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맥추 감사주일 오전예배 때 일이었다. 대표기도장로님의 기도 중 앰프가 갑자기 고장이 났다. 육성으로 강론하기엔 큰 본당이기에 나는 회중과 가까워지기 위해 강대상을 떠나기로 작정했다. 그리고 장로님석과 성가대석을 지나 회중석 앞부분까지 나가 앞뒤를 오가며 말씀을 증거했다. 그 날 장로님 그리고 권사님 성도들이 이구동성으로 하신 말씀이 있다. "목사님 큰 은혜 받았어요. 앞으로 한 달에 한번 정도는 교인들 모르게 일부러 마이크를 꺼버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목회자들의 고정관념이 있다. 그것은 설교하면서 강대상을 떠나면 무슨 큰일이나 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목회자들의 설교의 주된 주제와 흐름 역시 모이는 교회와 교인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런 내용의 설교를 한 주라도 하지 않으면 교회 성장이 멈출 것같은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 교인들은 너무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세상 속에서 정신을 가다듬고 신앙적으로 대처하고자 하면 이미 또다른 도전세력이 거침없이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자주 패잔병이 주눅 든 모습을 가지고 자대로 복귀하듯이 예배당에 들어오는 교인들을 자주 보게 된다. 과연 이들에게 어떤 설교를 해야할 것인가. 교인들에게 거룩한 세속성을 강조해야 한다. 그들이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돼야 교회 안에서도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되고 목회자는 그것을 맛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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