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교회의 전통을 이어받은 교회(교단)에 속한 우리 - 고신정신잇기 목회자협의회,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 예장바른목회실천협의회, 21세기목회협의회 - 는 1997년 11월 3일부터 4일까지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모여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의 새 창조 안에 이미 이루어진 교회의 하나됨을 확인하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갱신과 일치의 사명을 보다 효과적으로 감당하기 위하여 한국장로교목회자협의회(장목협)를 창립한다. 16세기 종교개혁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개혁교회의 전통 가운데 서 있는 우리는 특별히 칼빈을 통해 이루어진 장로교회의 자랑스러운 개혁의 유산과 예언의 정신을 이어받아 이 세상의 지배자들과 권력, 사상과 체제가 인류에게 구원을 가져다줄 수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인류 구원의 근원이신 살아계신 하나님을 향해 한 목소리로 "하나님께만 영광!(Soli Deo Gloria!)"을 고백한다.

진단 - 시대와 과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냉전체제의 양대 기둥이 붕괴되고 예측을 불허하는 전대미문의 세기가 열리는 전환기이다. 우리는 위기의 때인 동시에 기회의 때인 전환기에 직면하여 우리는 살아 계신 하나님께서 복음전도자로 부르신 사명을 올바로 깨닫고, 깨어 새 시대를 맞이해야 함을 절실히 공감하였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하여 선결되어야 할 과제는 옛 아담의 낡은 옷을 벗고 성령의 새옷을 갈아입는 일이다. 이를 위해 그리스도의 종(從)으로 부름 받은 우리는 먼저 우리의 죄를 하나님께 빠짐없이 고백하고 회개한다.

성찰 - 죄의 고백과 회개

우리의 죄책 고백과 회개는 각자가 하나님과 이웃 앞에 지은 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속한 교회와 교단이 범한 죄도 포함한다. 특별히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고난과 십자가를 통해 이루어 놓으신 화해와 성령께서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지 못하고 인간적인 오류와 아집에 사로잡혀 교회의 분열을 거듭해 온 역사를 뼈아프게 회개한다. 나아가 교파간의 경쟁과 성장제일주의에 사로잡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라고 하신 주님의 분부를 따르지 못한 게으르고 무익한 종들이었음을 고백한다. 우리는 개혁전통을 이어받은 장로교회로서 개혁신학의 역동성을 바로 살려내지 못하고 복음의 상대화를 초래한 오류를 뼈아프게 반성한다.

다짐 - 개혁신앙의 역동성 회복

이제 우리는 장로교회에 속한 목회자로서 새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닫혔던 마음 문을 열고, 각자가 속한 교회와 신학의 한계를 겸손히 받아들이고, 총체적 장로교 전통의 회복과 계승을 위해 노력하며, 은사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다양성 안에서 일치를 추구함으로써, 개혁신앙의 포괄적이고 창조적인 역동성을 회복하고자 한다. 또한 이 소중한 전통을 한국적인 상황 속에서 재조명하여 세계 교회를 갱신하고 인류를 구원하는 참된 개혁자의 사명을 수행할 것을 다짐한다.

사명1 - 예언자적 소명과 제사장 사역

다가오는 미래에 한국교회가 바른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목회자들이 새로워져야 한다. 우리는 이 세상의 불의와 악에 대하여 준열하게 비판하는 예언자로, 시대의 고난을 그리스도와 함께 짊어지는 제사장으로 부름받고 있다. 이에 응답하여 우리는 이 시대의 정치, 사회, 문화적 혼란을 말씀의 능력으로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개척자가 되어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와 평화가 지배하는 하나님의 나라 건설에 헌신하고자 한다.

사명2 - 기독교 문화 창조

우리는 지금까지 한민족의 역사와 문화적 토양을 이해하지 못하고 복음을 전하려 했던 태도에서 벗어나 복음의 주체성을 견지하면서도 우리 문화 속에 뿌리내리는 한국장로교회의 고유한 전통을 창조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이를 위해 민족 문화를 복음의 빛 안에서 재조명하여 새롭고 풍요로운 기독교문화를 창출하고자 한다.

사명3 - 기독교 윤리 창출

우리는 종교개혁을 통해 탄생한 장로교회가 기도, 근면, 절제, 금욕을 중심으로 한 청교도윤리를 창출함으로써 권력과 탐욕이 지배하는 사회를 그리스도의 사랑의 능력이 통치하는 사회로 변화시키는데 공헌하였음을 주목한다. 이 전통을 이어받은 우리는 극도의 이기주의와 탐욕이 지배하는 이 땅에서 말씀의 선포, 봉사, 나눔의 사역을 통해 새로운 기독교 윤리를 세워가는 일에 앞장서고자 한다.

사명4 - 온전한 선교

우리는 자본주의 문화 속에서 희생된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우리의 이웃들을 선교의 제 일차적인 대상으로 삼아 이들의 고난과 아픔을 대변하는 선한 목자가 되고자 한다. 나아가 경제제일주의에 빠져 생태학적 위기를 자초하고 생명을 경시하는 시대적 흐름에 저항하며, 당면한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위기를 직시하면서 이 시대가 제기하는 통일·노인·여성·외국인 노동자·장애우 문제 등의 선교 과제에 진력할 것을 다짐한다.

이상과 같은 선교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우리는 함께 만나 공통의 뿌리를 확인하고 서로에게서 배우며 위로하고 격려하는 친교를 확대해가고자 한다.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가 가진 다양한 은사를 나누며 우리가 속한 교회들이 참된 그리스도의 교회로 갱신되는 데 필요한 모든 노력을 공동으로 펼쳐가고자 한다. 각 교단의 다양한 경험과 인적 자원을 공동으로 활용 하여 장로교회의 전통을 함께 살려나가면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실천이 시급함을 절감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목회자 자신과, 섬기는 교회와, 소속한 교단이 개혁신앙으로 갱신과 일치를 이루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다.

"이와같이 성령도 우리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가 마땅히 빌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로마서 8장 2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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