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치와 갱신, 섬김을 지향하는 13개 교단 목회자 모임으로 구성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는 1999년 6월 14일에서 16일까지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에서 "한국교회, 희망의 새 천년을 향하여-하나되어 소망의 그루터기가 되게 하소서(롬 15:13)"라는 주제로 제1회 전국목회자 연합수련회를 가졌다.

새 천년의 시작을 앞두고 모인 이번 수련회에서 우리는 교회의 비전을 함께 나누며 하나됨을 확인하였고, 특히 교회일치, 교회갱신, 사회봉사, 민족통일, 문화선교, 목회윤리 등의 6개 분과를 중심으로 진행된 일정을 통하여 진솔한 의견과 희망을 나누었다. 이에 우리는 수련회를 마감하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신앙을 함께 고백하고 다짐을 천명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는 한국교회와 사회의 갱신이 목회자인 우리 자신들의 거듭남에서 시작되어야 함을 깨닫고 각자가 하나님 앞에서 갱신의 우선적 주체이자 대상임을 고백한다.

특히 오늘의 한국교회가 물량적, 외형적 성공주의에 사로잡혀 교회의 본래적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지 못하였음을 깊이 참회한다. 이제 우리는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하나님의 종으로 부름받은 제자로서의 삶을 살아갈 것을 결단한다.

둘째, 우리는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에 순종할 것을 다시 한번 결단한다.

최근 전국민의 지탄을 받은 '고액 옷 로비사건'에 적지 않은 기독교인들이 연관되어 있음을 가슴아파 하면서 목양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목회자의 책임을 통감하며 우리의 죄책을 고백한다. 아울러 중산층이 몰락하고 실업자가 증가하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하여 정부는 정치 경제 사회 개혁을 중단없이 계속할 것을 요구한다. 나아가 개혁을 주도할 책임을 진 사회 지도층의 윤리적 각성을 촉구한다.

셋째, 우리는 기독교와 교회의 이름을 빙자한 일체의 사이비 신앙 행태를 규탄한다.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MBC PD 수첩의 이재록 씨 사건' 역시 한국교회에 큰 책임이 있음을 공감하며 그와 같은 이단 사이비종파가 더 이상 교회의 본질을 왜곡시키지 않도록 일치와 연합, 갱신의 과제를 더욱 성실히 수행해 나갈 것을 다짐한다.

넷째, 우리는 한국교회가 우리 민족의 막힌 담을 허시고 하나되게 하시는 성령의 역사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

수련회 기간 중 서해에서 발생한 교전 소식을 접하고 20세기 말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조국의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하면서 분단 극복을 위한 한국교회의 책임을 새삼 확인하였다. 우리는 남북관계가 평화와 공존의 원칙에 입각한 상호 호혜적 관계로 정착되어 나아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우리는 화평케 하시는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을 바탕으로 평화 통일에 앞장서며 어려움에 처해 있는 북의 형제들에게 선한 사마리아인이 될 것을 다짐한다.

다섯째, 우리는 오직 한 분이신 하나님만을 섬기고 예배하며,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릴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하면서, 우리는 21세기에 닥쳐올 급진적인 문화 변화를 예견하며 한국교회가 민족문화의 창조적 변혁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려 한다.

그러나 현재 민족정신 앙양이라는 미명 하에 전국적으로 시도되고 있는 초중고교의 단군상 건립을 예의 주시하면서 이것이 초래할 수 있는 신화와 역사의 혼돈과 우상숭배의 위험성을 분명히 지적하고 이런 일련의 사태를 방관하지 않을 것을 천명한다.

여섯째, 우리는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감격하면서 그 구원의 감격을 이웃 사랑으로 응답하려 한다.

우리는 교회가 세상을 구원하고 섬기기 위해 부름받은 공동체임을 고백하면서 모든 교회가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과 각 지역연결망 구축(networking)을 통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섬김의 사역을 펼쳐나갈 것을 다짐한다.

우리는 이번 수련회가 새 시대에 새 일을 행하실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진행된 것을 확신한다. 한국교회의 분열의 한가운데에서 우리를 부르셔서 하나되게 하시고 새롭게 하사 이 나라와 민족의 희망의 새순으로 삼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에 감사와 찬양을 드린다. 제2천년대의 마지막 해에 열린 이번 수련회를 마감하면서 우리들의 온 마음을 모아 다시 한번 기도 드린다.

"주님, 우리 모두 하나되어 소망의 그루터기가 되게 하소서!"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교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