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분을 임명하는 일은 목사의 권한과 기능을 일부 사람에게 떼내어 주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되면 그 직분은 여전히 목사직에 예속될 뿐이다. 그러나 고린도전서에 보면, 목사직만 은사가 아니라 그 외의 분에도 하나님의 은사가 엄연히 존재함을 밝혀준다. 따라서 목회자의 교인에 대한 직분 임명은 교인 본인에게 은사를 주신 하나님의 작업에 참여한다는 엄숙함으로 수행돼야 한다. 즉 하나님이 내린 은사가 제자리를 찾아가 그 사람의 것으로 무사히 도달되도록 주선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목회자는 이러한 신비로운 하나님의 일을 옆에서 목격하는 여러 목격자 중의 한 사람으로 남아야 하며 이 작업을 위해서 장로와 여러 성도들과 숙의하여 참으로 은사가 임한 분에게 합당한 직분이 돌아가는가를 끝까지 지켜보아야 할 책임이 주어진다. 인위적인 편가름이나 정치수완으로 인해 직분이 힘있는 자의 손에서 놀아나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경각심과 주의를 주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목회자의 이러한 자세는 모든 은사가 모두 동일한 원천에서 동일하게 선물로만 주어졌다는 복음적 진리를 전 교인에게 알려주는 계기로도 작용된다. 직분이라는 것이 어느 특정한 직분에 완전히 종속되거나, 지배받는 위치에 놓이거나, 자기 권한의 일부를 교인에게 양도하는 것이 아님을 목사라는 직분을 가진 자는 특별히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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