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기관 :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옥한흠 목사)
작성일 : 1996년 11월 29일(금)
조사 및 분석 : 기획실장 이상화 목사, 최민화 간사, 정윤경 간사

1. 들어가는 말

1-1. 작성목적

1980년대 중반까지 세계교회사 속에서 한국 교회는 '놀랍게 부흥하는 교회'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기부터 둔화되기 시작한 한국 교회의 성장률은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성장을 아예 멈추어 버렸고, 21세기를 목전에 둔 현시점에서는 교회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 정도가 아닌 "이제 부흥의 불길은 새로운 아시아가 아닌 새로운 대륙으로 넘어갔다"는 자조적 비판의 시각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예장총회 교단본부 사무국이 발표한 교세현황(기독신보 1996년 9월 21일자 보도자료 참고)에 따르면 1995년 말 현재 전국적으로 교회 5천 8백 92개처, 교역자 14,143명, 성도 2백 17만 1천 8백 5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현황은 94년 말과 비교할 때 교회는 2백 9개처, 교역자는 1,141명, 성도는 1만 2천 9백 48명이 각각 증가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증가의 수치에서 문제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교회 수의 증가만큼 성도의 수가 그와 비례해서 증가했는가? 하는 점이다. 1995년을 기준으로 볼 때 교회수는 전년도인 1994년에 비해 3.7%나 그 수가 증가했지만 성도의 수는 고작 0.59%의 성장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더하여 또 한 가지 주지할 사실은 1995년도에 남서울교회라는 타 교단에 속해 있던 대형교회가 본 교단에 가입하여 교인수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즉 새로운 초신자들이 지역교회의 성도로 들어온 것이 아닌 수평적 이동에 불과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다.

둘째, 해마다 교역자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여 1994년에는 총 교직자 수가 13,002명 이었던 것이 1995년에는 1,141명이나 증가하여(95년 전년도 대비 목사 8백 43명, 남전도사 1백 30명, 여전도사 1백68명이 각각 증가한 상황임) 11.4%가 늘어났다. 반면에 성도 수는 앞서 밝힌 바대로 0.59%에 불과하다. 이것은 5% 이하의 증가는 사실상의 감소로 보아야 한다는 교회성장학자들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지도자의 수적 증가에 현저히 뒤지는 성도수의 미미한 증가는 현실적으로 더 이상 교회의 성장은 없다 라고 단언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객관적 자료이다.

그러므로 이런 심각한 현상을 감안하여 한국 교회 전체가 직면한 현실일 뿐만 아니라 교단 자체와 산하 모든 교회들이 당면한 최대 쟁점이라고 할 수 있는 수적 둔화의 요인을 알아보고 그 전략적 대안을 모색해 보기 위해 본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 것이다.

1-2. 자료의 범위와 진술방법

본 보고서는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가 지난 1996년 8월 26일(월)~28일(수) 사이에 주최했던 교갱협 영성수련회에 참석한 400여 명의 예장총회 교역자들에게 실시한 설문조사 자료에 기초하고 있다. 기독교 역사를 볼 때 교회의 성장과 둔화는 역시 교회의 지도자인 교역자의 영성과 의식에 달려 있음을 보게 된다. 따라서 본 보고서는 한국 교회 성장과 둔화의 관건을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는 목회자의 의식조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밝혀둔다. 그리고 본 자료는 대부분 설문에 성실하게 응답한 자료를 토대로 통계화시킨 것이므로 어느 정도의 신뢰도는 있다고 판단된다. 본 보고서를 진술하는 순서는 응답자들을 크게 연령별, 사역지별, 교회 크기별로 나누어 응답자들이 각각 처해 있는 범위 내에서 첫째, 목회자들의 영성부분에 둔화요인이 있는지 둘째, 현재 교회가 실시하는 프로그램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셋째, 한국 교회의 신학적 상황이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넷째, 교회가 한국 사회와 맺고 있는 관계에 어떤 둔화요인이 있는지를 차례로 살핌으로써 본 보고서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

2. 몸말

2-1. 영성(Spirituality)에 대한 목회자의 의식분석

미국이나 유럽의 신학서적 출판동향을 보면 영성신학(Spirituality Theology)에 관련된 책들이 전 출판량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조직신학이나 성경신학이 퇴조했다는 의미라기보다는 목회자들에게 당면한 과제가 교회의 성장과 성숙이고, 이 당면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으로 여겨지는 신학의 분야가 영성신학임을 웅변해 주는 현실이다. 실제로 목회자가 자신의 영성을 어떻게 관리하고, 보다 잘 훈련되고 준비된 영성으로 사역현장에서 그것을 어떻게 펼쳐 내느냐 하는 것에 따라 교회성장과 성숙이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그래서 먼저 예장총회 목회자들이 스스로의 영성에 대해 어떤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분석해 보았다.

그런데 영성에 관한 의식을 분석한다고 했을 때 문제는 영성의 특성이 외적(external)인 측면이라기보다는 내적(internal)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내적인 특성을 지닌 영성을 객관적으로 수치화 한다는 것에 난점이 있음을 감안하여 바람직한 영성을 가질 때 외적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 전도, 가정에서의 경건생활인 가정예배에 관해서 분석했다. 그리고 목회자 자신이 영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치유받은 횟수가 어느 정도 인지 질문해 봄으로써 목회자의 영적, 육적인 상황이 현재 어떤지 분석해 보았다.

2-1-1. 비신자를 향한 전도의 열정이 점점 식어간다

"지난 3년 동안 비신자에게 공개적으로 전도한 회수"를 질문해 본 결과 아주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연령별로 볼 때 적어도 3번 이상 전도한 목회자들의 분포는 30대 이상은 평균 73.42%로 나타난 반면 영성수련회에 참석한 20대 목회자들 가운데는 33.33%가 한 번도 전도한 적이 없다고 대답하였다. 이것은 항상 교계의 어른들이 염려하던 차세대 목회자들의 구령의 열정이 우려할 만큼 식어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한편 주지할 사실은 전도폭발이나 전도훈련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목회자들은 50대 이상의 목회자들이 아니라 주로 40대 이하의 젊은 목회자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것은 그래도 차세대 목회자들의 구령열정이 식지 않은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는 해도 영성수련회 참석한 20대 목회자들의 응답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표1.전도>










물론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80년대 말 이후부터 신학교육을 받은 이들에게 한국 교회는 이미 거대화 된 기성교회로서 새로운 사람을 영입하기 보다는 자체 속에서 앓고 있는 중병을 치료하기에도 급급한 상처받은 공동체의 모습으로 보여졌기 때문에 교회와 영혼에 대한 사랑이 냉소적 시각으로 변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므로 21세기를 책임질 차세대 지도자들인 그들에게 구령의 열정을 다시 회복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재 교회가 당면한 내부적 모순을 빨리 싸매고, 그들의 눈에 새로운 영혼을 채워도 충분히 양육받을 수 있는 공동체로서의 모습을 한국 교회가 가지는 것이 시급하다고 할 것이다.

2-1-2. 가정예배의 중요성은 강조하지만 스스로 꾸준히 실행하지 못한다

한국 교회 대부분의 목회자는 하루를 새벽기도회로 시작하기 때문에 경건생활의 유지는 대체로 지속성을 유지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목회자가 효과적인 사역을 힘있게 감당하기 위해서는 목회자 가정 전체의 영성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정작 스스로 "가정예배를 얼마나 자주 드리고 있는지"를 질문해 본 결과 매일 드린다고 응답한 목회자들은 17.9%였고 28.4%의 목회자들은 일주일에 한두 번만 드린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특이한 사실은 한 달에 한두 번 혹은 거의 안드린다고 응답한 목회자들이 20.99%나 되었고 31.48%는 특별한 때만 드린다고 응답했다.

이것은 목회자들이 강단에서 성도들에게 경건생활의 지속적인 유지를 위해서 가정예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면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결과로 보인다. 결국 역동적인 삶의 산실이 되어야 할 목회자 가정의 영성이 무엇보다 강조되어야 하는 것이 오늘의 목회현실이라면 목회자들이 자신의 가정에서 그 영성을 창조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

2-1-3. 대체적으로 영적, 육체적, 정신적으로 목회자들이 건강하지 못하다

조사대상 목회자들에게 "지난 3년간 건강상의 이유로 영적, 육체적, 정신적 치유를 받은 적이 있는가?" 라는 물음에 대해서 44.24%나 되는 목회자들이 3번 이상이나 치유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2번 이상은 12.73%, 1번 이상은 18.18%, 한 번도 없다는 응답은 24.85%였다. 여기서 목회자들은 대체로 건강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특이한 사실은 목회자들이 시무하고 있는 교회 크기별로 볼 때 대형교회라고 할 수 있는 성도수가 1,000명 이상인 교회의 목회자들은 37.14%가 3번 이상의 치유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반면 500~1,000명 사이의 교회에 시무하는 목회자는 58.33%, 400~500명 사이의 교회에 시무하는 목회자들은 47.62%, 200명 이하의 교회에 시무하는 목회자들은 44.33%가 3번 이상 치유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표2.자신의 치유> 이것은 역시 교회의 양적 부흥에 심한 압박을 받고 있는 중소 교회 목회자들의 스트레스가 훨씬 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례다.










 

2-2. 성장둔화와 교회 내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의 관계에 대한 목회자의 의식분석

현재 교회가 있는 실시하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살피지는 못했지만 대체로 각 교회에서 시행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프로그램들을 크게 묶어서 그것이 한국 교회의 성장 둔화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목회자들의 의식을 분석해 보았다. 참고로 각 질문에 대한 응답은 복수응답을 허용한 것임을 미리 밝혀두는 바이다.

2-2-1. 설교 : 삶에 적용되지 않는 추상적 설교가 성장을 막는다

"한국 교회 강단에서 행해지는 설교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 전체의 과반수인 50.60%가 삶에 적용되지 못하는 추상적 설교라고 응답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은 세대 간의 의식이 확실히 다르다는 점이다. 60대 이상의 목회자들은 '복음의 핵심인 그리스도가 선포되지 않는 것'이 설교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한 반면 50대와 그 이하의 목회자들이 의식하고 있는 삶의 적용이 없는 설교가 문제라는 인식에 대해 전혀 동의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표3.설교의 문제점>










1. 복음의 핵심인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되지 않음
2. 설교자의 전달능력과 표현능력이 부족
3. 성경 본문으로부터 벗어난 설교제목
4. 삶에 적용되지 못하는 추상적 설교
5. 청중과의 교감이 결여된 일방적인 설교
6. 목회자의 바쁜 일정으로 인한 설교준비의 미비


2-2-2. 교육 : 평신도 교육을 위한 목회자의 연구 및 시행의지 부족이 성장을 막는 요인이다

"평신도 양육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모든 응답자들은 현재 한국 교회가 실시하고 있는 교회 내의 양육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다고 보았고, '현장 목회자들의 연구 및 시행의지 부족'이 가장 많은 61.7%였다.<표4. 평신도 양육프로그램 문제의 원인>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나이, 직업, 성장 단계별 소그룹 중심의 다양한 프로그램 미비'가 38.9%로 많았고, 또한 '평신도 교육전담 지도자 부족'도 35.3%의 응답으로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되었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 교회에 목회자들이 충분히 연구하고 현장에 적용할 심도있고 적절한 평신도용 교육교재가 많지 않다는 현실과 가르치는 주체인 목회자들이 평신도 지도자를 목회 동역자로 여기지 않고 목회자 1인 중심으로 목회를 완결지으려는 자세가 문제라는 것을 직시한 것이라고 평가된다.







1. 현장 목회자들의 연구 및 시행의지의 부족
2. 나이, 직업, 성장단계별 소그룹 중심의 다양한 프로그램 미비
3. 평신도 교육을 담당할 전문 지도자(목회자, 평신도)의 부족
4. 교육시설 및 환경의 부족
5. 사회환경 ( 입시제도, 다른 여가나 오락의 기회)의 변화
기타 : 평신도에 대한 중요성 감각 결여, 성도들의 말씀순종이 없음


2-2-3. 전도 : 전도전략 및 훈련부족이 개인전도와 지역사회 전도를 효과적으로 감당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다

사실 한국 교회 전도에서 가장 큰 문제는 불신자 전도가 아니라 타교회 교인들을 영입하려는 수평이동이 전도 중심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개인과 지역사회 전도의 문제점"을 묻는 물음에 대해 응답자들의 53.3%가 '전도전략 및 훈련의 부족'을 지적했다. 물론 전도는 개인의 영혼을 향한 영적 열정에 달려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것은 교단이나 한국 교회 내의 공신력 있는 기관이 구체적인 전도의 방법론을 어느 정도는 제시해야 하고 또 목회자의 전도훈련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는 현실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외에도 44.4%가 '목회자의 관심과 열의 부족'을 꼽았고, 40.2%는 '전도 후 지속적 관리와 양육부족'을 지적했다.<표5. 지역사회 전도의 문제점> 이것 역시 한국 교회 성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언급되는 '초청은 있되 관심은 없다'는 현상을 수치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 목회자의 관심과 열의 부족
2. 전도 전략 및 훈련의 부족
3. 평신도들의 관심과 열의 부족
4. 전도후 지속적 관리와 양육의 부족
기타 : 전도자들의 깨어지지 않는 삶, 접근방법의 미숙


2-2-4. 국내선교 : 교회의 대도시 밀집이 성장을 가로막는다

"국내 선교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 중 49.1%는 '교회의 대도시 밀집과 무분별한 경쟁'을 지적했고, 거의 이와 맞먹는 45.6%가 '소외계층을 향한 관심과 노력의 부족'이 문제라고 보았다.<표6. 국내선교의 문제점> 이 사실은 이제 더 이상 대도시 내에서의 교회 설립은 의미가 없음을 보여주며, 따라서 이제는 총회적 차원에서 교회와 목회자들의 전국적인 분산정책과 지역교회의 공동사역 방안 및 도농교회 간의 지원과 연대를 통한 균형적 발전의 대안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교회가 여전히 가지지 못한 자를 향해 더욱 힘써야 함을 지적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1. 대도시 교회의 지나친 밀집과 무분별한 경쟁
2. 농어촌 선교에 대한 관심과 노력의 부족
3. 도시빈민, 장애인, 사회 부적응자, 외국인 근로자등 사회소외계층 선교에 대한 관심과 노력의 부족
4. 장기적인 선교정책의 부재
5. 인구 성장 및 아동에 대한 연구와 중장기 대책의 부족
기타 : 배가 부른 것이 문제, 열정이 없다, 교역자의 관심부족, 교회의 세속화, 개교회 중심의 무분별한 선교정책


2-2-5. 해외선교 : 선교 전문기관 부재로 인한 장기적 선교정책 미비 및 선교현지 상황에 대한 관리부재가 교회의 사명인 선교를 가로막는다

재정 자립도가 낮다고 보이는 200명 이하의 작은 교회 중 30%만이 해외에 선교사를 파송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교회가 한 사람 이상의 선교사는 파송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표7. 해외선교사 파송> 이것은 여전히 교회가 해외선교에 대단한 열의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러니까 응답자들이 문제로 지적한 것은 교회 내에 선교 헌신자가 적다거나 관심이 적다는 것이 아니었다(12.5%에 불과함). 응답자들은 장기적인 선교정책의 부재를 50.6%로 보았고, 선교지에서의 무분별한 경쟁이 45.8%라고 지적하였으며, 선교사를 훈련·파송·관리하는 전문기관의 전문성 부족이 42.3%라고 보았다.<표8. 해외선교의 문제점>









 







1. 해외선교를 위한 헌신자의 결핍과 교회의 관심부족
2. 해외선교사 훈련, 파송 및 관리에 대한 전문성 결여
3. 해외선교를 위한 장기적인 연구와 전책의 부족
4. 선교지에서의 무분별한 경쟁
5. 일부 선교사들의 선교사업의 영리화
기타 : 선교사님들의 정직, 성실

이상에서 보았듯이 한국 교회는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인 선교의 사명을 깨닫고 거기에 부응하는 것에는 인색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문제는 헌신된 선교사와 보내는 선교사로서 그 임무를 열심히 감당하고자 하는 교회를 전체적으로 운용하는 기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는 것이다. 또한 각 교회가 선교를 일종의 전시와 업적으로 몰고가는 경향으로 인해 조급한 결실을 강요함으로 부실한 선교를 배태하는 것이 문제이다. 그러므로 성장하는 교회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해외선교의 효과적인 사역감당을 위해 무엇보다 선교기관이 이미 이루어 놓은 업적 위에 더욱 고도의 전문성과 장기적 안목을 확보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2-3. 성장둔화와 신학적 상황의 관계에 대한 목회자의 의식분석

본 설문에 응답한 예장총회 교단의 목회자들은 "기복신앙이 교회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대해 67.3%는 '양적 성장에 도움은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저해 요소'라고 부정적으로 응답했으며, '교회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라는 긍정적인 응답은 겨우 3%에 지나지 않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표9. 기복신앙이 한국 교회에 미치는 영향> 또한 "은사활용이 교회 성장에 어떻게 기여하느냐?"는 물음에 대해 '교회성장에 필수적'이라는 응답은 15.6%로서 은사와 교회성장의 관계가 필연적이라고는 거의 보지 않았다.<표10. 은사활용이 교회성장에 미치는 영향>







 

1. 교회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2. 교회성장에 약간 기여하고 있다.
3. 무관하다.
4. 오히려 교회성장에 지장을 가져오고 있다.
5. 치명적인 저해 요소이다.
6. 일시적으로는 양적인 성장에 도움이 되나, 장기적으로는 저해 요소이다.








1. 교회 성장에 필수적이다.
2. 교회 성장에 약간의 도움을 준다.
3.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4. 교회성장에 약간의 문제를 야기한다.
5. 교회성장에 방해가 된다.
6. 일시적으로는 양적 성장에 도움이 되나, 장기적으로는 저해 요소이다.


그렇다면 목회자들로 하여금 이런 의식을 형성하게 한 근간인 신학적 상황에 대한 인식은 어떤지 분석, 정리해 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2-3-1. 군소 신학교 난립으로 인한 목회자의 질적 저하와 신학이론과 현장목회의 괴리감이 문제다

복수응답을 허용하고 "한국 교회가 당면한 신학교 교육의 문제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대해 76.8%나 되는 응답자들이 '군소신학교의 난립으로 인한 신학교 교육의 질적 저하'를 지적했고, 그 다음으로 '신학이론과 목회현장의 괴리'가 48.8%였으며, '수요를 초과한 과도한 신학생 수'에 대해서도 45.8의 응답자들이 문제로 지적하였다.<표11. 신학교 교육의 문제>








1. 군소 신학교의 난립과 신학교 교육의 질적 저하
2. 수요를 초과하는 신학생수의 과도한 증가
3. 뒤떨어진 신학교의 교과과정
4. 과다한 학비와 장학제도의 미비
5. 신학이론과 현장목회와의 괴리
6. 자격을 갖춘 전문교수의 부족
기타 : 신학생들의 자질 및 인간성, 주님의 말씀에 초점을 맞추지 못한 인본주의적인 교육, 헌신된 사람보다 직업적인 선택자들의 입학, 사명감있는 교수의 부족


다수의 응답자들이 지적한 이상의 문제는 사실 필연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군소 신학교의 난립은 신학생의 양산을 불러올 수밖에 없고, 목회자후보생인 신학생의 수가 많다는 것은 자연히 신학교의 수업 분위기가 산만해지고 따라서 교육의 질 역시 현격하게 떨어짐이 필연이다. 결국 이렇게 제대로 훈련받지 못하고 목회현장에 투입된 교역자들이 왜곡된 말씀을 가르침으로 이것은 곧 바로 피양육자인 성도들에게 그 파장이 미치게 되는 것이다. 교역자에 대한 수요와 과잉공급으로 인한 악순환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교역자 적체 현상에 대해 속수무책으로 있는 이상은 어떤 해결책도 보여질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므로 분명히 이에 대한 대안 마련은 시급히 요청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3-2. 가르치는 신학자들의 영성과 인격이 문제다

"한국 교회의 당면한 신학적 문제"를 묻는 물음에 대한 응답은 아주 의외의 결과가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신학연구에 대한 교권의 간섭'이 문제라고 31.5%로 조금 높게 응답한 것 외에 60.7%나 되는 대다수가 '신학자들의 영성과 인격이 문제'라고 지적한 것이다.<표12. 한국 교회의 신학적 문제>







 

1. 신학의 지나친 보수화
2. 신학의지나친 자유화
3. 한국적 신학 정립의 결여
4. 신학자들의 영성과 인격의 문제
5. 신학에 대한 목회자들의 관심 결여
6. 신학연구에 대한 지나친 교권의 간섭
기타 : 신학과 목회와의 괴리, 상황신학


이것은 목회자들이 신학자들에 대해서 단순히 가르치는 교사로서만이 아닌 영성과 인격과 지성을 겸비한 진정하게 배울 것이 있는 사표로서 존재해 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신학교를 책임지는 교수들의 자질이 한국 교회 신학적 상황 전체를 좌우한다는 시각에서 목회자들은 이런 응답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권위의 잣대로 건전한 신학적 결과마저 호도하는 과도한 교권개입이 칼빈주의적 신학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2-4. 성장둔화와 급변하는 사회의 관계에 대한 목회자의 의식분석

21세기를 바라보는 현재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한국 교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분석해 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참고로 이하의 분석 역시 응답자들에게 복수응답을 허용한 데이터에 근거한 것임을 밝혀둔다.

2-4-1. 황금만능적 물질주의가 교회성장을 저해하는 가장 큰 사회적 요인이다

응답자들이 "90년대 이후 사회적 변화에서 한국 교회의 성장을 결정적으로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한 항목은 '경제 성장과 소득 수준의 향상에 따른 물질 만능주의와 향락풍조의 만연'으로써 82.4%에 달했다. 그 다음 '세속적 대중문화의 강력한 확산'이 48.8%였다.<표13. 한국 교회 성장저해의 요인>







 

1. 90년대 민주화 이후 정치환경의 변화
2. 경제성장과 소득수준의 향상에 따를 물질만능주의와 향락풍조의 만연
3. 기독교 문화를 위축시키는 세속적 대중문화의 강력한 확산
4. 가치관의 변화에 따를 가족구조의 파괴


이것은 물질이나 대중문화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명확하게 밝히는 성경적 세계관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에 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 편으로 목회자 스스로가 세속적 물질주의에 편승하여 교회를 양적 물량주의로 몰고가고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2-4-2. 기독교인(목회자, 평신도)의 윤리성에 대한 비신자들의 불신이 성장둔화 요인이다

물질만능의 사회 속에서 응답자들이 가장 우려했던 교회성장의 둔화요인은 역시 외부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내부에 있었다. "교회와 사회와의 관계에서 당면한 문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70.6%는 '교회의 공신력과 지도력의 상실'을 63.5%는 '기독교인의 윤리성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라고 응답했다.<표14. 한국 교회가 사회와의 관계에서 당면한 문제>







 

1. 교회의 사회적 공신력과 지도력의 상실
2. 교회의 예언자적 기능(사회, 정치, 경제, 문화에 대한 신앙적 비판)의 상실
3. 교회의 제사장적 기능(사랑과 화해와 구제의 실천)의 상실
4. 기독교인(목회자, 평신도)의 윤리성에 대한 사회적 불신
5.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와 협력의 부족
기타 : 움직임이 더디고 말만빠른 교회


이와 관련하여 "교회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기독교인의 삶의 모습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무려 91.7%의 응답자들이 '신앙과 실제 행위의 불일치로서 부정직, 탈법행위, 비인간적행위'라고 지적했다.<표15. 교회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기독교인들의 삶의 모습>






 

1. 신앙과 실제 행위의 불일치(부정직, 탈법행위, 비인간적 행위)
2. 배타적이고 비실용적인 대인관계
3. 기독교적인 가치관과 사회적 통념사이의 괴리감
4. 기능적 사회번화의 요구에 대처하는 능력의 부족
기타 :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모범적인 삶이 약하다, 그리스도인의 세속화와 부패


결국 변화하는 사회환경 속에서 교회가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할 일은 윤리의식 및 도덕성 회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현실 사회 속에서 한국 교회의 대처방안"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 목회자들이 우선적으로 '기독교인의 윤리적 실천강조'를 56.5%나 가장 많이 지적한 것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표16. 변화하는 사회환경에 한국 교회의 대처방안>








1. 기독교인의 윤리적 실천 강조
2. 교회운영에서 물질 중심주의(무분별한 대형화, 사치, 사회적 지위와 빈부에 따른 차별)의 배격
3. 기독교 문화운동(학술, 예술, 언론, 대중문화)의 적극적 전개
4. 기독인의 올바른 정치적 관심과 참여의 확대
5. 한국교회의 미래세대(어린이, 청소년, 청년)를 위한 교육과 투자
기타 : 성경대로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전도와 선교(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히 여기는 주님의 심정으로), 교역자에 대한 재교육


4. 맺는말

이상에서 현재 예장총회 목회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성장둔화 요인을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는 한국 교회의 성장 둔화의 요인은 한두 가지로 꼬집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교회 외적인 요인으로서 급속한 사회변동 현상에 의한 따라잡기 힘들게 되어버린 사람들의 의식구조 변화라든가, 황금만능주의의 팽배 등과 같은 사회적 상황도 문제이겠지만 더더욱 중요한 교회 내적 요인이 성장둔화를 부채질 한다는 것이다.

성장 둔화의 교회의 내적 요인을 요약해 보자면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 자신의 문제가 가장 크다는 것이다. 목회자 자체의 문제라는 것은 애초부터 자격없는 사람들이 목회자가 되어 모든 문제가 거기에서부터 나온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이미 모두가 주지하는 바대로 목회자로서의 소명을 받고 신학교를 처음 입학하는 사람들에게서는 거의 비틀린 모습을 발견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디에 문제가 있는가? 목회의 소명을 받은 자들이 자신의 자질함양과 훈련을 위해서 처음 몸담게 되는 구조인 신학교에서부터 문제는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신학교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응답자들이 지적한대로 신학교를 책임지고 있는 지도자들의 영성과 인격에 대한 강한 불신이 순수한 열정을 지닌 목회자 지망생들을 출발점에서부터 굴절시키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신학교를 졸업한 후 사역현장에 나섰을 때 총론만 있고 일관성과 구체성을 지닌 각론이 없는 최고 상회인 총회의 정책에 직면하게 되고 그러다가 "꿩 잡는 것이 매"라는 방식으로 교인수 늘이기에만 급급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목회자로서의 영성과 품위는 잃어버리고 세속화, 이단화의 막다른 골목까지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첫째, 무엇보다 목회 초년병 시절부터 바른 영성과 윤리성을 목회자들이 가질 수 있도록 신학교가 정상화 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최고 상회인 총회가 급변하는 오늘날의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신학적 문제에 대해서, 선교정책수립에 대해서, 도시집중화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는 국내선교의 현실에 대해서, 차세대 교육과 목회자 재교육 프로그램에 대해서, 사회현실 문제(경제, 통일, 대중문화, 윤리의식 실종 등)에 대해서 일관성 있고 실현가능한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셋째, 총회산하 지교회는 양적 성장 지상주의로 인해 사람들(신자, 비신자 모두를 포함하여)이 교회를 향해 거는 소망과 기대가 실망과 비난으로 바뀌지 않도록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질적 성숙 및 진정한 나눔과 섬김이 있는 내외적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이 시대를 향한 살아있는 도덕성의 산실이 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목회자 개인은 자신의 영적 수준이 섬기는 성도들의 영적 수준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건강한 영성을 소유한 이 시대의 지도자로서 자신의 재교육을 위해 부단히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다섯째, 기독교인들은 그가 속한 공동체 내에서 더 이상 익명적 그리스도인으로 남아있지 말고 자신의 정체성을 어디에서나 드러내며, 도덕성 회복의 균형타로서 살아가야 할 것이다.

결국 한국교회 성장둔화를 막는 유일한 길은 일방적이 아니라 공동의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것은 목회자와 평신도가 동역자로 스스로를 하나님 앞에 바로 세워 나가는 것이며, 교회와 사회가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 동역자로 인식하고 복음이 제시하는 올바른 정체성을 상호연합적으로 세워 나가는 것에 달려 있음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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