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이른 아침 한 성도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목사님, 새벽에 교통신호 어기는 것을 보고 전화드립니다. 저희 같은 성도들에게는 큰 상처가 돼요. 조심하셨으면 합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속이 상하기도 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부끄러움보다도 속이 상한 쪽으로 나를 편들고 있었다.

미국에서 오랜 생활을 한 나는 미국 교통법의 합리성을 들먹이며 억울함을 변명하고 있었다. 미국은 특별한 신호가 아닌면 어디서든 좌회전이 된다. 그런데 왜 한국에서는 도로사정이나 교통사정이 더 열악한데 이런 합리적인 교통체계를 도입하지 못하는가! 분명히 내 잘못이 아니었다. 우리 교회 앞에서는 좌회전이 안된다. 때문에 멀리까지 가서 U턴을 해야 하기 때문에 누구나 유혹을 받는 곳이다.

그 날 이후 억울한 가슴을 누르고 신호를 지키기에 '순교적' 노력을 다하고 있다. 어느날 한 목사님의 글을 읽다가 얼굴이 붉어지는 부끄러움과 부러움을 느꼈다. 그 목사님은 신호를 지킴으로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며 믿는 사람이 질서를 지킬 때 세상사람도 질서를 지킨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다.

성경은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하나님은 중심을 보신다"고 하셨다. 이 말씀음 나의 신앙의 갱신 범위를 가르치는 말씀이다. 갱신은 나의 삶의 모든 곳에서 일어나야 한다. 불신자들은 나의 외모를 보고 판단하며, 하나님은 나의 중심을 보시고 판단하실 것이다. 오늘도 내 눈 앞에는 노란 새벽 신호등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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