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59회 전국목사장로 기도회는 여러모로 뜻 깊은 시간이었다. 말씀과 특강, 기도회 등 모든 순서들이 감동을 주었다. 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 바로 뮤지컬 ‘더 북(THE BOOK); 성경이 된 사람들’ 공연이었다. 총회장의 통 큰 결단으로 시공을 뛰어넘어 AD 1400년대 성경에 전부를 걸었던 믿음의 선조, ‘롤라드’들과 ‘은혜로운 동행’을 누리는 시간이 됐다. 참석한 목사 장로들 모두가 ‘교회여 일어나라!’는 마지막 커튼콜 노래에 기립박수로 호응하는 감격을 누렸다. 그저 머리로만 알고 있던 종교개혁 5대 강령(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예수 그리스도, 오직 하나님의 영광)이 무대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감동을 목격하는 순간이었다.

한국교회에 다음세대가 사라져가고 있다고 걱정하는 심각한 상황 속에서 나는 최근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복음뮤지컬’만을 공연하는 청담동 광야아트센터 관객 중 절반 가까이가 초중고대학생이라는 것이다. 총회가 다음세대에 신앙을 전수하는 일을 시급한 과제로 여기고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시점에서 기독문화를 통해 청소년들이 복음을 접하고 있다는 소식은 충격이었다. 뮤지컬이 다음세대에게 복음을 생명으로 전해주는 통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놀라운 사역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이번에 ‘더 북’을 무대에 올렸던 제작사 문화행동 아트리가 30여 년간 사역에 충실해왔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더욱이 문화행동 아트리와 기독문화공간 광야아트센터의 대표를 우리 교단의 목사가 맡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그동안 우리 교단은 타 교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사역에 관심이 적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어려움 가운데 뜻 있는 교회들이 문화사역자들을 위해 기도해왔고 이에 힘입어 문화사역은 한국교회를 살리는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어왔다. 이제는 총회가 힘을 실어주어야 할 때다. 문화행동 아트리와 광야아트센터 같은 문화사역팀들과 적극적으로 동역해, 다음세대들에게 맞는 교단 주일학교 교육을 구현해야 한다. 주일학교 공과 책에 성경뮤지컬 대본을 싣고 교사강습회를 열어 각 교회에서 규모는 작지만 성경에 충실한, 그러면서도 다음세대 아이들의 열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뮤지컬들을 올려도 좋을 것이다. 광야아트센터에서 하는 좋은 공연을 단체 관람하거나, 지역교회들이 단독 혹은 연합하여 공연을 초청하는 일도 ‘문화목회’의 일환이 될 수 있다.

좀 더 공격적인 제안을 총회에 하자면, 총회 차원의 ‘문화법인 설립’을 강청하는 바다. 예장통합측은 이미 2007년에 ‘총회문화법인’을 설립하여 15년간 교단 목회자들에게 문화목회를 지원해왔다. 사실 우리 교단은 그러한 일을 실제적으로 더 잘할 수 있는 콘텐츠들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문화법인’이 세워지기만 한다면 다음세대를 위한 문화목회의 길이 활짝 열릴 것이다. 적어도 교단의 미래전략에 ‘문화사역과 문화목회’는 반드시 포함되어야만 한다고 믿는다.

이번 가을 총회에서부터 ‘문화목회’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기를 희망한다. 다음세대에 힘 있게 복음을 전해 주는 일에 ‘문화예술적 통로’를 사용하는 일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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