? "바람직한 장로교 정치제도의 운용을 위해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8개나 되는 문항 중 응답이 가장 높았던 것은 '당회보다 평신도가 참여하는 교회운영위원회의 활용'으로 40%에 이르렀다<표28>.

 
















결국 목회자들은 변화의 새바람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지(支)교회 내에서 거의 사장되어있던 평신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그 활용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지금까지 교회가 보여 주었던 수직적 권위주의의 모습을 청산하고 공동체 속에서 새로운 역할분담을 바라는 수평적 방향으로의 이동을 바라는 인식의 전환이라고 볼 수 있다.

2-8-2. 교회성장에 대해서 비관적이다

"앞으로 한국 장로교의 교회와 교인 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낙관적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목회자는 24%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25%는 '현 수준에서 멈출 것'이라고 응답하였고, '감소추세'라고 응답한 목회자는 43%나 되었다<표29>.

 
















이 통계결과는 성장일변도로만 달려왔던 한국 교회가 성숙구조로 빨리 전환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한다. 특별히 더욱 염려되는 결과는 응답자들 중 미래의 한국 교회를 책임져야 할 20대 목회자들의 대다수라고 할 수 있는 72%가 '교인수가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보고 있는 부분이다<표30>.

 


















결국 이와 같은 결과는 현실적으로 장로교회가 지금까지 관행으로 여겨 오던 여러 모습들에 대해서 인식의 전환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는 사실을 실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3. 총평 및 맺는말

이상에서 한국 장로교 목회자들의 의식을 조사하고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는 목회자들이 비관적이고 어둡게 생각하는 면도 있었지만 의외로 낙관적이고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는 면도 있었다. 특별히 본 의식조사는 한국 장로교회의 갱신을 바라는 시각에서 실시된 것이므로 조사분석 결과 문제로 지적된 것을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목사안수 후 장로교 본질에 대한 재교육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재교육 부재의 현상은 곧 바로 교회 내에서 장로교에 대한 가르침이 결여되는 상황으로 직결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므로 장로교 목회자의 자신의 교파에 대한 이해의 정도가 바로 장로교의 정체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여기서 지적할 수 있겠다.
둘째, 목회자들은 교회 내에서 지대한 역할을 하는 당회의 구성원인 장로와의 관계가 교회의 정책과 방향성을 결정하는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목사와 장로의 관계성에 있어서는 대체로 좋은 관계가 아닌 상황이 대부분 교회가 겪는 어려움이라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
셋째, 신세대 목회자인 20대 목회자들이 장로교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고, 그들 스스로 소명감 보다는 어느 정도 목회 전문인 정도로 자신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넷째, 목회자 스스로 장로교 문제의 책임 소재가 자신들에게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나 그에 대한 구체적인 변화의 몸부림이 적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
다섯째, 대의정치와 유기적 삼심 민주제도를 표방하는 장로교의 특징이 개교회주의로 변질된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여섯째, 미래사회 속에서 현재의 장로교 정치제도는 적합한 것이 아니므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나타났다. 이것은 장로교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현실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점을 스스로 남겨 놓았다.

결국 장로교 목회자들의 의식은 현실의 부적응적인 요소에 고민하는 모습과 아울러 복잡하고 급속한 양상으로 다가오는 미래 사회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의식을 동시에 공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무적인 것은 여전히 장로교 목회자들은 자신이 장로교 목회자인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소명의식과 열정 역시 나이 든 목회자로부터 신세대 목회자에 이르기까지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래 사회에서 평신도 사역자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의식을 보여 줌으로써 새로운 장로교회상을 그릴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장로교회는 앞으로 계속해서 지녀야 할 본질적인 부분과 발빠르게 변화시켜야 할 비본질적인 부분을 예리한 영성과 사실적인 접근으로 구분하고, 교회 공동체 안에서 효과적인 교육의 방식을 통해 모든 구성원들에게 이를 적용해 나간다면 미래 사회 속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공동체로 어느 정도 설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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